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51화

by hyuny07 2019. 5. 19.

마법 살인범 06. 오도하다.

 

이후에는 조정이 저주 문양의 대략적인 특징과 기원의 발전에 관해 설명했다.

 

다방면의 인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그들 안에 흐르는 핏 속에 무언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그들의 만남을 설명할 수 없는 인연이 이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조정과 이야기할수록 점점 더 불타올라, 나중에는 포증이 끼어들 틈조차 없었다.

 

이제는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기까지…….

 

그들은 감싸던 서먹함은 어느새 대화와 함께 말끔히 사라지고 없었다.

 

대화가 마무리될 즈음, 조정은 S.C.I.의 조사 협조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내일 S.C.I. 사무실에서의 만남을 약속한 뒤, 일단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어 찌된 일인지 현관문을 나서는 사람들은 올 때의 네 명이 아닌, 세 명뿐이었다.

 

리스본이 백치의 옷을 꽉 물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백치를 잡아끄는 것이 한 마리의 고양이라면, 사람들은 그를 잡 당겨 빼냈을 것이다.

 

또 만약, 백치를 잡아끄는 것이 한 마리의 강아지라면, 사람들은 그를 잡아당겨 빼냈을 것이다.

 

하지만~~ 백치를 잡아끄는 것은 엄청난 몸짓을 자랑하는 성년의 수사자였다!!!

 

그래서 포증,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어쩔 수 없단 이유로 냉정하게 백치를 조정의 집에 내버려 두고 집을 나섰다.

 

내일 조정과 함께 경찰청에 오라는 명령까지 내리고서.

 

…….…….

 

노인이 사람들을 배웅하러 나가자 응접실에는 조정, 백치, 리스본만 남았다.

 

어색한 분위기 흘렀다…….

 

…… 이름이 백치였구나.”

 

조정이 흘깃 백치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이제야 알았네.”

 

백치가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맞아. 넌 그때 나를 항상 어이아니면 거기 꼬마라고 불렀으니깐.”

 

큼큼.”

 

조정은 요란하게 목을 가다듬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얘는 왜 이렇게 까칠하냐~~

 

백치는 당장이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리스본을 보자 선뜻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게다가 솔직히 자신도 오랜만에 만난 리스본과 좀 더 있고 싶었다.

 

조정과 백치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을 때, 사람들을 배웅하고 돌아온 노인이 응접실로 들어왔다.

 

그는 백치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백치 도련님, 오늘 밤은 도련님이랑 같이 주무시죠.”

 

?”

 

?”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입을 반쯤 벌린 채 멍하니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리스본은 보통 도련님과 같이 잡니다. ……그러니…….”

 

그때 조정에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이 백치와 관계를 풀어낼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조정은 백치에게 한 발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애써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범 말이 맞아, 우리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잖아. 그동안 쌓인 얘기도 많…….”

 

조정의 말에  백치는 코웃음 쳤다.

 

그는 어깨에 올려진 조정의 옷소매를 집게손가락으로 살짝 집어 들고서 마치 벌레를 털어내듯 조정의 옷소매를 자신과 가능한 먼 곳으로 던져 버렸다. 그런 다음 자신의 어깨를 진저리치며 툭툭 털어냈다.

 

백치의 움직임을 따라 조정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갔다. 그는 백치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죽었어, 이 꼬마 녀석~~~

 

 

오늘 밤에는 수확이 꽤 많았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흡족한 기분으로 포증의 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 앉은 포증과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경찰청으로 가는 내내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러다 문득 포증은 쟌 자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는것을 깨달았다.

 

마침 신호 대기로 차가 멈춘 틈을 타 뒷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바이 위탕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었다.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바이 위탕은 요 며칠간 쟌 자오가 매우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신경을 쏟으며 사건 해결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건…… 파렴치한 살인범의 손에 희생된 무고한 어린 생명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가 쟌 자오를 크게 자극한 것이 분명했다.

