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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31화

by hyuny07 2018. 11. 17.

원작 소설은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소개는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 좋아요, 댓글, 방명록 남기시면 번역 안 올라옵니다.

*두 주인공을 제외한 형사들 이름은 (제가)외우기 힘드니깐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살인범 훈련소 03 학생

(S.C.I.드라마 6화 19분 30초부터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영상 링크는 맨 아래에 올려 놓겠습니다.)

 

경찰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그중에는 공손도 있었다. 공손은 뒤늦게 연회장을 빠져나와 미간을 비비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앞은 동시에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북적였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우르

르 몰려 타더니 결국에는 작은 틈조차 보이지 않은 정도로 꽉 들어찼다.

 

정어리 통조림 같았다. 그걸 보고 있자니 위가 뒤집히는 것 같아 공손은 고개를 저으며 계단으로 몸을 틀었다.

 

그가 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발을 들이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가 그의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 소리 지를 틈조차 없었다. 상대의 우악스러운 힘 앞에 공손은 정신 차릴 새도 없이 어디론가 끌려갔다.

 

상대는 아무도 없는 복도에 들어서서야 발을 멈추고 공손의 팔에서 손을 놓았다. 그제야 공손은 상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앞에는, 자신을 내려다보며 싱긋 웃고 있는 바이 유탕이 서 있었다.

 

 

 

공손은 바이 유탕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러자 바이 유탕은 별일 아는 듯 어깨를 으쓱하더니 미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조금 전 당신에게 도움을 받고도 감사 인사를 못 드려서 말이죠.”

 

공손은 바이 유탕을 흘깃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감사할 필요 없어요. 간단한 거였으니까요.”

 

공손의 대답에 바이 유탕은 할 말이 없어진 듯 멍한 얼굴로 눈만 깜박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다시 미소 띤 얼굴로 돌아온 바이 유탕은 공손의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술이 공손의 입술에 닿을 만큼 가까워진 순간, 갑자기 눈앞에 번쩍번쩍하는 빛이 새들어

 

왔다. 바이 유탕은 본능적으로 손을 빼 들었다.

 

 

허공으로 들어 올린 자신의 손과 함께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공손의 손, 그리고……그의 손에는

하늘을 찌를 듯 날카롭게 빛나는 수술용 메스가…….

 

워워~~”

 

바이 유탕은 재빨리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당신은 어째서 툭하면 성질내는 겁니까?”

 

당신이 지금 나한테 고맙다고 했잖아요?”

 

공손은 눈을 부릅뜨며 살기등등하게 외쳤다.

 

잘됐네요. 마침 생체 해부를 하려고 했거든요!”

 

아아~~”

 

바이 유탕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시다시피, 나는 당신의 이런 모습을 정말 좋아합니다!”

 

개새끼! 당장 죽여 버리겠어!”

 

, 원하신다면. 당신에게는 내 목숨이 아깝지 않습니다.”

 

누가 원한다고……. 젠장, 이 손 치워요!”

 

  …………

 

한편, 계단에 숨어 두 사람을 지켜보던 정조혜는 갑자기 손수건을 꺼내 정조란에게 건넸다.

 

어이! 침 닦아!”

 

정조란은 손수건을 받아 침을 닦은 뒤 정조혜에게 건넸다.

 

! 코피 닦아!”

 

그나저나 형님은 정말……

 

 

문란해~~~~~”

 

문란해~~~~~”

 

…………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바이 유탕은 공손을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데려다 달래요?!”

 

공손은 바이 유탕을 밀치며 몸을 돌렸다.

 

, 괜찮습니다. 어차피 나도 가는 길이니까요.”

 

바이 유탕은 그렇게 말하더니 되돌아가던 공손의 손목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겼다.

 

이쪽에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그걸 타고 가죠.”

 

공손은 바이 유탕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내내 한 가지 의문을 떠올리고 있었다.

 

나도 가는 길???’

 

 

 

공손의 입이 저절로 떡 벌어졌다.

 

바이 유탕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옆집 문에 열쇠를 꽂아 넣었던 것이다.

 

그가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르고 있는 사이, 언제 왔는지 정가(丁家)의 쌍둥이가 두 사람 뒤에

서 있었다.

 

공손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끓어올랐다.

 

"……당신들……."

