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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64화

by hyuny07 2019. 8. 7.

마법 살인범. 19. 서곡

 

공동묘지에서 경찰청으로 돌아가는 길,

 

바이 위탕이 난처한 듯 미간을 찡그리며 쟌 자오에게 물었다.

 

“고양아, 조작의 일을 포증에게 알려야 할까?”

 

그러자 쟌 자오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바이 위탕 쪽을 돌아보았다.

 

“네 생각에는, 포 선생이 가만히 있는 게 우리 보다 몰라서 일 것 같아?”

 

“......”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영감들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정말 속을 알 수가 없네.”

 

“그러게~~”

 

차창에 몸을 기대며 쟌 자오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잠시 내려두자, 사건이 종결되면 물어볼 수 있을 거야.”

 

“응~~”

 

바이 위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한 인물이 떠올랐다.

 

“아니면 너희 아버지한테 물어보는 건 어때?”“하?!”

 

쟌 자오는 깜짝 놀라 등을 일으켰다. 그가 다소 언짢은 듯 퉁명스럽게 물었다.

 

“왜 아버지한테 물어야 하는데?”

 

“저번에 포증이랑 조작한테 갔을 때 기억 안 나? 포증이 조작도 너희 아버지를 아는 것처럼 말했잖아!”

 

바이 위탕은 씩 웃으며 덧붙였다.

 

“게다가 너희 아버지가 우리 집 영감보다 훨씬 더 말을 잘하시고!”

 

“어디가 말을 잘 한다는 거야?!”

 

쟌 자오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너무 무뚝뚝해서 나랑 잡담 떨어본 적도 없는걸. 그런데 갑자기 찾아가서 대뜸 그런 걸 물으면 얼마나 이상하겠냐?!”

 

“너희 아버지는 말이 없으신 정도지, 때리는 건 아니었잖아. 우리 집 영감은 원체 말로 할 줄 모른다니깐~ 어쨌든…….”

 

바이 위탕은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어릴 때부터 너희 아버지가 유독 너한테 엄하다고 생각하긴 했어~”

 

그의 말에 쟌 자오는 몇 번 눈을 깜박이더니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며 침울한 얼굴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는 차라리 혼내고 때렸으면 좋겠어. 아버지는 나한테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자주 집을 비워서 얼굴 보기도 힘들었거든.”

 

“멍청하게 굴지 마, 너희 아버지는 그저 무뚝뚝하신 것뿐이야.”

 

쟌 자오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바이 위탕이 서둘러 위로했다.

 

매번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쟌 자오는 이렇듯 우울해했다.

 

어린 시절부터 귀여운 외모로 주위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었던 쟌 자오는, 유독 그의 아버지에게만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의 행동은 혹시 쟌 자오가 친아들이 아닌 걸까, 라는 의심을 키우기도 했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상당히 닮아있어 그런 가설은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물론 너는 믿지 않겠지만…….

 

“됐어, 난 이미 무덤덤해.”

 

쟌 자오가 주위를 돌리듯 손을 저었다.

 

“이제 이 얘기는 그만, 우선 이 사건을 해결할 방법부터 생각해 보자.”

 

그의 말에 바이 위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화제를 바꿔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장용이랑 왕조에게 공성과 위영의 심문을 지시했으니깐 돌아가면 결과를 들을 수 있을 거야. ……그것보다 내가 궁금한 거는 왜 백치를 공격했냐는 거야.”

 

“맞아, 그건 확실히 이상해!”

 

쟌 자오가 심각한 얼굴로 한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백치는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어. 게다가 그 수법은 마법 살인범과 많이 닮아 있어.”

 

쟌 자오는 자신의 목을 손가락으로 죽 그으며 “이렇게 말이야.” 하고 덧붙였다.

 

“고양아…….”

 

핸들을 부드럽게 돌리면서 바이 위탕이 불쑥 말했다.

 

“조정 실력이 훌륭하지.”

 

“아?”

 

쟌 자오는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왜 갑자기 화제를 바꾸어 조정을 끌어들였는지 이해가 안 갔다.