 

쟌 자오는 자신과는 달랐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순수 학자일 뿐 경찰이 아니었다.

 

……이런 피비린내 나는 살육 사건이 그를 정말로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바이 위탕은 흘러내린 쟌 자오의 머리를 다정한 손길로 쓸어 올렸다.

 

그의 눈빛에서 쟌 자오를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을 바라보던 포증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얘네들……

 

경찰청에 도착하자 바이 위탕은 잠들어 있는 쟌 자오를 자신의 차로 옮기려고 했다.

 

그를 빨리 집으로 데려가 침대에서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의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갔다.

 

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려댔다.

 

쟌 자오가 깰까 싶어 황급히 전화를 받아 들자 수화기 너머로 왕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 여자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안 좋다니?”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찡그렸다.

 

어떻게 된 건데?”

 

자기는 꼭 돌아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만약 안 돌아가면 사람이 죽을 거라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의 왕조의 목소리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이 위탕은 이해가 되지 않는 얼굴로 되물었다.

 

사람이 죽는다니?”

 

우리가 가 보자.”

 

바로 옆에서 쟌 자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을 귀에 댄 채 고개를 돌리자 언제 깼는지 쟌 자오가 시트에 앉아 뻐근한 목을 주무르고 있었다.

 

우리가 곧 가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은 바이 위탕은 쟌 자오의 목덜미를 매만지며 물었다.

 

요즘 목이 자주 아파?”

 

~~, 조금.”

 

쟌 자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바이 위탕은 쟌 자오의 목과 어깨를 부드러운 손길로 주물렀다.

 

가만히 그의 손길을 받던 쟌 자오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숨을 깊게 내쉬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올라탔다.

 

유치장 입구에 도착하자 안에서 여자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때마침 왕조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안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대장!”

 

자료 조사는?”

 

바이 위탕이 물었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왕조가 그에게 문서 한 부를 건넸다.

 

"이름 공려평(孔丽萍). 31살에 S시의 한 무역회사 회계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남편이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혼자서 두 살도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잘 지내지 못한다고 말하려 했군.”

 

자료를 넘겨보며 바이 위탕이 중얼거렸다.

 

그녀가 안 돌아가면 죽는다고 했나요?”

 

쟌 자오가 물었다.