 

공손은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바이 유탕은 공손을 집안으로 가볍게 밀어 넣더니 문을 닫아버렸.

 

 

공손의 집은 그날 이후로 바뀐 것이 없었다. 한쪽 벽을 차지한 거대한 창문에는 여전히 커튼이 굳

게 쳐져 있었다.

 

바이 유탕은 현관에 서서 창가에 시선을 두고 있는 공손의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다.

 

요 며칠 안 들어오던데. 경찰서에서 묵고 있는 겁니까?”

 

바이 유탕의 물음에 공손은 그걸 어떻게?’라는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바이 유탕은 대답 대신 공손을 창가로 잡아끌더니 바람이 일 만큼 빠른 동작으로 커튼을

활짝 열어젖혔다.

 

어두운 장막이 사라지자 찬란한 야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얼마 전까지 보았던 야경이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낯설게 느껴졌다공손은 의아한 얼굴로 야경을 응시하다 곧 낯설음의 정체를 깨닫고 눈이 커졌다.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찬란한 야경과는 어울리지 못하던 낡은 건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낡은 건물은 눈부시도록 밝은 빛을 내뿜으며 찬란한 야경 일부가 되어 있었. 게다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 뒤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한창 작업 중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자, 공손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바이 유탕은 그런 공손의 얼굴을 힐긋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이 지역은 개발 가치가 높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샀죠. 그리고 저기…….”

 

바이 유탕의 손가락이 낡은 건물의 한 곳을 가리켰다. 지금까지 공손을 힘들게 하던 바로 그 곳이

었다.

 

바이()그룹 회장 집무실!”

 

……

 

 

공손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당신이……그럴 필요까진…….”

 

후후후…….”

 

바이 유탕은 낡은 건물을 가리키던 손가락을 흔들어 보이며 공손의 말을 막았다.

 

그곳은 시각적으로 가장 좋은 곳입니다. 당신은 나를 볼 수 있고, 나도 당신을 볼 수 있는 최적

의 장소죠. 앞으로는 편안하게 주무시면 됩니다.”

 

 …………

 

공손은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았다. 처음으로 그에게 약간의 호감이 생기려고 했다.

 

맞다, 제가 저기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

 

공손은 바이 유탕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언제 생긴 건지 거대한 문이 떡하니 자

리 잡고 있었다.

 

다시 말해, 두 사람의 집이 하나의 문으로 연결된 것이다.

 

  ………

 

바이 유탕!! 당장 꺼져! 이 사이코패스 자식!!”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줬군요!”

 

꺼져! 당장 꺼져버려!”

 

  …………

 

그날 밤, 바이 유탕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몇 시간 전, 공손은 바이 유탕을 내쫓아버리고 가구로 구멍을 막아버렸다.

 

 

…….”

 

바이 유탕은 30번째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저 사람은 왜 그렇게 까칠한 거야.’

 

 

다음 날 아침.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산뜻한 기분으로 경찰청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포증의 호출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두 사람이 의자에 앉기도 전에 포증이 물었다.

 

그러면서 포증은 서류 한 부를 테이블 위로 던졌다.

 

두 사람은 재빨리 서류를 가져와 펼쳤다. 그 안에 들어 있던 것은 어젯밤 저격사건과 유사한 몇 건의 저격사건이었다.

 

 

"프로 킬러 같지는 않습니다."

 

바이 위탕이 서류를 뒤적이며 입을 열었다.

 

 

수법이 프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포증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바로 그걸세!"

 

서류를 넘겨보던 쟌 자오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어제 그 킬러가 M대 학생이에요? 제뇌(齐磊), ? 겨우 스무 살?! "

 

포증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번 사건은 의문점이 좀 많네. 심지어 해외 명사인 윌슨 박사와 존 킹이 연류 되어 있어

언론의 관심도 비교적 높은 편이지. 그러니 S.C.I.는 보름 내에 사건을 해결하도록!"

 

포증의 보름 해결 선언에 바이 위탕은 머리를 긁적이며 불만을 터트렸다.

 

포 선생, 또 우리를 몰아붙이시는 겁니까?!”

 

맞아요!”

 

옆에서 쟌 자오도 고개를 끄덕이며 강한 동의를 표했다.

 

포증은 두 사람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가볍게 무시했다.

