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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34화

by hyuny07 2018. 12. 9.

원작 소설은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소개는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 좋아요, 댓글, 방명록 남기시면 번역 안 올라옵니다.

*두 주인공을 제외한 형사들 이름은 (제가)외우기 힘드니깐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살인범 훈련소 06 확률

(S.C.I.드라마 7화 11분 50초 부터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바이 위탕과 쟌 자오의 두 어머니 요리 솜씨는 단연 일품이었다.

 

그동안 너무 바쁜 나머지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던 두 사람은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며 허겁지겁 음식을 삼켰다.

 

맛있어!!

 

식사하는 내내 바이 위탕은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다. 자신의 밥을 먹는 동시에 쟌 자오에게 반찬

을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쟌 자오는 모이를 받아먹는 아기 새처럼 그가 주는 반찬을 자연스럽게 받아먹다 혹여 싫어하는 음식이라도 주면 다시 바이 위탕 접시 그릇에 던져 넣었다.

 

표고버섯 넣지 마!”

 

편식하지 마. 고양아!”

 

무도 싫어!”

 

비타민이야!”

 

그럼 너나 먹어!”

 

너 자꾸 골라낼 거야?”

 

난 무가 제일 싫단 말이야!”

 

두 사람은 식사 내내 반찬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그릇에 던져가며 말싸움을 벌였다.

 

상당히 신경이 거슬릴 법도 했지만 두 집안 어른들에게는 일상처럼 익숙한 모습이라 그들은 두 사람을 제쳐둔 채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딱 한 사람만 빼고…….

 

백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이돌이나 다름없는 두 경찰이 반찬 때문

에 싸우는 모습이라니…….

 

백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 채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두 집안 어른들은 거실로 이동해 술과 커피를 두고 또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바이 위탕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어른들 눈치에 얌전히 앉아 있기는 했

지만 그의 성격과는 너무 맞지 않았다.

 

 바이 위탕은 잠시 어른들의 눈치를 살폈다. 어른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 그를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바이 위탕은 잠시 틈을 살피다 후다닥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그의 손에 농구공 하나가 들려 나왔다.

 

고양아, 가자!”

 

바이 위탕은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던 쟌 자오에게 그렇게 외치더니 성큼 밖으로 걸음을 옮겼

.

 

처음에는 무슨 일 인가하고 고개를 들었던 쟌 자오는 손에 들린 농구공을 보자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마침 쟌 자오도 오랜만에 배불리 먹어 소화할 필요가 있겠다 싶던 지라 순순히 몸을 일으켰다.

 

쟌 자오는 크게 기지개를 켜며 현관으로 걸음을 옮기다 가시방석에라도 앉은 듯 영 불편해 보이

는 백치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같이 갈래요?”

 

순간 백치는 적잖아 깜짝 놀랐다. 자신에게 물을 줄 몰랐던 것이다.

 

잠시 자신이 무슨 소리를 들은 건가 싶었던 백치는 쟌 자오가 자신을 지나쳐 현관으로 향하자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

 

 

어둠이 짙게 깔린 거리에서 바이 위탕은 농구공을 튕기며 저만치 앞서 걸었다. 그 뒤를 쟌 자오가

기지개 켜며 따라가고, 마지막으로 백치가 그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그렇게 어둠이 깔린 길을 따라 몇 분 정도 걷자, 눈앞에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농구장 하나가 나타

났다.

 

저녁시간이 지난 뒤라 운동하는 사람은 없었다. 텅 빈 그곳을 가로등 불빛만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바이 위탕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농구장으로 들어가 공을 텅텅-하고 한, 두 번 바닥에 튕기더니

그대로 슛-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빨려 들어가듯 그대로 쏙- 하고 골대를 통과했다. 그걸 시작으로 바이 위탕이 던지는 족족 공은 골대를 통과했다.

 

쟌 자오는 관람석으로 쓰이는 콘크리트 계단을 올라앉아 바이 위탕의 농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

 

. 신이 난 듯한 바이 위탕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대학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안 하세요?”

 

옆에서 백치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쟌 자오는 추억에서 빠져나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백치가 주춤주춤 다가와 자신 옆에 앉자 쟌 자오는 장난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식후 30분 이내에 움직이면 맹장염 생겨요!”