 

“무슨 의미야?”

 

“그때 비행기에서 보고 단번에 알아챘지.”

 

바이 위탕이 일방적으로 떠들어댔다.

 

“절대 고수야.”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쟌 자오의 목소리에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바이 위탕이 설명했다.

 

“사실, 그날 조정은 다치지 않고 백치를 구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었어. 게다가…… 백치를 습격한 사람을 잡을 수도 있었지.”

 

“그럼 네 말은…….”

 

쟌 자오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진지한 눈길로 덧붙였다.

 

“조정이 일부러 그 사람을 놓아줬다는 거야?”

 

바이 위탕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확신은 없지만, 다치면 범인을 잡을 수 없는 좋은 핑계가 생기잖아~~”

 

“그럼 조정이 그 사람을 아는 건가…….”

 

쟌 자오는 잠시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조정에게 꽤 중요했다는 거네.”

 

“맞아.”

 

바이 위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손은 정말 비싸……. 게다가 나는 백치가 공격받을 것을 조정이 대충이라도 눈치채고 있었을 것 같아.”

 

“흐음~~”

 

쟌 자오는 턱을 한 손으로 받친 채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 잠시 뒤, 쟌 자오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조정에게 중요한 사람이 그 범인이 아니라 백치였던 것 같아.”

 

“무슨 소리야?”

 

바이 위탕은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힐끗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음, 너 들어봐. 만약 백치가 공격당한 이유가 조정 때문이라면, 조정은 행동을 통해 범인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낸 게 아

닐까…….”

 

쟌 자오는 조정의 심리를 추리했다.

 

“나는 네가 누군지 안다. 나는 너랑 이야기를 안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는 이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며, 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나를 다치게 하는 것과 같다.”

 

“재밌는 생각이네~~”

 

바이 위탕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도를 달리해서 말하니깐 확실히 일리가 있어. ……즉, 그 모든 것의 중심에 백치가 있다는 거지?”

 

“확실해, 그 녀석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를 발견한 게 틀림없어.”

 

쟌 자오는 턱을 긁적였다.

 

“이 사건을 푸는 열쇠는…… 그 본인이야.”

 

 

경찰청에 도착한 두 사람은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에 취조실에서 나오는 장용과 왕조를 마주쳤다.

 

“어때?”

 

바이 위탕이 물었다.

 

“하~~”

 

왕조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두 놈은 괘씸하다고 해야 할지, 불쌍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무슨 소리예요?”

 

쟌 자오가 물었다.

 

네 사람은 사무실 쪽으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그 사이, 장용과 왕조가 심문 결과에 대해 보고했다.

 

공성과 위영은 따로 물을 게 없을 정도로 심문에 협조적인 모습이었다.

 

공성. 올해 31살. 

 

그와 서가려의 만남은  그의 옆집에 살던 이웃이 9살짜리 여자아이를 입양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웃이 된 서가려와 공성은 순식간에 가까워졌고, 언제나 함께하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런 행복도 채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서가려의 의문의 죽음 앞에 막을 내렸다.

 

그날 이후, 공성의 가슴 한가운데에는 이 사건이 자리했다.

 

서가려의 복수를 꿈꾸며 그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법진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하늘의 뜻이었을까, 공성은 우연히 심 씨 그룹의 변호사가 되어 심잠의 신뢰를 받아 중요한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심잠과 심영의 말다툼을 듣게 된 공성은 그곳에서 드디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여러 해 동안 마법진을 연구한 덕분에 쉽게 마법진을 이용한 범죄를 떠올린 그는, 먼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라는 말로 장진진을 불러내어 그녀를 교실에서 살해했다.

 

이후에는 공려평을 노렸지만, 처음에는 경호원의 방해를 받았다.

 

그날이 바로 유치원 귀신 출몰 소동이 있던 날이었다.

 

두 번째는, 공려평을 따라 공사 현장으로 따라갔다가 갑자기 사람들에게 쫓기면서 실패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 그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자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입술 끝을 풀며 씩- 웃었다.

 

“거기서 만난 게 위영이지?”

 

“핫!”