 

~~~”

 

왕조는 지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기가 집에 혼자 있어서 만약 내일 아침까지 돌아가지 않는다면, 아기가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찡그린 채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고양아, 지금 심문할까?”

 

쟌 자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인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럴 수밖에 없겠어.”

 

 

왕조는 다시 유치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공려평에게 지금 심문할 것이며, 협조만 잘하면 빨리 끝내줄 수 있다고 말하자 공려평은 그 즉시 조용해졌다.

 

왕조는 공려평을 심문실로 데려갔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심문실을 가는 대신 우선 심문실을 지켜볼 수 있는 관찰실로 들어갔다.

 

특수 유리를 통해 바라본 공려평은 31살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나이 들어 보였다.

 

평범한 외모에 맨 얼굴의 피부는 거칠었고, 헝클어진 머리는 귀신이라고 오인할 만큼 길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허름한 옷이 그녀의 생활수준을 말해주고 있었다.

 

쟌 자오는 공려평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관찰했다.

 

초조한 듯 눈을 연신 깜박거리고, 가끔씩 오른손으로 왼손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바이 위탕은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그의 안색이 이상했다.

 

고양아, 무슨 문제라도 있어?”

 

걱정스러운 듯 묻는 목소리에 쟌 자오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바이 위탕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녀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

 

거짓말?”

 

바이 위탕은 눈썹을 치켜떴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녀는 매우 불안해하고 있어…….”

 

쟌 자오는 다시 공려평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쉴 새 없이 왼쪽 아래를 바라보고 있지? ……그건 그녀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지금 상황은 그녀가 꾸며낸 거야.

그리고 옷은 매우 허름하지만, 지저분하지 않아. ……이건 그녀가 매우 조리 있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표정은 초조하고 무언가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결코 아이를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니야…….”

 

바이 위탕은 굳은 표정으로 공려평을 슬쩍 흘겨보았다.

 

고양아, 지금 네 말뜻은…… 저 여자가 고의로 붙잡혔다는 거야?”

 

쟌 자오는 턱을 긁적이며 미소 지었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그녀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 하지만 직접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었던 거.”

 

그럼…….”

 

바이 위탕이 두 손바닥을 비비며 물었다.

 

우리가 어떻게 하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장계취계!!! (将计就计 - 상대의 계략을 알고 역 이용하다)

 

계책을 세운 뒤, 두 사람은 심문실로 들어갔다. 맞은편 의자에 앉자 공려평이 서둘러 말을 꺼냈다.

 

경찰 선생님, 길어지면 안 돼요. ……제 아이가 집에 있어요. ……아직 어린애인데 혼자 있으면…….”

 

이러면 어떻습니까.”

 

바이 위탕이 말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한 가지 제안했다.

 

저희가 복지 직원을 집에 보내 심문이 끝날 때까지 아이를 돌보도록 하죠.”

 

! 아뇨!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

 

공려평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황급히 손을 흔들며 빠르게 말했다.

 

제 아이는 낯가림이 심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제가 없으면 울 거예요…….”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쟌 자오가 눈짓으로 물었다.

 

어때?

 

바이 위탕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공려평이 경찰에 연행된 지 최소 4시간이 지났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 엄마가 복지 직원을 거절한다는 건…… 아이에게 애정이 없거나 혹은 아이가 매우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거나, 이 두 가지뿐이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바이 위탕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말했다.

 

짧게 묻죠. 어젯밤에 유치원에 간 것도 당신입니까?”

 

…….”

 

공려평은 시선을 떨어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예요.”

 

살인 사건 현장에 왜 간 거죠?”

 

쟌 자오가 물었다.

 

……그게 혼령에게 돈을 태우려고…….”

(*중국의 제사 풍습 중 하나로 종이로 만든 가짜돈- 지전(纸钱)-을 태우면 그 연기가 하늘에 있는 죽은자에게 자신의 애틋한 마음과 소원도 함께 전달된다고 믿는다.)

 

당신이 태운 건 지전이 아니라 부적이었어요.”

 

쟌 자오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무슨 종교 행위 같네요. ……아니면 당신은 이 사건이 사람이 한 짓이 아니라고 확신이라도 하나 봐요?”

 

공려평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맞아요. , 저는 귀신이…….”

 

목소리가 떨렸다.

 

누구의 귀신입니까?”

 

바이 위탕이 물었다.

 

