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은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소개는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두 주인공을 제외한 사람들 이름은 (제가) 외우기 힘드니깐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살인범 훈련소 05. 훈련소
(S.C.I.7화에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7화는 유튜브에 있어 따로 링크를 올려 놓지 않았습니다.)
제요가 가지고 온 노트북은 비밀번호로 잠겨 있었다.
노트북을 푸는 것은 나중에 장평에게 맡기기로 하고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조사를 계속해 나갔
다. 하지만 밴드 멤버들 사이에서 특별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밴드 멤버들은 조사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제뇌의 죽음을 깊이 슬퍼하는 모습이었는데, 그것이
두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다가오는 한편, 인상적이었다.
바이 위탕은 제요와 밴드 멤버들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혹여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연락 달라
는 말을 남기고 쟌 자오와 함께 활동실을 나섰다.
“밴드 멤버들 정신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M대를 떠나 경찰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쟌 자오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마약 중독자인데, 어떻게 정신이 좋을 수 있겠어!”
핸들을 부드럽게 돌리는 것과는 반대로 바이 위탕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저들은 이제 겨우 스무 살이잖아. 게다가 학생이고. 도대체 마약이 어디서 난 걸까?”
렇게 물으며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돌아보았다.
바이 위탕은 정면을 응시한 채, “헤로인이나 얼음(메스암페타민-이른바 히로뽕)은 아닐 거야. 쉽
게 구할 수 있는 탄화수소 쪽이 아닐까 싶어.”
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목숨을 허비하는군.”
“일반적으로 취미나 특기가 있으면 없는 사람에 비해 마약 중독 가능성이 적어. 근데…….”
쟌 자오는 말을 끊고 나서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뇌는 질병 때문에 마약을 했다고 치면……. 그럼 다른 멤버들은?”
“글쎄, 공허한가 보지 뭐…….”
거기까지 말한 바이 위탕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덧붙였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중요한 단서인 셈이야. 마약 출처를 알면 사건 해결에 도움 될지도 몰라.”
“마약과 동료한테 부탁해 볼까?”
쟌 자오의 물음에 바이 위탕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우선 사람을 보내서 미행해보는 게 좋겠어. 확실한 단서를 얻은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
그러는 사이, 어느새 두 사람을 태운 은색 스포츠카가 경찰국 주차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S.C.I. 사무실 안.
조사 나갔던 팀원들은 모두 돌아와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무실에는 팀원들을 제외한 두 사람이 더 있었는데, 덩치나 생김새가 영락없는 정가(丁家)의 쌍
둥이였다.
쌍둥이는 뭔가를 들고 사람들을 향해 열성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건 바이(白)그룹 산하의 모든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VIP 골드카드! 이것만 있으면 우리 형
제님들은 바이그룹 산하 음식점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공짜!!”
"너희 지금 뭐 하냐?"
바이 위탕은 진심 짜증 난다는 눈초리로 쌍둥이를 노려보며 물었다.
“형님의 인심 매수를 돕고 있지!”
쌍둥이는 당당한 얼굴로 동시에 외쳤다.
“이 자식들이 죽고 싶어 환장했나, 감히 경찰에게 뇌물을 줘?!”
쌍둥이에게 눈을 부라리며 그렇게 말한 바이 위탕은 손가락을 들어 정확히 사무실 문을 가리켰
다.
“나가!”
하지만 쌍둥이는 기죽은 기색도 없이 태연하게 받아넘겼다.
“에이~ 그건 아니지. 이건 지금 사적인 교제에 속하는 거야. 법에 접촉되는 일은 없어!”
그리고는 자신들 옆에 있던 조호의 양쪽 어깨를 동시에 두들겼다.
“안 그래, 형제?”