 

너희 두 녀석, 불평 그만하고 보름 내에 사건 해결하도록. 하루만 늦어도 화장실 청소 1년이야!”

 

바이 위탕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S.C.I.사무실로 들어섰다.

 

 

 

 

그의 심상치 않은 기운에 팀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눈치를 살폈다.

 

마한!”

 

?”

 

기술팀 데리고 여기에 있는 네 곳의 사건 현장을 조사해!”

 

!”

 

왕조, 장용은 어제의 피해자와 범인의 연관성을 조사하도록. 그 무슨 박사와 머시기 킹 말이야.”

 

!”

 

서경은 총의 출처를 조사하도록 하고!”

 

!”

 

이번 사건은 보름 안에 해결하도록 한다!”

 

??”

 

바이 위탕은 메두사라도 만난 듯 굳어버린 팀원들을 돌아보며 하하 웃더니 다시 움직일 수 있도

록 친히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다.

 

하루만 늦어도 화장실 청소 1!”

 

우당탕탕!”

 

사건 해결 의지가 강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한 팀원들은 새가 짐승을 피해 날아가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서운 속도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 소인배!”

 

팀원들에게 화풀이하는 바이 위탕을 못마땅한 얼굴로 노려보며 쟌 자오는 자신에게만 들릴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양아,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하지만 소머즈 귀라도 달린 건지, 쟌 자오의 중얼거림을 용케도 알아들은 바이 위탕이 쟌 자오에

게 눈을 흘기며 물었다.

 

그러자 쟌 자오는 자기가 방금 무슨 소리 했나? 하는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

.

 

우리는 어떻게 할 거야?”

 

…….”

 

바이 위탕은 한숨과 함께 테이블에 놓인 자료를 집어 들었다.

 

일단 M대로 가자. 제뇌의 밑바닥부터 조사해보자고!”

 

 

 

M대는 삼류 사립대학으로, 학생들의 옷차림과 모습들은 C대와 완전히 달랐다.

 

 

제뇌는 이 대학의 법학과 학생으로 M대에 도착한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곧바로 법학과 사무실

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맞은 사람은 30대의 젊은 교수였다. 그는 가정암(贾郑岩)이라는 사람으로

제뇌가 있던 04회 법학과 2반의 담임이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가정암은 두 사람을 친절이 맞았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가정암과 마주 보고 앉았다.

 

 

바이 위탕은 의자에 앉자마자 제뇌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가정암은 제뇌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

지 못해 반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정리하고 자취방으로 옮겨갔다고 했다.

 

왜죠? 기숙사에서 불화가 있었던 겁니까?”

 

바이 위탕이 물었다.

 

…….”

 

가정암은 머뭇거리며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제뇌는 병이 있어서, 다른 학생들과 지낼 수 없었어요.”

 

병이요?”

 

그게……몽유병이…….”

 

몽유병?”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무심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눈빛을 반짝이며 쟌 자오가 물었다.

 

 

 

그러죠.”

 

가정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뇌가 한밤중에 갑자기 자신의 룸메이트를 공격한 일이 있었어요. 방화에 무자비한 폭력까

……. 하마터면 제뇌 자신도 침대에서 질식사할 뻔했었죠.”

 

몽유병이라는 건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미간을 찌푸린 채 쟌 자오가 다시 묻자, 가정암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잠시 뜸을 들였다.

 

제뇌는 사람들과 교제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성격은 정말 온순하고 착한 학생이에

. 근데 같은 방 쓰는 학생 이야기를 들어보니깐, 자신을 공격한 제뇌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사

나웠다고……. 그리고 어딘가 좀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본인한테 왜 그랬는지 물어보기는

했지만, 제뇌는 그때의 일은 전혀 기억 못 하고 있었어요.”

 

쟌 자오는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점점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자기 생각에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바이 위탕이 가정암에게 몇가지 질문을 더 하는 동안에도, 쟌 자오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바이 위탕이 준비한 질문이 끝났을 무렵, 내내 입을 다물고 생각에 빠져있던 쟌 자오가 불쑥 고개

를 들어 가정암을 바라보았다.

 

그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선생님은 아시나요?”

 

, 연락처에 주소가 있을 거예요. 메모해 드릴게요. 잠시만요.”