 

……그럼 바이…….”

 

저 쥐 맹장은 이미 오래전에 떨어졌어요. 식후에 하도 농구를 해댔거든요.”

 

…….”

 

백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쟌 자오는 싱긋 미소 지으며 바이 위탕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쟤가 무서운가요?”

 

백치는 창피한 듯 얼굴을 붉혔다.

 

, 바이 대장이 그, 그날 제 총알을 가져갔어요.”

 

?”

 

그게, ……. 안전장치 푸는 걸 잊어버렸거든요.”

 

백치는 고개를 숙인 채 씁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제가 총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쟌 자오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가만히 백치를 응시했다.

 

혹시 가족들이 저런 사촌 형이 있다고 자주 이야기하던가요?”

 

.”

 

백치는 괴로운 듯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제, 제가……. 그처럼 돼야 한다고 자주 얘기했어요.”

 

그런데 만나고 보니까 자신이 저 사람이랑 너무 멀게 느껴진 거죠?”

 

쟌 자오는 흥미롭다는 얼굴로 백치를 바라보았다.

 

저 사람처럼 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

 

백치는 매우 진지한 얼굴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 저는 경찰학교를 간신히 졸업한걸요. 원래부터 안 어울…….”

 

상관없어요! 싸우지 못하고, 총을 못 쏜다고 해서 경찰이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쟌 자오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그의 말을 막으며 빠르게 말했다.

 

…………

 

백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다시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런……. 경찰이 있어요?”

 

소심하게 물어오는 백치의 말에 쟌 자오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당당하게 말했다.

 

왜 안 되겠어요? 여기 한 명 있잖아요!”

 

??”

 

백치는 얼빠진 소리를 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도 안 돼요.”

 

난 시험 때 빼고 총 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백치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쟌 자오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고개를 뒤로 젖혀 하

늘을 올려다보았다. 머리 위에서 하얀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난 난시가 있어서 이렇게 달을 보면 마치 네 개의 달이 깜박거리는 것처럼 보여요.”

 

아아…….”

 

백치는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줄곧 굳은 표정이었던 그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번

졌다.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쟌 박사님은 여전히 유명한걸요. 사람들이 모두 천재라고 말했어요.”

 

백치의 말에 쟌 자오는 싱긋 미소 짓더니 진지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 그날 바이가 총알을 빼낸 건 총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럼 그때는?”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혀왔던 문제로 넘어오자 백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쟌 자오의 뒷말을 기다렸

.

 

 

쟌 자오는 얼굴에 다시 웃음을 띠며,

 

쟤는 그냥 아메바에요!” 하고 외치더니 비밀을 이야기하듯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그와 동시에 먼 곳에 있던 바이 위탕이 크게 재채기를 하는 소리가 텅 빈 농구장을 울렸다.

 

……아메바요??”

 

백치는 혹여 들릴 세라 힐긋 바이 위탕쪽으로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저건 그냥 단세포 생물이에요!! 만약 총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바로 말했을 거예

!”

 

그럼……. ?”

 

쟌 자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쟤는 분명 그때 백치씨 상태에서 총을 드는 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거예요.”

 

……그게 다예요?”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문제가 허무한 결론에 도달하자 백치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어이~~~”

 

갑자기 먼 곳에서 두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바이 위탕이 한손으로 농구공

을 튕기며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웬만하면 너희 둘도 운동 좀 하지! 특히 고양이, 너 먹고 안 움직이며 배탈 난다!!!”

 

쟌 자오는 눈을 희번득 하게 뜨며 바이 위탕쪽을 째려보았다.

 

바이 대장은 정말 체력이 좋아요. 그 잠깐 사이에 공을 육십 개나 넣고도 호흡이 멀쩡하잖아요.”

 

백치는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바이 위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열 개도 못 할 거예요!”

 

쟌 자오는 짐짓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백치를 쳐다보았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

 

갑작스러운 질문에 백치는 당혹스러웠다.

 

바이야!”

 

쟌 자오는 바이 위탕에게 다시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너 방금 우리 부르기 전까지 공 몇 개 넣었어?”

 

?”

 

바이 위탕은 농구공을 옆구리에 끼더니 두 사람 쪽으로 걸어오며 대답했다.