조호는 갑자기 자신에게 쏠린 화살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머뭇머뭇 왼쪽 한 번, 다시 머뭇머뭇 오른쪽 한 번. 쌍둥이가 자신을 향해 싱글벙글 웃고 있는 모
습이 이처럼 무서웠던 적도 없었다. 조호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고 바이 위탕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쌍둥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바이 위탕이
서 있었다.
“헉. 그……. 아뇨……."
조호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쌍둥이는,
“아? 우리는 형제가 아니었던 거야?? 이런!” 하더니 갑자기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는 슬픈 표정으
로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슬프군~~~”
“그……. 맞, 맞아요…….”
조호는 거세게 머리를 끄덕였다.
“뭐?!”
바이 위탕은 더욱 흉악해진 얼굴로 조호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그……아니…그…저기…….”
조호는 양옆에 있는 쌍둥이와 정면에 있는 바이 위탕을 한동안 계속 번갈아 보며 어쩔 줄 몰라 쩔
쩔매더니,
“으앙~~~~~~~”
결국 패닉에 빠져버렸다.
조호는 비명을 지르며 쌍둥이에게서 뛰쳐나와 뒤에 있던 왕조에게 쏜살같이 달려가 그에게 매달
렸다.
“왜? 왜? 왜 자꾸 나만 갖고 그러는 거야!!!”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아주 힘겹게 정가네 쌍둥이를 사무실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 팀원들을 회
의실로 불러들였다.
“장평, 이건 제뇌 노트북. 비밀번호로 잠겨있으니 네가 풀 수 있는지 한 번 봐라.”
그러면서 바이 위탕은 노트북을 내밀었다. 장평은 급히 노트북을 받아 들고 재빨리 전원을 켰다.
“아~ 이건 문제없어요! 간단한 사용자 비밀번호로 잠겨 있는 것뿐이에요. 안전모드로 들어갈 수
도 있고, 10분이면 바로 풀 수 있습니다!”
말을 마친 장평의 손이 노트북 위에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다른 사람들은 뭣 좀 알아냈나?”
바이 위탕은 팀원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마한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저는 기술팀과 네 곳의 범죄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
다.”
마한은 사진 한 장 꺼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번의 범죄 모두 한 사람의 소행이며, 모두 제뇌로 판단됩니다.”
“어째서?”
팀원들은 마한이 가리킨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총격 거리는 모두 비슷하며, 대부분이 50미터 내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마한은 확신에 찬 어조로 강하게 덧붙였다.
“이건 확실히 문외한의 방법입니다!”
“문외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을 둘러보던 마한의 시선이 바이 위탕에게로 향했다.
“그날 대장은 50미터 밖에서 제뇌를 사살했습니다. 맞죠?”
마한의 물음에 바이 위탕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한은 다시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권총의 유효 사거리는 50~100미터입니다. 그리고 전문 킬러라면 100미터 안에서
총을 쏠 이유가 없죠. 왜냐하면 저격용 총의 유효 사거리는 800~1000미터이니까요. 너무 가까
운 거리에서 쏘면 오히려 다른 사람이 다칠 위험이 큽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예요?”
쟌 자오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쟌 자오는 그가 심리분석을 할 때마다 바이 위탕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
다.
'중국어로 말해.'
“네. 이 학생의 사격을 보면 각도, 풍향, 정확도를 고려한 계산이 모두 전문적인 수준입니다. 분명
많은 연습과 이론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말하는 거죠. 근데…….”
마한은 잠시 말을 끊고 나서 진지한 눈길로 덧붙였다.
“그에게 사격 거리는 없었습니다.”
“아~~”
바이 위탕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알겠어. 넌 지금 제뇌의 평소 연습 거리가 한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거군!"
마한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장내 연습이라는 건가요?”
쟌 자오가 물었다.
“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마한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통 사격장 내 거리는 50~100미터입니다. S시의 모든 실내 사격클럽을 조사한 결과 ‘광룡(广
龙)’이라는 사격클럽에서 제뇌가 회원으로 등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광룡?”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찌푸리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귀에 익숙한데.”
