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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타요/BL수액

[BL영화/리뷰] 햇빛이 들린다 (I hear the Sunspot , 2017)

by hyuny07 2018. 6. 27.

사랑 앞에 장애는 더 이상 벽이 아니다.

본 리뷰는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편집으로 스토리 이해도 상승

좋음.

BL입문자에게 강력추천! 영화는 짧지만, 사랑을 키우고, 청각장애를 이해하는 좋은 영화예요.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가면서 뒷사람 걱정 없이 볼 수 있는 BL영화입니다.

 

<햇빛이 들린다>는 원작을 보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어요. 원작의 천천히 커가는 사랑이 영화에서 아주 잘 표현됐어요.

가난한 캐릭터는 한 켤레의 신발만 신고 나오고, 귀가 들리지 않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주변 소리 잘 들리지 않게 설정한 점이 좋았어요. 

 

괜찮음.

세세한 연출은 좋았지만, 세세한 연기의 부족함이 느껴져 그 부분이 아쉬워요.


 

영화의 새소리에 대하여.

밤에 비가 오는 것을 보고 잠이 들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면, 저는 가만히 눈을 감고 밖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습관이 있어요. “짹짹새소리가 들린다면, 비가 그친 것이고,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비가 여전히 온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죠.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얼추 맞으니 비가 오는 날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영화는 대학교를 배경으로 야외장면이 많아요. 야외장면이 많은 만큼, 외부의 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그중에 특히 새소리가 많이 들려요. 무조건 야외장면에서 새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타이치가 코헤이를 만났을 때만 새소리가 들려요

비가 그치고 태양이 보이면 새소리가 들리 듯, 햇살=타이치가 보이면, 새소리가 들린다고 이해했어요.

영화는 코헤이의 비중이 크고, 코헤이의 생각이 이야기를 끌어 가요. 코헤이의 독백을 들으며 타이치와 코헤이의 감정변화도 추측해 볼 수 있죠.

저는 영화의 배경음이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에서 자주 들리는 배경음은 마치 나뭇잎 끝에 맺힌 이슬이 한 방울씩 연못 위로 떨어지며 생기는 물결을 떠올리게 해요소리의 파동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낮은 음의 피아노 연주도 들려요. 피아노로 연주한 배경음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서, 밝은 타이치와 어두운 코헤이 둘에게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원작과 전체적인 흐름은 같지만 다른 점들도 존재해요. 원작을 다시 보지 않았다면 그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전체적 감정의 줄기는 바꾸지 않은 채 세세한 수정이 있었어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원작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면서 두 작품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본 영화의 세세한 점은 타이치의 신발이에요.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고 돈이 없어 학식도 못 먹고 굶는 타이치는 영화 내내 한 켤레의 신발만을 신고 나와요. 예전에 드라마의 컨셉이 빈곤’, ‘가난인데, 몇 십 만원 신발을 신고, 몇 백 만원 가방을 매고 나오는 걸 보고 몰입도가 뚝 떨어져 그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코헤이는 2~3켤레의 신발을 번갈아 신어요.)

리뷰를 마치며.

저에겐 너무나도 따뜻한 BL영화였어요. 예전 실사영화처럼 오글거리는 점도 없었고, ‘BL이니깐 괜찮다라는 억지 스토리도 없었어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에요. 진지하고 안타까움이 느껴져야 할 장면에서 배우표정을 보면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와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원작은 사랑과 청각장애를 담고 있어 일반 만화책보다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런 원작 속 내용을 1시간이 조금 넘는 영화에 다 담아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어쩌다 내 이름을 불러준 그 목소리를 나는 문득 사랑하였다.- 짝사랑, 이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