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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타요/BL리뷰

[BL리뷰] 300년의 기다림, 너를 다시 만나다 <첫사랑만 세번째>

by hyuny07 2023. 1. 6.

※주의 사항※

 


 

 

"평생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습니까?"

 

 

 

 

소소한 의문과 함께하는 리뷰

 

1. 여기 흥신소 있어요.

 

이름도 얼굴도 아는 마당에 연석은 왜 SNS 친구 찾기나 흥신소를 이용하지 않았는지 소소한 의문이 들어요.

삼신할매가 연석과 같은 날 태어났다고 했으니 생년월일도 알 테고, 그렇다면 직접 찾아 나설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20살 되고 첫 보름달 뜨면 만날 수 있다며!"

 

 

혹시 하연이 스스로 나타날 때까지 찾아 나서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신비의 전화를 받고 사무소로 가던 연석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각종 홍보 스티커가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전봇대 위의 팔랑거리는 흰 종이, 그 위에 써진 「사람을 찾아 드립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하연을 떠올린 연석은 누가 볼까 전봇대에서 종이를 급히 떼어 코트 주머니 속에 쑤셔 넣었다. 

회의한답시고 자신을 불러내 글 쓰라고 재촉하는 신비의 잔소리가 귀찮다는 듯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던 연석은 손에 잡히는 종이의 존재를 느꼈다. 그는 종이를 꺼내 신비에게 내밀었다.
종이를 받아 들은 신비는 한참 말이 없었다.
"너 이걸로 하연을 찾겠다고?"
신비가 종이에서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연석이 눈을 반짝이며 테이블에 상체를 기울였다.
"왜? 기다리는 것보다 좋은 방법 아니야? 해서 찾으면 바로..."
"자...잠깐만."
신비가 한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너 기억 안 나? 지난번에 너, 자살했어. 원래라면 거기가 끝이었다고. 그걸 빌고 빌어서 겨우 여기 있게 만든 게 누군데. 그리고 내가 그랬지. 세 번째는 운명이라고. 이런 식으로 만나면 운명을 네 손으로 비트는 거야."
신비는 종이를 구겨 문 뒤의 작은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아니면 못 찾았던 걸까요?

 

"20대에 하연이란 사람은 있지만 이 사진 속 인물은 없습니다."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10번째 흥신소의 연락을 기다리던 연석은 또다시 좌절을 맛보았다. 소파에 주저앉아 연석은 길게 한숨을 내 쉬었다. SNS를 뒤지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흥신소란 흥신소는 다 의뢰해봤거늘 결과는 언제나 똑같았다.
시간이 갈수록 연석은 점점 더 조급해졌다. 자신에게 존재의 이유를 준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설이 자꾸만 가슴 한편에 피어올랐다. 신비는 분명히 하연이 태어났다고 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연석은 고개를 들어 베란다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노란빛을 내뱉는 보름달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2. 컵 포장은 옵션 - 어딘가 눈에 익은 그 쇼핑백, 검소인가 덜렁이인가.

 


연석의 컵을 깨트린 하연은 컵을 사러 갑니다. 연석에게 어울리는 컵을 선물하기 위해 이것저것 둘러보다 문득 자신이 다칠까 막아서던 연석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하연.

 

그렇게 고르고 고른 컵을 소중히 담아 와야 되는데 달랑 쇼핑백에 담아 오다니요! 개인이 쓸 컵을 쇼핑백에 담아 오든, 달랑 들고 오든 상관없지요. 하지만 본인이 깨고 본인이 샀어도 선물이긴 하잖아요.  쇼핑백에 달랑 들어있는 컵을 보곤 깨질까 불안했다고요. 게다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쇼핑백에 잠시 제 눈을 의심했어요. 


혹시 쇼핑백이랑 포장지 버릴 거 생각해서 검소하게 사 온 건가요? 아니면 생전 유리 제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한 적이 없어서 그런 건가요?
전 후자가 좀 더 땡기네요.

 

3. 거품 마술

 

하연의 환영회. 다 같이 모여 건배를 외치는데, 왜 맥주의 양이 전부 다른 거죠? 처음엔 '저런 식으로 나오는 곳도 있나?' 했지만 뭔가 이상했단 말이죠. 하연과 연석이 오길 기다리며 세 명만 먼저 마셨다면 연석과 하연의 맥주는 꽉 차 있었어야죠.

아니면 한참 전에 모여 마시고 놀다가 "아, 깜박했다!" 하고 건배를 외친 건가요? 아니면, 각자 원하는 양만큼 주문할 수 있는 곳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참 신기하네요~

 

4. 사진의 이동


전생에 자살을 했든 안 했든 간에 연석은 불로불사가 아니죠. 그렇다면 저 사진을 스스로 챙길 수 없었을 텐데 어떻게 현대의 연석이 가지고 있는 걸까요? 신비가 갖고 있다가 준 걸까요?

