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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14화

by hyuny07 2018. 8. 26.

원작 소설은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소개는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숫자 살인범 14. 리 페이판

 

 

경찰차 몇 대가 빠른 속도로 C대 심리학과 빌딩 앞에 멈춰 섰다.

 

뒤이어 공손도 부랴부랴 차를 몰아 도착했다

.

경관은 사건 현장에 황색 로프를 쳤고, 학교의 경비원은 주변에서 구경하던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현장은 질서정연해졌지만, 학교 전체는 여전히 술렁였다.

 

리 페이판 같은 모범생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옥상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학교 측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장조사를 마친 형사들이 사건을 모살[각주:1]이라 규정하자 또다시 학교가 술렁였다.

 

학교 측은 즉각 휴교령을 내리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S.C.I.는 몇조로 나뉘어 조사를 진행했다.

 

왕조와 몇몇 기술자들은 옥상에서 샘플 채취하고 장용과 서경은 함께 리 페이판의 동기생을 찾아 나섰다.

마한은 리 페이판의 기숙사를 조사하고, 공손은 현장감식, 조호가 목격자 진술을 받았다.

 

한편,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S.C.I.공무 수행용 버스 안에서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쟌 자오는 심각한 얼굴의 바이 위탕을 바라보며 물었다.

 

"?"

 

"조금 괜찮아졌어?"

 

"괜찮아."

 

쟌 자오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바이 위탕은 싱글싱글 웃으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리 페이판이랑 너랑 무슨 관계냐?"

 

"뭐라고?!"

 

쟌 자오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자자, 우선 화 좀 가라앉혀. ?"

 

바이 위탕은 빠르게 손을 뻗어 쟌 자오를 다시 의자에 앉히며 물었다.

 

"너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특별히 인상 깊었던 거나, 그가 한 말 중에 기억 남는 거 있어?"

 

쟌 자오는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했다.

 

"딱히 없는 것 같아.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고는 그가 공부를 잘했다는 거랑 매번 내 수업에서 질문을 많이 했다는 거야."

 

"무슨 질문?"

 

"모두 수업에 관련된 거였어. 별로 특별한 건……."

 

"이 사진은 언제 찍은 건지 알겠어?"

 

바이 위탕이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전혀 기억이 안 나."

 

"'1, 3, 5'이 숫자는?"

 

쟌 자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

 

바이 위탕도 한숨을 내쉬었.

 

"나에게는 말이지, 고양아. 이 녀석은 옥상에서 뛰어내릴 때 핸드폰을 쥐고 있었어.

그 핸드폰의 배경화면은, 바로 너고. 이건 마치 비운의 사랑 같아 보여."

 

"생쥐! 지금은 농담할 때가 아니야."

 

쟌 자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아……."

 

바이 위탕은 손가락을 뻗어 쟌 자오의 미간 사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네 기분 좀 풀어주려고 그랬어, 그렇게 화내지 마."

 

쟌 자오는 그를 힐끗 보고 다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았다.

 

"이번에는 정말 아무런 단서가 없네. 하지만…….나는 그가 나한테 뭔가 알려주……."

 

didididididi

 

쟌 자오의 말을 끊으며 바이 위탕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어댔다. 마한의 전화였다.

 

"대장, 리 페이판의 기숙사에서 몇몇 의심 가는 물건이 나왔어요. 빨리 와 보세요."

 

"뭐가 나왔는데?"

 

마한의 전화는 바이 위탕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말로 하기가 좀……. 아무튼, 오시면 알아요. 쟌 박사님이랑 빨리 오세요."

 

마한의 전화를 끊고 두 사람은 그 즉시 달려나갔다.

 

 

 

리 페이판의 기숙사는 C대 캠퍼스 동쪽에 위치한 신축 건물이다.

최신 시설 완비에 실내 인테리어도 가능한 비교적 호화로운 원룸형 기숙사로 학교 측은 공부 잘한다는 이유로 리 페이판에게 특별히 장려했다.

 

이 기숙사 건물 3층 301호가 리 페이판의 방이였다.

 

그의 방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처음 받는 인상은 깔끔함이다. -비록 지금은 증거물 수집으로 어지럽혀졌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 먼지 한 톨 없는 바닥, 가지런한 책장 등은 마치 호텔 방을 연상케 한다.

 

 

기숙사까지 뛰어 온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리 페이판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한은 침대 옆에 웅크려 앉아 있었고, 그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마한이 두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우선 이걸 좀 보세요."

 

마한은 침대 위에 있던 십여 권의 앨범 중 한 권을 두 사람에게 건넸다.