혹시 서가려?”

 

그 말에 공려평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쟌 자오는 테이블에 한쪽 팔꿈치를 대고 손바닥으로 턱을 괸 채 엄숙한 목소리로 물었다.

 

서가려는 어떻게 죽었죠?”

 

……걔는 살해당해서…….”

 

범인은요?”

 

……저는 몰라요.”

 

바이 위탕은 서류 한 장을 꺼내 공려평 앞으로 들이밀었다.

 

어린 시절, 당신은 서가려와 같은 무용학교에 다녔습니다. 서가려는 그 학교 탈의실에서 사망했구요. ……당신, 여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

 

공려평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었다. 세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한참 뒤, 고개를 들은 그녀는 결심한 듯 숨을 깊이 들이쉬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려는…… 그 연쇄 살인범이 죽인 게 아니에요.”

 

그럼 누가 죽였습니까?”

 

공려평은 고개를 저었다.

 

저는 몰라요. ……,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죽어 있었어요.”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우리는 단지…… 단지 현장을 조작했을 뿐이에요.”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서로를 돌아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럼 그 마법진을 당신이 그렸다는 겁니까? 왜 현장을 위조해 진범을 도와준 겁니까?”

 

우리는…….”

 

공려평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는 노는 데 정신이 팔려서……. 평소에 가려는 우리를 무시하곤 했어요. 그게 너무 미워서 혼내주고 싶은 마음에…….”

 

바이 위탕이 쟌 자오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이 거짓말도 너무 뻔한데?

 

쟌 자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그에게 지시했다.

 

장계취계!

 

…………

 

그래서 이번 사건을 서가려가 복수하러 왔다고 여긴 건가요?”

 

쟌 자오가 물었다.

 

…….”

 

공려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진진은…… 그때 우리랑 함께 있었어요."

 

쟌 자오는 종이와 펜을 꺼내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그때 당시에 당신과 함께 현장을 조작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요.”

 

공려평은 테이블 위의 종이와 펜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다. 이윽고 그녀가 가늘게 떨리는 손을 들어 펜을 집어 들었다.

 

공려평은 이름들을 한 줄로 길게 쓰고 나서 종이를 다시 두 사람 쪽으로 내밀었다.

 

바이 위탕은 종이 위의 이름은 보지도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돌아가도 됩니다.”

 

……?”

 

공려평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이 위탕을 바라보았다.

 

돌아가도 된다고 했습니다. 아니면, 뭐 더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습니까?”

 

바이 위탕이 사무적인 태도로 물었다.

 

…… …… 아뇨.”

 

공려평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이블을 돌아 두 사람의 옆을 지나쳐 걸어가던 그녀는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서더니 다시 두 사람 곁으로 되돌아왔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경찰 선생님들. …………서가려는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혹시 아시나요?”

 

여동생?”

 

……. 가려와 여동생은 고아였어요.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입양되었는데……. 그래도 두 사람의 사이는 정말 좋았어요.”

 

그 여동생의 이름이 뭡니까?”

 

바이 위탕이 물었다.

 

…… 그게…… 저도 잘 몰라요. 본 적도 없고……. , 그렇지만 항상 가려가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리고는 공려평은 서둘러 밖으로 걸어 나갔다.

 

문이 닫히자 바이 위탕이 쟌 자오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때, 고양아? 그녀가 일부러 서가려 사건에 대해 알려 준 것 같지 않지 않아?”

 

맞아. 그리고 또 있어!”

 

쟌 자오는 싱긋 미소 지었다.

 

우리한테 서가려의 여동생이 있다는 걸 일부러 알려줬다는 거야.”

 

바이 위탕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왕조, 여자의 뒤를 쫓아.”

 

.

 

전화를 끊고 왕조는 경찰청의 나서는 공려평의 뒤를 조용히 따라붙었다.

 

바이 위탕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잠깐사이에 쟌 자오의 얼굴이 창백해져 있던 것이다.

 

고양아, 너 왜 그래?”

 

? …… 그냥 위가 좀 아파서 그래.”

 

쟌 자오는 그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맞다. 그 종이에 쓴 이름이 누구야? 다음 사건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잖아.”

 

하지만 바이 위탕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길로 쟌 자오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정말 괜찮아? 병원 갈까?”

 

안 아팠던 것도 아니고~~ 호들갑 떨기는.”

 

그리고는 바이 위탕의 손에 잇던 종이를 잽싸게 빼앗아 들었다.

 

어디 보자~~ 장진진(张真真), 심영(沈灵), 안경요(安庆瑶), 이솜(李絮)……

 

?!”

 

바이 위탕이 깜짝 놀라 외쳤다.

 

그는 종이를 뺏어 들고 뚫어질듯 한 이름을 노려보았다. 어리둥절해진 쟌 자오가 물었다.

 

왜 그래?”

 

이 이름 말이야. ……이솜…….”

 

바이 위탕은 손가락으로 종이 위의 이름을 가리켰다.

 

문제가 아주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