 


"자, 이거."
연석의 보육원 퇴소 날, 건물 앞에서 기다리던 신비는 기념 선물이라며 상자 하나를 건넸다.
"네가 웬일이냐? 이런 걸 다..."
 웃으며 상자를 건네받은 연석의 표정이 상자 뚜껑을 여는 동시에 굳어버렸다.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자신과...하연.
사진은 두 사람의 생일을 맞아 연석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 있었다. 비싼 사진값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잠까지 줄여가며 밤낮으로 일했었다. 사진 찍던 날에는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사진기 앞에 굳어버려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다. 


"야, 야. 여기서 울지 마."
연석의 눈물에 당황한 신비는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 조수석으로 황급히 그를 밀어 넣었다.
사진 속 하연은 헤어질 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걸 네가 어떻게..."
하연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러 떠나던 날, 연석은 기다리던 사진이 나왔단 소식에 찾으러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군에 쫓기던 하연이 자폭과 함께 사라지고, 그는 사진의 존재를 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너 그렇게 가고 나서 내가 챙겼다."
운전석 벨트를 매며 신비가 말했다.
연석이 사진에서 눈을 떼고 신비를 돌아보았다.
"...고맙다."
"웬일이래, 두 번 환생했더니 이제 사람이 다 된 건가?"
그러면서 신비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연석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이제 만날 수 있어." 
연석은 사진 속 하연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5. 찐혁이는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연석이 하연을 집 앞까지 데려다줬을 때, 하연이 분명 "작가님 차도 가져오셨고." 했단 말이죠. 그렇다면 두 집 간의 거리는 차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 그럼 어떻게 연석의 집에서 뛰쳐나온 하연을 찐혁이가 찾을 수 있었을까요? 알고 보니 연석과 찐혁이는 이웃사촌?!!?

 


제 감상은요.

조금은 부족한 연기와 연출에 아쉬움이 남지만 저는 몇 번이고 다시 돌려 봤던 드라마예요. 잘생긴 얼굴과 이쁜 얼굴의 조합이 아쉬움을 넘어 계속 보게 만들더라구요.

 꼭 얼굴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정말?) 삼신할매나, 환생, 세 번 마주치면 운명이라는 한국 특유의 판타지적 요소를 넣어 부드럽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해요. 하연과 연석을 세 번씩이나 만나게 한 이유도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했구요. ('두 번 만나면 아쉽고, 네 번 만나면 너무 많은 것 같아서'는 아니겠죠?)

 

한국BL을 처음 접하는 분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한국 문화가 섞여 있어서 보는 동안 어지러울 수 있거든요. 그래도 소프트BL과 판타지를 좋아하고 동양 문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

 

 

이 장면이 난 좋더라. 우리 같이 볼까요?

 

남자로 나타난 하연의 존재에 혼란스러워하는 연석의 앞에 전생의 하연과 똑같은 얼굴의 정하진이 나타난다. 복잡한 마음에 연석은 괜히 정하연에게 화풀이 하게 된다. 서러운 마음에 하연은 눈물을 흘리고 연석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 준다. 눈물이 멈추자 바로 손을 거두는 연석, 하연은 자신이 먼저 나서기로 한다.

 

제가 이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는요. 이게 연석의 300년 만의 첫 키스라서... 가 아니고요.(진짜 일지도..) 

한 발 빼는 연석을 대신해 하연이 먼저 나서는 멋진 장면이라서도 아니구요.

그저, '드디어 첫 키스가 나왔다! 라는 흥분된 마음에 저의 베스트 장면이었어요.

 

 

이걸 캡처하고 그림 그리다 보니까 두 사람의 빨개진 귀가 눈에 보이고, 연석에게 키스하기 직전 살짝 뒤꿈치를 드는 하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뒤꿈치... 뒤꿈치 드는 걸 그리고 싶어!!' 

 

하지만 제겐 그걸 그려 줄 수 있는 금손이 없는 관계로...  이것저것 사진 참조하면서 그린 결과가 이거예요.

 

뒤꿈치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요? 제 눈에는 하연이 둥실둥실 떠 있는 걸로 보여요;; 아쉽지만 제 손이 이 모양인 걸 탓할 순 없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눈을 믿겠어요! 

 


 

 


 

그림과 거기에 써진 글 전부 제가 고심해서 만든 거예요. 가져가신다면 출처를 꼭 밝혀 주시고, 개인 소장은 가능하나 다른 곳에 올리지는 말아주세요. 저는 이 블로그와 인스타 외에는 올리지 않기 때문에 혹시 그 외 다른 곳에서 보시거나 닉네임이 지워진 걸 보시게 된다면 신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