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은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소개는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 좋아요, 댓글, 방명록 남기시면 번역 안 올라옵니다.
*두 주인공을 제외한 형사들 이름은 (제가)외우기 힘들어서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숫자 살인범 25. 암시
(S.C.I. 드라마 5화부터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첸징이 적은 주소대로 허 교수의 개인 진료실로 차를 몰았다.
S시의 비교적 저급한 술집이 즐비한 거리. 그곳이 두 사람의 도착지였다.
두 사람은 차에 탄 채 술집 거리를 뱅뱅 돌며 건물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차에서 내려야만 했다.
바이 위탕의 스포츠카가 너무 눈이 띠었기 때문이었다.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두 사람은 다시 술집 거리로 들어가 건물 찾기를 계속했다.
술집 거리는 여러 가게가 한데 뒤섞여 있었다. 술집과 노래방 등 모두 음악과 여색을 즐기는 가게뿐이었다. 거리에는 괴상한 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쉼 없이 지나다녔다.
쟌 자오는 종이에 적힌 주소와 건물 달린 문패를 번갈아 보며 찾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이 위탕이 그를 잡아당기더니 어깨를 감싸 안았다.
“왜 그래?”
쟌 자오는 어깨를 살짝 떨며 곁눈질로 바이 위탕을 올려다봤다.
“쉿.”
바이 위탕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
“뒤 돌아보지 마. 누가 우리 뒤를 미행하고 있어.”
……!……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발견된 거야?”
쟌 자오의 어깨가 흠칫하고 살짝 떨렸다.
바이 위탕은 생긋 웃었다.
“네가 생각하는 거랑은 다른 것 같은데.”
“무슨 뜻이야?”
“조금만 있으면 알게 돼.”
바이 위탕이 그의 어깨를 감싼 채 인적이 없는 골목으로 발을 옮겼다.
뒤에서 골목길로 따라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로 보아 상대는 한 명이 아니었다.
바이 위탕이 걸음을 멈추자 따라오던 사람들이 빠르게 두 사람을 포위하듯 에워 쌌다.
양쪽으로 두 명씩. 총 네 명이었다.
쟌 자오는 그 네 명을 빠르게 관찰했다.
모두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얼굴로 펑키한 옷을 입을 네 명의 몸에는 온통 문신이 감싸고 있었다. 게다가 감히 따라 하기도 어려운 독특한 헤어스타일은--코스프레?? 두 명은 꽤 잘 사는 집 같았다.
“어이 돈 좀 내놔봐.”
네 명 중 가장 껄렁해 보이는 남자가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의 얼굴을 살짝 올려다보았다. 그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하긴 형사 팀장을 협박하다니... 바이 위탕이 태어난 이래 아마 처음 일거야.
"뭐, 돈이 없어도 괜찮아."
앞을 포위하던 다른 양아치가 그렇게 말하고는 씩 웃으며 쟌 자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우리랑 놀아도 괜찮……."
그의 손이 쟌 자오의 턱에 닿을 듯 가까워지는 순간,
'뚜둑' 소리가 골목길에 울렸다.
잠시 멈칫한 건달들은 소리의 근원을 깨닫고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크억!"
조금 전 쟌 자오에게 손을 내밀던 건달이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자신의 손을 감싼 채 비명을 내질렀다.
그의 손가락이 차마 보기 힘들 정도로 꺾여 있었다.
당황한 다른 건달들은 서로의 얼굴만 돌아볼 뿐이었다.
그 틈에 바이 위탕이 쟌 자오에게 소근 거렸다.
“지난번에 가르쳐 준 그 기술, 기억해?”
쟌 자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전 기회를 쉽게 접할 수 없는 만큼 쟌 자오는 지금 몸이 근질근질 거려서 견디기 힘들었다.
흥분으로 가득한 쟌 자오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바이 위탕은 못 말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세 명의 건달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던 건달들이 갑자기 고함을 내지르며 바이 위탕과 쟌 자오에게 달려들었다.
바이 위탕은 앞서 달려오는 두 명의 건달을 막아섰다.
나머지 한 명의 건달이 쟌 자오에게 달려들었다.
쟌 자오는 이전 바이 위탕이 알려준 기술을 떠올렸다.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방보다 한발 앞서, 오른발을 내 딛고, 오른팔로는 상대의 팔을 붙잡는다. 왼손으로 상대의 왼쪽 어깨를 붙잡고, 왼쪽 다리를 상대의 왼쪽 다리 밖으로 걸고, 허리를 굽히며, 양손을 오른쪽 아래로 당겨, 상대의 몸을 앞쪽으로 내던진다.”
‘쿵’
건달이 날아가듯 내던져지며 진흙탕 속으로 빠져버렸다.
“예~~”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돌아봤다. 이미 두 명의 건달이 그의 발밑에서 뒹굴고 있었다.
“너무 짜릿해. 한 번 더 하고 싶어!”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을 향해 눈을 빛내며 다시 한번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무 귀여웠다.
바이 위탕은 그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에 품에 안고 키스……하고 싶었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안 그러면 이번엔 자신을 향해 저 기술을 썼으리라.
바이 위탕은 쟌 자오에게 손을 뻗는 대신 쓰러져 있는 양아치를 향해 손을 뻗어 그를 일으켰다.
"아직도 계속할 건가?"