 

육십 개 정도였을 걸?”

 

쟌 자오는 눈을 크게 뜬 채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백치에게 빠르게 물었다.

 

방금 나랑 얘기할 때 저걸 샌 거예요?”

 

……아뇨. , 저기 리듬을 시간으로 나눠서…….”

 

백치는 더듬더듬 대답하면서도 갑자기 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쟌 자오는 그의 말을 다 들은 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옆에 있던 작은 돌멩이를 주워 계단 위에

동그라미와 엑스 표시를 그리기 시작했다.

 

너 지금 뭐 하냐?”

 

어느새 두 사람 곁으로 다가온 바이 위탕이 물었지만 쟌 자오는 계단에 아무런 규칙도 없어 보이

는 동그라미와 엑스 표시를 그리며 아주 흥분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이 규칙을 따라 다섯 개를 그려봐요!”

 

쟌 자오는 백치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돌멩이를 내밀며 외쳤다.

 

얼떨결에 돌멩이를 받아 들은 백치는 쟌 자오가 그린 그림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

 

규칙이라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해 보이는 그림이었다.

 

백치는 그림을 슬쩍 보더니 바로 옆에 새로운 동그라미와 엑스표시를 그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그려가는 그의 손놀림에서 망설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

 

쟌 자오는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켰다.

 

고양아, 너 무슨 꿍꿍이야?”

 

바이 위탕이 다시 물었다.

 

도형 추론 테스트!”[각주:1]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돌아보며 외쳤다. 그의 얼굴은 흥분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넌 네 사촌의 아이큐가 170을 넘는다는 거 알았어?!!”

 

바이 위탕은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170이 어느 정돈데?”

 

보통 80, 똑똑 100, 퀴리 부인 150, 아인슈타인 160!!”

 

쟌 자오는 빠르게 덧붙였다.

 

그가 과거에 물리학을 배웠다면 호킹 박사보다 더 많은 업적을 쌓았을 정도라구!!”

 

그러자 바이 위탕은 어찌된 영문인지 의기양양하게 백치의 어깨를 두드렸다.

 

꼬맹아! 네 재능을 보니 넌 역시 주워온 게 아니었어!!”

 

혹여 바이 위탕이 그를 칭찬해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흐뭇한 표정으로 백치를 바라보고 있

던 쟌 자오는 순간 멍해졌다. 아직도 저런 소리를 하다니…….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의 엉덩이를 힘껏 걷어차며 소리쳤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 이 고양이가!”

 

바이 위탕은 그렇게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농구공을 들고 다시 농구장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

.

 

다 쉬었으면 빨리 오기나 해! 이 도련님이 봐주지 않겠어!!”

 

그 말에, 쟌 자오는 외투를 벗어 계단에 던지더니 백치에게 같이 가자는 뜻으로 손짓을 해 보였

.

하지만 백치는 쟌 자오를 바라볼 뿐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쟌 자오

에게 웅얼거리듯 물었다.

 

, 전 정말 아무것도 못 하는데……. 바이가의……수치 아닌가요?”

 

그러자 쟌 자오는 진지한 표정으로 백치를 마주 보며,

 

훌륭한 경찰이 되려고 총을 사용할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하더니 활짝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당신에겐 하늘이 준 최고의 무기가 있잖아요!!”

 

말을 마친 쟌 자오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바이 위탕쪽 달려갔다.

 

생쥐! 네 녀석이 떠들어 대는 날은 이제 끝났어!”

 

그러면서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의 손에서 농구공을 빼앗아 들더니 그대로 골대로 뛰기 시작했다.

 

어이~ 고양이! 너 반칙이야!”

 

누가 그래?!”

 

그럼 공을 껴안고 달려가는 게 반칙이 아니고 뭐냐?!”

 

!”

 

어이! 너 지금 축구 하냐??”

 

!”

 

망할 고양이! 넌 규칙도 모르지??”

 

이게 내 규칙이야!!”

 

……

 

세 사람의 농구는 아홉 시를 넘어서까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서로 공을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두 형과 형들이 놓친 공을 주워오는 동생만이 있을 뿐이었다.