 

왕조와 장용의 눈이 커졌다.

 

“신기 있으십니까? 두 분 다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대답 대신 바이 위탕은 미소만 지었다.

 

“어서 이어서 말해봐.”

 

그가 뒷말을 재촉하자 왕조와 장용은 고개를 끄덕이고 보고를 이어나갔다.

 

사람들에게 쫓기다 길을 잘못 들은 공성은 자칫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옆에서 누군가 그를 끌어당겨 어둠 속에 몸을 숨겨주면서 쫓아오던 사람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그를 도운 이가 바로 위영이었다.

 

위영은 일찌감치 장진진의 기사를 읽고, 그것이 진짜 마법진 살인범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뒤이어 발생한 손천 살인 사건에서 진짜 마법진 살인범이 등장하자,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트려 버린 마법진 살인범에 대한 복수가 불타올랐다.

 

그리고 그때, 공성을 만나게 된 것이다.

 

서로의 과거를 공유하면서 위영도 서가려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었다. 

 

더욱이 그 사건의 자신이 경찰직에서 파면당하기 직전에 담당하던 사건이었고, 그 사건을 마지막으로 마법진 살인범의 범행이 멈췄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위영은 공성의 복수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갔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마법진 살인범을 불러내려는 미끼에 불과했다.

 

이솜을 공격한 이유도 그녀가 미끼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쟌 박사님.”

 

장용이 불쑥 쟌 자오를 불렀다.

 

“제 생각에는 위영과 공성의 정신 상태가 좀 이상해 보입니다!”

 

“맞아, 맞아!”

 

옆에서 왕조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공성, 위영, 이솜, 그리고 심잠을 포함해서……. 이번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은 정신이 상태가 영……. 꼭 무슨 신들린 것 같다니까요.”

 

“아~~”

 

쟌 자오는 알겠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혹시 ‘Radix Pedis Diaboli' 라는 약 알아요?”

 

왕조와 장용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뭐죠?”

 

(Radix pedis diaboli 악마의 발의 뿌리.

서아프라카에서 독으로 쓰던 걸 추출한 물질. 현대용어로 말하자면, LSD 강력한 환각제의 하나.

맥각알칼로이드- 버섯에서 추출한 알칼로이드 물질)

 

“악마의 발의 뿌리…….”

 

바이 위탕이 중얼거렸다.

 

“셜록 홈즈에 나왔었지.”

 

“맞아!”

 

쟌 자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을 보며 설명을 시작했다.

 

“고대 유럽 국가에서 사용한 라틴어로 Radix Pedis Diaboli는 ‘악마의 발의 뿌리”라는 의미로 일종의 독약이에요. 연소하면 유독가스가 나오는데, 그걸 흡입하면 사람의 신경에 영향을 미치죠. 양이나 시간이 늘수록 점점 위험해져서 가벼우면 미치는 정도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고요.”

 

“나도 알아.《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 1권의 [악마의 발]에서 그 약에 대해 나와.”

 

바이 위탕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었다.

 

“약을 갖고 있던 박사는 모티머 라는 남자에게 악마의 발을 소개해줬고, 모티머라는 남자는 그 약을 훔쳐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두 형제와 누이동생을 죽이지. 

 

나중에 이 사진을 알게 된 박사는 크게 분노해.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을 잃은 것도 모자라 그것이 자신이 가져온 약초로비롯됐다는 사실에 그는 범인을 똑같은 방식으로 죽였어.”

 

거기 까지 말한 바이 위탕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쟌 자오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랑 이 사건이 무슨 상관인데?!”

 

쟌 자오가 보충 설명했다.

 

“한 마디로 마법진과 이 사건의 Radix Pedis Diaboli는 장사 수단의 도구였지만 그것 자체가 독극물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는 거야.”

 

“네 말은……, 마법진이 마치 양날의 칼처럼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자기 자신도 다치게 한다는 거야?”

 

바이 위탕이 물었다.

 

“너 기억 안나? 조정이 우리한테 마법진에 대해 설명할 때, 이게 오래된 부족의 저주에서 기원했다고 했잖아.”