“대장, 근육 단련할 때 헬스장 안 가십니까?”
한쪽에서 왕조가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S시의 헬스장과 스포츠클럽은 대부분 ‘광룡’ 이라는 브랜드입니다.”
“아~~”
바이 위탕은 그제야 헬스장을 드나들며 봤던 광룡이라는 마크가 떠올랐다.
“광룡은 방씨(庞氏)그룹의 산업체로 사장은 아마도 방욱(庞煜)일 겁니다.”
“방욱?”
왕조의 말에 쟌 자오는 눈을 깜박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에서 들어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고양아, 너 아는 사람이야?”
바이 위탕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쟌 자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아니, 그냥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아서.”
쟌 자오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윌슨 박사의 강연을 듣고 허겁지겁 뛰쳐나오는 길에
만난 사람이 자기를 '방욱' 이라 소개한 것이 떠올랐다.
“사진 있나요?”
쟌 자오가 물었다.
“네.”
마한은 사진 한 장을 쟌 자오 앞으로 내밀었다.
야들야들한 얼굴, 까칠하고 날카로운 느낌……
“나 사람 본 적이 있어!”
쟌 자오는 손가락으로 사진 속 인물을 가리키며 외쳤다.
“분명 윌슨 박사의 심리학 강연을 들으러 왔다고 했어!”
“그날 강당 앞에서 너랑 이야기하던 사람?”
바이 위탕 기억 속에도 그날 봤던 사람은 꽤 인상적으로 남아 있었다.
“그날 무슨 얘기 했어?”
쟌 자오는 고개를 크게 저었다.
“특별한 건 아니고 내 강연을 들어본 적 있다고 했어.”
“그는 강연 듣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조호가 누구에게 할 것 없이 물음을 던졌다.
“그는 사업가인데, 왜 심리학 강의를 들으러 가나요?”
“또 있습니다!”
마한이 다시 말했다.
“클럽 회원 명부에서 이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러더니 마한은 사진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중앙에 올려 두었다.
“기억하십니까?”
테이블 위의 사진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동시에 깜짝 놀라 소리쳤다.
“고양이 스토커!”
바이 위탕은 그렇게 외치더니 심각한 얼굴로 팔짱을 끼었다.
“여기서 다 나오는군.”
팀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한, 이 사격클럽을 더욱 철저히 조사 하도록 해!”
“걱정 마세요, 대장!”
마한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하더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들어 보였다.
“벌써 회원등록 해 놨습니다.”
바이 위탕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너 이 녀석, 조심해!”
“다른 피해자는 어때요?”
왕조와 장용을 번갈아 보며 쟌 자오는 물었다.
“공통점은 있나요?”
“후~~”
두 사람은 동시에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한숨을 내뱉었다.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그들 모두 좋은 사람이라는 것뿐입니다.”
“좋은 사람?”
장용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료를 넘겨보며 말했다.
“피해자는 대학교 강사, 사업가, 유명 자선가, 동물 병원의 수의사입니다. 거기에 윌슨 박사와 존
킹까지.”
“아무런 관계도 없네요.”
조호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었다.
“박사와 존 킹은 지금 어디 있지?”
바이 위탕이 물었다.
“박사는 심장질환으로 입원 치료 중이며 존 킹은 현재 영화 촬영 중입니다.”
“좋아. 두 사람은 그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도록!”
바이 위탕은 왕조와 장용을 번갈아 보며 명령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대장. 이미 애호팀에서 경호 경찰을 사방에 배치했어요. 그리고 두 사람도 잘
하고 있구요.”
“저희는 그들에 대해 좀 더 조사하려고 합니다.”
왕조가 말했다.
“총기는 서경이 조사 중인데, 밀수품인 듯해요.”
조호가 옆에서 보충했다.
바이 위탕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그대로 계속 조사 진행하도록 하고! 조호, 너는 M대의 비등점 밴드를 감시하도록 해.