 

가정암은 수첩을 뒤적이더니 곧이어 메모지를 꺼내 주소를 적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밴드에 물어보시는 게 나을 거예요. 제뇌에 대해선 그들이 잘 알 테니까요.”

 

밴드?”

 

 

학교 친구들 몇 명이랑 '비등점(沸点)'[각주:1]이라는 밴드를 만들어서 활동했어요. 제뇌는 베이스 담당 이었는데,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죠. 그래서 최근에는 여러 음반사에서 계약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 밴드는 어디 가면 찾을 수 있나요?”

 

학교 활동실로 가면 돼요. 바로 뒤에 있는 붉은 색 건물 3층에 있어요.”

 

가정은 벽에 걸린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오후에는 매일 거기에서 연습해요. 아마 계단을 들어서면 소리가 들릴 거예요.”

 

 

…………

 

두 사람은 활동실로 가보기로 하고 법학과 건물을 나섰다. 하지만 활동실로 가기에 앞서, 쟌 자오에게는 중요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어디로 가?”

 

그는 심각한 방향치였던 것이다. 활동실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쟌 자오는 제 자리만 빙빙 멤

돌았다.

 

고양아.”

 

바이 위탕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쟌 자오를 불러 세웠다.

 

“12시니깐 일단 밥부터 먹고 찾아보자.”

 

쟌 자오는 그제야 자신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는 걸 느꼈다.

 

뭐 먹을 거야?”

 

 

쟌 자오는 바이 위탕 주위를 빙빙 멤돌며 그렇게 물었다. 바이 위탕은 보고만 있어도 어지러웠다. 이러다간 자신까지 돌아버리겠다 싶었던 그 뱅글뱅글 돌고 있는 쟌 자오의 팔을 붙잡고 교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 가?”

 

아까 들어올 때 보니깐 교문 쪽에 일식집이 있더라.”

 

일식?”

 

듣기만 해도 흥이 나는지 쟌 자오는 몸을 들썩거렸다.

 

“SUSHI! 나는 연어롤 먹을래!”

 

그래, 그래. 연어롤.”

 

그리고 정어롤!”

 

, . 정어롤.”

 

그리고 연어!”

 

, 연어

 

도미도!”

 

넌 어떻게 된 게 다 생선이냐? 너 진짜 고양이 아니야?”

 

고추냉이!”

 

고추냉이는 안 돼!”

 

왜 안 되는데?!”

 

넌 위가 안 좋으니까 먹으면 안 돼!”

 

!”

 

그런 식으로 투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학교 입구에 위치한 일식집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대화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용한 곳으로 찾아 앉았다.

 

 

맞다, 고양아.”

 

바이 위탕은 맞은편에 앉아 메뉴를 들여다보고 있는 쟌 자오를 바라보며 갑자기 생각난 듯이 물

 

었다.

 

너 조금 전에 무슨 생각 하는 것 같던데, 뭐 짐작되는 거라도 있는 거야?”

 

쟌 자오는 직원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야 바이 위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확실하지는 않아. 그냥 짐작일 뿐이니깐.”

 

그래서 뭔데?”

 

…….”

 

, 빨리 말 해봐! 이 고양이가 사람 감질나게 하네.”

 

지금 이건 내 짐작일 뿐이지만, 제뇌는 당시 몽유병을 앓고 있던 게 아닌 것 같아.”

 

그리고는 쟌 자오는 직원이 가져온 장어덮밥을 젓가락으로 찔러대기 시작했다.

 

 

어째서?”

 

일반적으로 몽유병은 성인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아. 그리고 대부분 아무 목적 없는 행동

 

을 보여. 길을 걸을 때도 비틀거리며 힘없이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장어덮밥을 향한 쟌 자오의 젓가락질은 멈출 줄 몰랐고, 그의 무자비한 젓가

락질 앞에 장어덮밥은 장렬히 해체되고 있었다.

 

담임 교수는 제뇌가 폭력을 휘두르던 당시 매우 사납고 포악하다고 했어. 하지만 그 후에는 자

신이 무엇을 했는지조차 모르고 있고.”

 

귀로는 듣고 있지만, 바이 위탕의 눈은 장렬히 해체되어가는 불쌍한 장어덮밥에 쏠렸다.

 

이 부분이 이상한 거야!”

 

쟌 자오가 말을 이었다.