 

세 사람이 차마 농구라 부르기 어려운 플레이를 펼치는 가운데 갑자기 바이 위탕의 전화기가 울

렸다.

 

Dididdi~~~

 

바이 위탕은 두 사람에게 잠시 멈추자는 뜻으로 손을 들어보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

.

 

. , 그래. ?!……. 알았어. 당장 갈게!”

 

왜 그래?”

 

쟌 자오는 심각하게 굳어버린 바이 위탕의 얼굴을 불안한 눈동자로 살피며 물었다.

 

제요한테 일이 생겼어.”

 

?”

 

쟌 자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일이 생긴 건데?”

 

너무 조급해하지 마. 예상길(霓裳街)[각주:2]에서 탄화수소를 사다가 공격받았다고 하더라. 감시하던 조호가 막았다고는 하는데 범인은 놓쳤대.”

 

 

많이 다친 거야?”

 

쟌 자오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바이 위탕은 말없이 발치에 있는 농구공을 챙겨 들더니, 금 전 쟌 자오가 계단에 벗어두었던 재킷을 그에게 던졌다.

 

다쳤는데도 병원은 죽어도 안 간다고 해서 조호가 일단 S.C.I.로 데려왔대. 상처는 공 선생이 봐

주실 거야.”

 

그럼 우리 빨리 가야지!”

 

쟌 자오는 코트를 챙겨 입으며 그의 발을 재촉했다.

 

!”

 

바이 유탕은 멀뚱히 서 있는 백치에게 공을 던졌다.

 

넌 집으로 돌아가. 우린 일 있어서 먼저 돌아갔다고 얘기하고.”

 

, 저기……!”

 

농구공을 두 손 가득 끌어안은 채 백치는 발을 재촉하는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외쳤다.

 

……저도 가고 싶어요!!”

 

순간 백치는 자신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난생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의 인생을 통틀

어 가장 큰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진 백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바이 위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쟌 자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양아, 대단한데. 30분 만에 자폐증을 완치했어!”

 

내가 전문가잖아!”

 

쟌 자오는 활짝 웃으며 승리의 브이 자를 만들어 보였다.

 

갈까.”

 

바이 위탕은 무뚝뚝하게 두 글자를 내뱉더니 몸을 돌려 성큼성큼 아파트 아래의 차를 향해 빠르

게 걸어갔다.

 

처음엔 무슨 소리인가 했던 백치는 잠시 후에야 그가 자신에게 건넨 말이라는 걸 깨닫고는 급히

두 사람을 뒤쫓아 달려갔다.

 

 

경찰 청사 S.C.I. 사무실 안.

 

제요는 멍하니 의자에 앉아 담요를 덮고 있었다. 담요는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걸 보고 조호

가 덮어 준 것이다.

 

담요 밖으로 빠져나온 그녀의 왼팔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져 붉은 얼룩을 만들었다.

 

긴급히 조호의 호출을 받고 달려온 공손은 한 손에 구급함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는 근처 책상 위에 구급함을 올려놓고는 그녀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무서워할 거 없어요. 우선 상처 좀 볼게요. 괜찮죠?”

 

그 말에 제요는 한순간 몸을 흠칫 떨며 놀란 얼굴로 공손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여 보였

.

 

공손은 조심스럽게 제요의 왼팔을 살폈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꿰맬 필요가 있어 보였다.

 

공손은 구급함에서 알코올과 거즈 등을 꺼내 제요의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근데 뭔가 이상

했다.

 

제요가 마치 아무것도 못 느끼는 사람처럼 멀뚱히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기류를 느낀 공손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 옆에 서 있던 조호도 제요의 안색이 이상하다

는 것을 느낀 참이었다.

 

공손은 주머니를 뒤적여 흰색 가루가 든 투명 봉투를 꺼내 들더니 그녀 눈앞에 흔들어보였다.

 

성인도 안 돼 보이는데 벌써 마약을 한다고? 게다가 지금 모습은…….

 

그렇게 생각하며 공손이 속으로 한숨을 내뱉는 순간, 제요의 몸이 갑자기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

더니 얼굴이 심하게 비틀렸다.

 

안 돼!”

 

공손이 외쳤다.

 

마약 중독 발작이야!”