특히 제요는 잘 지켜보도록.”
“네!”
“제뇌의 검시 보고서가 나왔어.”
바이 위탕의 말을 이어받듯 공손은 테이블 위에 검시 보고서를 탁 하고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는 자해가 심했어. 게다가 마약도!”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 보았다.
역시…….
공손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대장! 이것 좀 보세요!”
한쪽에서 노트북을 두들기던 장평이 다급한 목소리 외쳤다. 사람들은 급히 장평에게 뛰어갔다.
“이거 보세요. 이상한 메일이 있어요. 11월 27일. 저격 사건이 발생한 그 날 온 거예요.”
장평은 메일 한 통을 화면에 띄었다.
[드디어 때가 됐다! 네 안의 악마를 깨워. 지금부터 넌 더 이상 네가 아니야!]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리고 또 있어요!”
그러면서 장평은 몇 통의 메일을 화면에 띄웠다.
“메일은 총 네 통이며 모두 같은 내용이에요. 다른 세 통의 메일은 다른 세 건의 저격 사건과 날
짜가 일치해요.”
“발신인이 누구지?”
바이 위탕이 물었다.
“발신인은……. 'Killer training camp'라고 쓰여 있네요.”
“……Killer training camp……”
쟌 자오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장, 이 노트북 바탕화면 좀 보세요.”
말과 함께 장평이 바탕화면 아이콘을 누르자, 바로 시커먼 화면 위에 낫을 든 악마가 나타났다.
“고양아, 이건 뭘 뜻하는지 알겠어?”
바이 위탕은 쟌 자오를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쟌 자오는 골똘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가만히 모니터를 응시하고만 있었다. 이윽고 쟌 자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군가 살인을 위해 제뇌를 통제하고 있었던 거야. 그건 아마도 이 Killer training camp라는 살
인자 조직이겠지.”
“후…….”
바이 위탕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이 복잡해졌군! 장평 이 발신인을 찾도록 해!”
“네! 하지만 신분을 위조했을 가능성이 커서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장평이 조금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쟌 자오는 장평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다급하게 외
쳤다.
“빨리 찾아야 해요! 안 그러면 또다시 피해자가 나올지도 몰라요!”
그 순간,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회의를 마친 두 사람은 바이 위탕의 사무실로 함께 들어갔다.
“위탕아, 나 좀 걱정돼.”
쟌 자오는 자신의 책상으로 걸어가는 바이 위탕의 등에 대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바이 위탕은 앞서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쟌 자오의 얼굴엔 불안의 그림
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제요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제뇌의 병이 처음에는 문제 될 정도로 크지 않았어. 하
지만 최근, 이상하리만치 그의 병이 급격히 악화됐어.”
“그게 어때서?”
“나는 병세가 나빠진 이유에 심리적 유도가 있다고 생각해. 게다가 아주 악의적인 의도로!”
쟌 자오는 덧붙였다.
“이건 난이도가 높은 심리적 작업이야. 게다가 아주 위험하고!”
바이 위탕은 침묵을 지키며 쟌 자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언제부턴가 심리학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돼버렸어.”
그렇게 말하는 쟌 자오의 목소리에는 좌절감이 섞여 있었다.
“어떨 때는 총보다 더 위험한 것 같아.”
쟌 자오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숙여 버렸다. 어느새 그의 앞으로 다가온 바이 위탕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가 위로의 말을 꺼내려는 찰라,
Dididdididdid~~~~
우울한 분위기를 가르며 바이 위탕의 휴대전화가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바이 위탕은 어깨를 다독이던 손을 거두고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발신인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바이 위탕의 얼굴이 급격하게 창백해졌다.
“고양아!”
그렇게 외치며 바이 위탕은 휴대전화를 쟌 자오에게로 던져버렸다.
“1급 경보!”
얼떨결에 휴대 전화를 받아 든 쟌 자오는 발신인을 확인했다.