 

쟌 자오가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공 선생님한테 부탁했던 공려평의 몸에 난 상처들은 매번 13의 배수로 생겨 있었어.”

 

“맞아, 집에 있던 그림도 13의 배수였지.”

 

바이 위탕이 말했다.

 

“그럼 마법진이 사람을 난폭하게 만들었다는 거군!”

 

“맞아!”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 쟌 자오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옛 문명은 모두 그 자체로 신비로움과 함께 불가사의한 것이 존재해. 금기라는 건 애초부터 쉽게 다가가서는 안 되는 거야.

반대로 보면, 진짜 마법진 살인범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설명할 수도 있어.

 

어쩌면 그 자신도 저주의 피해자일 거야. 공성과 위영처럼 말이야. 마법진에 너무 깊숙이 빠져들어서 깨달았을 때는 이미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거지…….”

 

바이 위탕은 잠시 생각했다.

 

“그래서 위영은 그때 잘못 그린 마법진을 그렇게 충동적으로 고쳤던 거였군.

 

그 당시 마법진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자신도 모르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겠지. 문 형사는 그의 이상한 점을 알고는 경찰에서 제명했던 거야.”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네가 그때 가서 물어볼 때, 문 형사님이 우물쭈물하셨다고 했지? 당시 그 반응으로 보면 이 사건의 범인이 위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바이 위탕은 어깨를 으쓱였다. 마음속에 무거운 돌이 하나 얹은 느낌이었다.

 

“흠…… 악마의 발의 뿌리라…… 정말 딱 들어맞는 말이네.”

 

S.C.I.로 돌아온 바이 위탕은 보고를 정리했다. 

 

이번 사건은 이미 대부분이 해결된 만큼, 남은 건 진짜 마법진 살인범을 잡기 위한 그물을 치는 것이었다.

 

……관건은, 쟌 자오가 백치에게서 답을 찾아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백치는 어디에 있지??

 

백치는 지금 쟌 자오 사무실에서 공려평의 아이와 놀고 있었다.

 

백치와 아기가 처음 만난 순간,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처음 만났음에도 두 사람의 쿵짝이 너무 잘 맞았기 때문이다.

 

백치가 아기를 안고 쟌 자오 사무실로 들어간 뒤부터, 문 뒤로 끊임없이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호기심이 동한 사람들은 모두 쟌 자오 사무실 앞으로 모여 문가에 귀를 대고 있었다.

 

설마 백치가 갓난아이와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천재인 건가??

 

쟌 자오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간 뒤부터는 쟌 자오도 아기에게 재롱을 떠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쟌 자오의 웃음소리를 따라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는 것이다.

 

30분 후, 쟌 자오가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왔다.

 

닫히는 문 뒤로 백치가 아기를 안고 달래는 모습이 보였다.  백치가 아무리 달래보아도 아기의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문이 닫히기 직전, 백치가 쟌 자오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형은 아기한테 접근금지예요!”

 

쟌 자오가 밖으로 나오자 바이 위탕이 귀에 넣었던 솜을 빼며 그에게 다가갔다.

 

“고양아, 설마 너 아기를 괴롭힌 건 아니지?!”

 

그의 말에 쟌 자오는 재밌어 죽겠다는 얼굴로 빙그레 웃었다.

 

“바이야, 어린애가 조그마한 것이 말도 못 하고 정말 재밌어~~”

 

“컥컥~~”

 

바이 위탕은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쟌 자오를 흘겼다.

 

“아기 얘기는 그만하고, 물어본 건 어때? 표정 보니깐 뭔가 얻은 게 있는 것 같은데?”

 

“흠흠~~”

 

쟌 자오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목을 가다듬었다.

 

“지금 건 서곡에 불과해~ 우리가 할 일은 클라이맥스 전에 이 미친 악장을 끝내는 거야.”

 

말이 끝났음에도 바이 위탕이 여전히 이해 못 하는 얼굴로 서 있자 쟌 자오가 씩 웃으며 덧붙였다.

 

“그물을 던져 대어를 낚을 준비 해야죠, 바이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