 

그의 외침과 동시에 제요가 벌떡 일어섰다. 공손은 그녀의 팔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제요는 도저

히 여자아이의 힘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강한 힘으로 그의 손을 뿌리쳐버렸다.

 

공손은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뒤로 밀려났다. 그가 뒤로 넘어지려는 순간, 낯익은 두 손이 등 뒤에서 공손의 몸을 부축해주었다.

 

바이…….”

 

뒤를 돌아본 공손은 말을 잇지 못했다. 예상과 다른 인물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늦게까지 집에 안 오시기에 보러 왔습니다.”

 

바이 유탕은 공손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공손이 아닌 제요에게 향해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뜬 채 제요를 노려보고 있었다.

 

조호는 미친 듯이 발버둥 치는 제요를 의자에 다시 앉히려 안간힘을 썼다. 바이 유탕을 따라온 쌍

둥이도 달려와 그를 도왔다.

 

한 명이 담요로 제요를 감싸며 의자에 눌러 앉히자, 또 다른 한 명이 어디서 가져온 건지 밧줄을

꺼내 담요와 함께 제요를 묶었다.

 

조호는 옆으로 쓰러질 듯 덜컹거리는 의자를 온 힘으로 붙잡았다.

 

밧줄에 묶였음에도 제요의 몸부림은 더욱 거세졌다. 그녀에겐 마약을 갈망하는 본능만이 남

은 듯 보였다.

 

그녀의 찢어질 듯한 울음소리와 마약을 애원하는 목소리가 경찰청에 메아리쳤다.

 

 

바이 위탕과 쟌 자오가 엘리베이터에 내리자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황급히 사무실로 달려간 두 사람 앞에 나타난 건 아수라장이 된 S.C.I. 사무실과 미친 듯이 발버

둥 치는 제요의 모습이었다.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동시에 무언가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백치는 겁에 질려 사무실 문 앞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요는 점점 안정되어 갔다.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얌전해지자 경찰청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경찰보다 비명에 익숙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비명은 마약 중독으로 인한 발작이 아니라

면 낼 수 없을 정도로 처절했고 비명에 익숙한 경찰들조차 소름 돋게 했다.

 

조호는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근처 등받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정조혜는 끈이 묶인 제요의 몸을 담요로 다시 감싸더니 침대용으로도 손색없을 넓은 소파 위로

안아 옮겼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누구 하나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바이 위탕이 조호에게 물었다.

 

조호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대답했다.

 

오후에 M대학에 도착했을 때 마침 제요가 학교 앞에서 택시에 타더라고요. 뒤따라가면서 택시

방향이 예상길 쪽이라 설마 했죠. 예상길은 여대생이 갈 만한 곳이 아니잖아요. 제요는 예상길 앞

에서 내리더니 곧바로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골목길 어귀에서 한 남자랑 이야기하더라고

. 제 기억이 맞다면 그 남자는 분명 탄화수소를 전문으로 파는 녀석이에요.”

 

거기까지 말한 조호는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때 까만색 후드를 입은 녀석이 그녀 쪽으로 걸어가더라고요. 처음에는 행인인가 싶었죠. 근데

뒤로 돌린 손에 과도 들려있었어요. 그래서 달려갔는데 그 녀석이 제가 달려오는 소리를 듣고는

그녀에게 칼을 휘두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도망쳤어요. 쫓아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우선 그녀의

치료가 시급해 보여서…….”

 

얼굴은?”

 

바이 위탕의 물음에 조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지 못했어요. 최근 예상길 같은 위험 지역에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종종 매춘 여성과 하얀 피부의 여성들은 공격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설마 제요

를 공격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찌푸렸다.

 

우연히 제요였다……. 이거지?”

 

쟌 자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이상해. 하필 우리가 제요에게 갔던 날 밤에 사고가 난 거잖아?”

 

……우연은 아닐 거예요.”

 

언제 들어왔는지 백치가 사람들 뒤에서 중얼거렸다.

 

어째서요?”

 

쟌 자오가 고개를 돌리며 묻자 백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 때문인지 백치는 어깨를 더욱 움츠리며 소심하게 말했다.