-엄마
“네가 받아!”
그러면서 쟌 자오는 다시 바이 위탕에게 던졌다.
“네가 좀 받아줘! 그리고 나 없다고 좀 해줘!!”
바이 위탕은 그렇게 외치며 다시 쟌 자오에게 패스.
“안 할 거야! 남 속이는 짓 안 할 거라고! 너 매번 이러잖아!”
쟌 자오는 다시 바이 위탕에게 패스.
그렇게 휴대 전화는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공중에서 몇 번이고 날아다녔다. 그동안에도 휴대 전
화는 끊길 줄 모르고 계속해서 울어대고 있었다.
마침내 통화 버튼을 누른 것은 바이 위탕이었다. 그는 재빨리 통화버튼을 누르더니 다시 쟌 자오
에게 던져 버렸다.
“잠깐 너!”
쟌 자오는 본능적으로 휴대 전화를 받아 들며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다시 던져버리려는 찰라, 전
화기 너머의 사람이 이미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불러대고 있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자오니?」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힘껏 노려보며 전화기를 귀에 갖다 댔다.
“네, 아주머니.”
「어머, 자오야. 혹시 옆에 위탕이 있니?」
그녀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부드럽고 온화했다.
“아……. 위탕이요~~”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힐끗 돌아보았다. 바이 위탕은 멀찍이 떨어져 연신 손사래를 쳤다.
“아~~ 없어요.”
「없어? 그럼 어차피 너도 해당하는 거니깐 네가 그 애한테 얘기 좀 전해주렴. 너희 두 사람, 오
늘 저녁은 아줌마 집에서 먹을 거니깐 그렇게 알고 시간 맞춰 오려무나.」
“저녁이요?”
쟌 자오는 다시 힐끗 바이 위탕을 돌아보았다. 바이 위탕은 더욱 거세게 손사래를 쳤다.
저건 분명 안 가겠다는 뜻!!
“아, 저기 아주머니. 저희 오늘 일이…….”
「으음……. 그래?」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속은 걸까?
쟌 자오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길게만 느껴지던-실제로는 굉장히 짧은-침묵이 지나고 전화기 너머에서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부드럽지 못했다.
「그럼 자오야, 핸드폰 스피커로 바꿔서 지금 너한테 손사래 치고 있는 녀석한테 좀 갖다 대주겠
니?」
“!!!!!”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한 그녀의 말에 쟌 자오는 허 찔린 표정을 지었다. 다 들킨 마당에 여기서 더 거짓말을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은 쟌 자오는 휴대전화 스피커 버튼을 눌러 바이 위탕 쪽으로 손을 뻗었다.
전화기 속에서 목을 다듬는 듯한 기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금 전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매서운 고함이 전화기 속에서 뛰쳐나왔다.
「바이 위탕! 잔말 말고 오늘 저녁 먹으러 와! 안 오면 너희 여장 사진 대문짝만하게 뽑아서 경찰
청에 도배해 버릴 테니까 그런 줄 알아!!!」
'뚜뚜…….'
“후…….”
윙윙 울어 대는 귀를 후비며 두 사람은 동시에 한숨을 내뱉었다.
그때였다.
“풋!”
어디선가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바이 위탕은 소리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사무실 문에 달라붙어 안을 들여다보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팀원들이…….
“뭘 보고 있는 거야?! 당장 나가서 사건 조사하지 못해!!”
팀원들은 양손으로 입가를 틀어막으며 황급히 도망쳤다.
그날 저녁.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시내에 있는 바이가(白家)로 향했다.
바이가에는 뜻밖에도 쟌 자오의 부모님도 와 있었다.
그의 모(母)는 바이 위탕의 모(母)와 함께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의 부 전계천(展启天)은 백윤문(白允文 - 바이 위탕 부)과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통통한 체격의 중년 남성도 함께 앉아 있었다.
“아버지, 아저씨.”