 

몽유병은 사람의 대뇌피질 활동의 결과야. 대뇌의 활동은 '흥분''억제'. 이 두 가지 과정을 반

복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이 잘 때는 대뇌피질 세포가 모두 억제 상태로 바뀌어. 만약 이때 운동

을 지배하는 신경 세포가 한 조 혹은 몇 조가 있다면 그게 몽유병으로 나타나게 되는 거고. 그래

 

고 몽유병은 보통 그 사람이 평소에 자주 갔던 곳으로 가거나 자주 반복했던 행동을 보이는 ……."

 

고양아.”

 

바이 위탕은 젓가락으로 앞에 있는 그릇을 두드리며 열심히 설명하고 있던 쟌 자오의 말을 잘랐

.

 

너 또 중국어 안 한다.”

 

그러자 쟌 자오는 눈을 부릅뜬 채,

 

간단히 말해, 몽유병을 가진 사람이 달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거야! 그리고 몽유병에서 깬

사람은 실제 자신이 겪은 일을 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고!” 하고는 앞에 있는 커다란 초밥을 한입에 넣어버렸다.

 

 

바이 위탕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말은, 그가 고의로 그랬다?"

 

쟌 자오는 초밥이 들어가 볼록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달라."

 

"뭐가 다른데?"

 

"……지금 당장 이렇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어. 그의 생활환경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

 

"……설마 또 미친놈은 아니겠지?"

 

바이 위탕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덧붙였다.

 

"요즘 어째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냐?"

 

쟌 자오는 새우튀김을 짚다 말고 젓가락으로 바이 위탕을 가리켰다.

 

생쥐! 미친놈이라는 단어는 쓰면 안 돼!”

 

쿠당탕!’

 

너 다시 한번 말해 봐?!”

 

쟌 자오의 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테이블이 넘어가는 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더니

곧이어 말다툼하는 소리까지 들려오자 두 사람의 고개가 자동으로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소리는 출입문 근처 테이블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게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앉아있던 남녀가 지금은 벌떡 일어난 채 다투고 있었다. 말다툼은 어느새 몸싸움으로 번져 있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옷깃을 부여잡고, 온갖 욕을 내뱉으며 주먹과 발을 휘두르자 상대방은 그대로 바닥으로 주저앉듯 쓰러져 버린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람을 쓰러트릴 정도로 주먹을 휘두르는 건 여자였고, 반항 한 번 못하고 쓰러진 건 남자였기 때

 

문이었다.

 

 

여자는 검은색 타이즈, 진한 화장, 쉽게 말해 펑키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쓰러진 남자에게 눈을 부라리며 욕을 몇 마디 더 내뱉더니 돌연 몸을 휙 돌려 가게를 빠져나갔다.

 

으으~~”

 

 

남자는 여자가 나가고 나서야 의자에 의지한 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무슨 밴드가 사람을 집어 던…….”

 

 

시퍼레진 얼굴을 문지르며 몸을 일으킨 남자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린 것을 깨닫자, 허겁지겁 돈을 꺼내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도망치듯 가게를 빠져나갔다.

 

…………

 

식사를 마친 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제뇌의 집을 먼저 들려보기로 했다.

 

가정암이 적어준 주소에 의하면, 제뇌의 집은 학교 근처에 위치한 기숙사 형태의 저가 임대 주택

이었다. 두 사람은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려봤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혼자 살았나 봐.”

 

쟌 자오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관리인한테 열쇠 좀 빌려볼까?”

 

쟌 자오의 물음에 바이 위탕은 그를 만류하는 식으로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관리인을 어디 가서 찾게? 너무 귀찮잖아.” 하더니 힘껏 문을 발로 걷어찼다.

 

그러자 하나의 잠금장치로 닫혀있던 문이 소리와 함께 활짝 열렸다.

 

두 사람은 잠시 입구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미간을 찌푸린 채 현관으로 발을 들이려는 순간,

 

멈춰! 당신들 뭐야?!”

 

날카롭게 두 사람을 불러 세우는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조금 전 일식집에서 보았던 그 펑키녀가 서 있었다.


(S.C.I. 드라마 6화 보기http://www.qdrama.net/cn180626b/6.html)

  1. 다른 말로 끊는 점. 물체의 증기 압력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로, 액체가 기화되는 온도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