 

, 한 달을 예로 들어볼게요. 오늘 누군가를 찾을 확률은 1/30이에요. 그리고 대학에는 최소한

1만 명의 학생이 있으니깐 그녀를 찾을 확률은 1/10000, 오늘 밤에 그녀가 나올 확률은 1/30,

시에 발생한 마약 밀매 사건이 10건이라면 1/10이 돼요. 거기에 죄수가 오늘 범죄를 저지르는 확

률은 1/30이라면……. , 두 가지 사건이 완전히 우연히 만날 확률은 100억 분의 일이 돼요.

렇게 계산하면 두 사건이 완전히 무관할 가능성 없…….”

 

백치의 목소리가 설명하는 내내 줄어들더니 끝에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하지만

줄어드는 그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사람들의 눈은 놀라움으로 점점 커졌다.

 

그중에서도 거의 경이로움을 띄며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 때문에 백치는 끝내 뒷말을 잇지 못했

.

 

이 꼬마는 뭐야?”

 

바이 유탕이 갑자기 바이 위탕에게 물었다.

 

본가 쪽에 백봉 당숙이 있는데 그 아들이야. 이름은 백치.”

 

바이 위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백금당은 아주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턱을 매만졌다.

 

꼬마야, 너 혹시 주워온 거 아니야?”

 

  …………

 

누가 형제 아니라고 할까 봐!!

 

쟌 자오는 두 형제를 째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호, 넌 강력팀에 가서 이번 습격과 관련된 자료를 전부 가져오도록 해. 우리도 이번 사건에 합

류하겠다고 전하고.”

 

!”

 

조호는 사무실 밖으로 내달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바이 위탕은 고개를 돌려 백치를 보았다.

 

어이! 사촌 동생!”

 

갑작스러운 그의 목소리에 백치는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당장이라도 쟌 자오 뒤에

숨고 싶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바이 위탕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S.C.I.로 오고 싶지 않아?”

 

  ……?!……무슨……

 

백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쳐들었다.

 

바이 위탕은 잠시 생각하더니 조건을 내걸었다.

 

임시로 넌 우리와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하는 거야! 다시 말해, 네가 여기서 얼마나 기량을 보이냐

에 따라 달린 거지! , 안되면…….”

 

잠시 말을 끊은 바이 위탕은 목소리에 힘을 담아 덧붙였다.

 

앞으로 서류정리나 하게 될 거야!”

 

 

단테는 제4옥의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단테는 그곳에서 또다시 경악을 금치 못할 광경을 목격한다.

 

거기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리들이 카릿디의 세찬 물결과도 같은 소용돌이에 휘말린 채 고함을 지르면서 우글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두 패(저축과 낭비)로 나누어져 무거운 짐(금화 주머니)들을 가슴으로 굴려가고 있었다.

 

왼쪽에서는 인색한 자들이, 오른쪽에서는 방탕한 자들이 서로 다가와 맞부딪칠 때마다,

 

, 이 노랭이들아(왜 모으느냐?)!”

 

웃기지 마라. 이 놈팽이들아(왜 낭비하느냐?)!”

 

라고 서로 욕지거리를 퍼붓고는 다시 그 육중한 짐들을 가슴으로 굴려갔다. 그들은 이 짓을 끝없

이 되풀이하고 있었는데, 그 육중한 짐이란 다름 아닌 세상에서 그들이 그토록 아끼던 재물(

)이었다.

 

 ————————《신곡-지옥의 제4.

 

 

손에 든 화염병에서 불이 활활 타올랐다.

 

몰려있는 사람들을 향해 던지니 사람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들으며 크게 웃어본다.

 

 품에서 장도(长刀)를 꺼내 들었다. 불꽃을 반사하며 은은하게 빛이 난다. 핏발선 눈으로 칼날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그녀들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너야! 그녀들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너라고!”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나는 멈출 수 없다.

 

  1. 원서에는 爱德华标准测试 라고 써있으며, 번역기 돌리니깐 애드워드 테스트라고 나오네요.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어서 제가 적당한 이름 찾아 바꿨습니다. [본문으로]
  2. 예상(霓裳) 무지개와 같이 아름다운 치마라는 뜻으로, 신선의 옷을 이르는 말. -네이버. 검색해도 안 나오네요. 우리가 말하는 '뒷골목' 이나 유흥가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