착한 두 어린이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러자 두 사람이 다가올 때부터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있던 중년 남성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
니 두 사람을 껴안았다.
“위탕이랑 자오군, 아니 언제 이렇게 큰 거야? 말 그대로 경찰 엘리트들이군! 하하하~~”
중년 남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당혹스러웠다.
“백봉(白峰)이다.”
백윤문은 웃으며 그를 소개하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내 사촌 동생이니 셋째 당숙이지 3. 참, 너희들은 어렸을 때 보고 처음 보는 거겠군.”
“셋째 당숙.”
착한 두 어린이는 그에게 꾸벅 인사했다.
“백봉의 자식, 그러니깐 네 사촌 동생이 올해 경찰학교 졸업하고 S시 국에 배정받았다고 하더군.
그러니 위탕이 너, 네가 잘 돌봐주도록!”
백윤문은 분부를 내리듯 단호하게 말했다.
“백치야! 네 사촌 형한테 인사 좀 해라.”
백봉은 부엌을 향해 소리쳤다.
익숙한 이름에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화들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부엌으로 고개를 돌리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젊은이가 바이 위탕의 모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바이 위탕은 그를 위아래로 살폈다.
혹시 이름만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의혹도 있었지만 얼굴을 보니 확실히 지난번 옥상에서 마주쳤던 그 경찰이었다. 게다가 경찰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모습은 경찰보다는 새내기 대학생 같았다.
백치는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을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바……바이 대, 대장.”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이 상황 자체가 너무 황당해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하하~ 바이 대장이 뭐야? 여긴 집이야! 형님! 둘 다 네 형이다.”
백윤문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
백치는 고개를 숙인 채 두 사람 앞에 앉아 있었다. 곧 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였다. 그는 몇 번이고 “형.”이란 말을 해보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손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향해 눈을 깜박이며 무언의 물음을 던졌다.
‘이건 정말 보기 드문데, 혹시 너희 바이가(白家)에 또 이런 게 있는 거야?’
바이 위탕도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너는 얘가 바이가(白家) 사람이랑 닮았다고 생각해? 어디서 주워 온 거겠지.’
그러자 쟌 자오는 눈을 부릅뜨며 무언 속에 외쳐댔다.
‘생쥐 너! 그건 너무 하잖아!’
바이 위탕은 어깨를 으쓱하며 무언 속에 대답했다.
‘앞으로 귀찮겠어.’
무언의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백치에게로 향했다.
백치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꼈는지 살짝 고개를 들어 보였다. 순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형과
눈이 마주쳤다. 그와 동시에 백치의 얼굴이 또다시 붉게 물들었다.
백치는 힐끔 두 사람을 올려다보더니 몸을 배배 꼬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죠. 저번에 사람들한테 창피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들은 분명 저를 바보로 알 거예
요.”
고개를 다시 숙이며 그는 자신의 앞날을 예상했다.
그 구덩이는 밑에서 치솟아 오르는 악취가 곰팡이처럼 서려 있어 눈과 코를 찔렀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죄지은 영혼들이 벌거벗은 채 떼를 지어 걸어오고 있었는데, 여기저기 시커먼
바위 위의 뿔이 돋은 마귀들이 그들에게 사정없이 채찍질을 가하고 있었다.
그들의 고통과 괴로움은 눈물이 되어 쏟아지고 있었고, 그들은 쏟아지는 불똥과 타들어 가는 모
래를 이리저리 피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신곡》-지옥의 세 번째 층.
Di~~~
단음이 울리며 모니터에 또 다시 메일이 떠올랐다.
[그녀들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너뿐이야!]
‘쾅!’
커다란 굉음이 방안을 울렸다. 조금 전까지 빛을 내던 모니터가 빛을 잃은 채 바닥을 뒹굴었다.
검은 그림자는 머리를 감싸 안으며 구석에 몸을 웅크렸다. 곧이어 처량하고 쉰 울음소리가 방 안
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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