 

받아든 앨범의 첫 장을 넘겨 본 순간, 두 사람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앨범에는 쟌 자오의 사진이 빼곡했다.

 

거의 매일 찍은 듯 보이는 사진들은 날짜와 함께 앨범에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 위에 놓여있던 십여 권의 앨범에도 모두 쟌 자오의 사진뿐이었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해 언뜻 보기에도 수천 장에 이르렀다.

 

또한 사진에 적힌 날짜들은 리 페이판이 쟌 자오를 몰래 미행한 것이 근 1년이 된다는 것을 나타냈다.

 

바이 위탕은 앨범을 몇 장 뒤적이다 침대로 내팽개치며 작게 욕을 내뱉었다.

 

"엄마야, 이거 완전 심리변태잖아."

 

앨범을 넘겨보던 쟌 자오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가 나를 미행한 건가?"

 

"게다가 1년씩이나!"

 

바이 위탕이 쟌 자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고양아! 너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1년씩이나 널 미행하는데 모를 수가 있지?"

 

쟌 자오가 눈은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자 이를 보던 마한이 살짝 웃음 지었다.

 

"별로 이상한 게 아니야! 이 사진들은 아주 먼 곳에서 찍은 거라고! 보통 사람들은 눈치 챌 수도 없어!"

 

"? 네가 어떻게 알아?"

 

바이 위탕이 의혹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한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신 대답했다.

 

"제가 공군에 있을 때 이 방면의 훈련을 받았거든요. 보세요, 이 사진들. 어떤 건 배경도 흐릿하고, 또 어떤 건 높은 곳에서 당겨 찍은 것도 있잖아요."

 

마한은 두 사람에게 사진을 몇 장 더 건네며 덧붙였다.

 

"거리가 적어도 백 미터는 될걸요.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녀석이 모두 사격 각도로 찍었다는 거예요. "

 

"사격 각도?"

 

"먼 거리를 찍을 때, 사람들은 미세하게 초점을 바꿀 줄 모르니깐 찍고 나면 이게 뭘 찍은 거야! 한단 말이죠.

근데 만약 사격이라면 각도 변화를 통해서 최적의 사격 포인트로 찍을 수 있어요. "

 

마한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가리켰다.

 

"여기."

 

다시 심장을 가리키며.

 

"여기."

 

두 사람은 마한이 건넨 사진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사진에는 모두 최소 한 점의 사격 타점이 있던 것이다.

 

"이 녀석, 전문 훈련받은 건가?"

 

마한에게 묻는 바이 위탕의 목소리가 당혹감으로 떨렸다.

 

마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총을 쏘기 위해 사진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습관이라는 게 일단 한 번 길러지면 고치기 힘들죠. 저는 감히 그가 아마추어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장하군!"

 

바이 위탕이 마한의 어깨를 두드리며 칭찬했다.

 

"이거야말로 단서야! 마한, 네가 이 분야 전문가니깐 조사는 너에게 맡길게!"

 

"!"

 

수줍어하며 대답하는 마한이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두 사람 앞에서 열어 보였다.

 

"그리고 이거요!"

 

두 사람이 들여다본 상자에는 아니나 다를까 쟌 자오의 사진이 들어 있었고 사진과 함께 있던 카메라에도 모두 쟌 자오의 모습만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앨범 속 사진과 다른 점이 존재했다.

그건 사진의 초점이 쟌 자오가 아닌, 검은색 혼다 차량이었던 것이다.

 

"이 차……."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을 바라보자 바이 위탕은 확신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틀림없어! 바로 그 차야!"

 

바이 위탕은 사진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고양아, 네 학생이 너에게 무언가 말하려고 그랬던 거야! 그가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은 위험합니다!"

 

……!……

 

바이 위탕의 말을 듣고 쟌 자오는 사진을 다시 바라봤다.

 

사진 속 차에는 붉은색 동그라미가 처져 있었다.

 

확실히 리 페이판은 쟌 자오를 몰래 미행하다 이 차의 존재를 알게 된 듯했다.

 

바이 위탕은 사진을 다시 상자 속에 넣으며 마한에게 말했다.

 

"사진들 모두 장평에게 기술 분석 의뢰해. 단서가 발견될지도 몰라."

 

바이 위탕은 쟌 자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가 불안해하며 널 본 이유가 이거였군. 아마도 그는 네가 위험할까봐 두려웠던 거야."

 

"네 말은, 그가 왜 혼자 옥상에 올라갔냐는 거야?"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을 돌아보며 물었지만 바이 위탕은 입을 다물었다.

 

쟌 자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는 나를 위해 죽은 거구나."

 

 

 

 

 

  1. 미리 계획하여 사람을 죽이는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