"아, 아뇨……. 그……천, 천만에요."
엉거주춤 일어선 건달이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부정했다.
바이 위탕은 주소가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그럼 여기 주소 좀 봐봐."
"이 근처 맞죠?"
바이 위탕 옆에서 쟌 자오가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
건달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소를 보더니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맞아요. 저기 앞이에요."
바이 위탕은 여전히 잡고 있던 건달의 손을 놓으면서 주변을 돌아봤다. 방금 전까지 쓰러져 있던 다른 건달들은 어느새 도망치고 없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는 듯 여전히 겁먹은 표정의 건달을 내버려둔 채 그가 가리킨 건물로 걸음을 옮겼다.
건물은 2층짜리 건물로 지어진 지 오래된 듯 외벽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출입구를 담당하는 셔터는 이미 제 역할을 다 못하고 삐뚜름하게 반쯤 열려 있었고, 살짝 들여다본 안은 기다란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바이 위탕은 휴대용 손전등을 꺼내 안을 비춰 살피다 쟌 자오를 돌아보며 둘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쟌 자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이라고 대답하고 바이 위탕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발소리를 죽이며 조심조심 건물로 들어섰다.
첸징의 말에 의하면 진료소는 2층에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자 불빛 하나 없던 1층과 다르게 미약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방이 있었다.
앞서 걷던 바이 위탕이 손전등을 끄고 뒤를 따라 올라온 쟌 자오를 막아섰다.
영문도 모른 채 발을 멈춘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이 총을 꺼내 들고 자신의 코를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며 냄새에 집중하자 피비린내가 맡아졌다.
그 즉시 쟌 자오도 총을 꺼내 들고 초초하게 바이 위탕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왼쪽과 오른쪽으로 훑어져 천천히 방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은 잠그지 않은 상태로 살짝 닫혀만 있었다.
바이 위탕이 발을 이용해 문을 살짝 열어 안으로 들여다보았다. 방 안은 전등이 어두침침한 붉은 빛을 내고 있었다.
또다시 짙은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자 쟌 자오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 정도의 피 냄새가 난다면 그 대상은 살 수 없으리라. 쟌 자오는 그렇게 생각했다.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동시에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깜짝 놀라며 발을 멈춰야만 했다.
꼿꼿한 자세로 허 교수가 땅바닥에 쓰러져 있던 것이다. 그의 목에서 흘러나온 피로 상의는 이미 제 색깔을 잃은 채 붉게 물들어 있었다.
흘러나온 혈액의 색과 응결 상태로 판단했을 때 그가 사망한 지는 최소 24시간은 지난 듯 보였다.
얼마 전까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허 교수의 죽음 앞에 쟌 자오는 이런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동시에 바이 위탕이 사건 발생을 알리며 S.C.I.팀원들을 호출하는 목소리가 귀가에 와 박혔다.
얼마 안 가 경찰차들이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달려왔다.
낡은 건물 주위에 황색 경계선이 쳐졌다. 점점 몰려드는 구경꾼을 제지하는 경찰들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쟌 자오는 경찰차 옆 멍하니 앉아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
곁에 다가온 바이 위탕이 그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물었다.
양손으로 받아든 커피의 온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쟌 자오는 그제야 자신의 몸이 얼어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너는 괜찮아?"
쟌 자오가 묻자 바이 위탕은 옆에 털썩 앉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일이 뜻대로 안 풀리네."
"응. 허 교수를 찾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설마 살해당할 줄이야."
쟌 자오는 그렇게 말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맛없어."라고 툴툴거렸다.
바이 위탕은 "장 박사가 유력한 용의자야."라고 단정하며 말한 뒤에,
"맛없어?"
라고 화제를 바꾸며 그의 커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건네받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바이 위탕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이 커피는 먹는 것보다 손난로 대용으로 쓰는 게 훨씬 낫겠어.”
바이 위탕의 말에 쟌 자오는 고개를 숙이고 푸훗 웃음을 터트렸다.
"웃어? 죽을래 고양이?!"
그러면서 바이 위탕은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네가 위로를 너무 못하잖아!"
쟌 자오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이런 건 너랑 너무 안 어울려."
"너 아직도 웃을 거야?"
바이 위탕은 쟌 자오의 어깨를 쓰다듬으면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난 만능인이라구!"
“대장, 현장 조사 끝났습니다.”
바이 위탕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단서라도 나왔나?"
왕조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별로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검시관도 아직 흉기를 특정 짓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장용이 있는 곳은요?"
쟌 자오가 곁에서 물었다.
"방금 통화를 했습니다만, 그쪽에서도 장 박사를 찾지 못해 계속 수색 중이라고……."
왕한이 덧붙였다.
"학교 근처에서 잠복하고 있는 서경 쪽에서도 장 박사를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건 마치 증발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래. 수색을 계속하라고 해."
"네."
왕조가 보고를 마치자마자 바이 위탕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착신 표시를 본 바이 위탕은 “포 선생이 웬일이지?” 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전화는 대략 10초간 지속되었다.
바이 위탕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어가는 걸 보면서 쟌 자오는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
"왜 그래? 무슨 일 생겼어?"
전화를 끊은 바이 위탕이 쟌 자오를 바라봤다.
“조작이 달아났어.”
“……뭐?!……”
쟌 자오는 눈을 크게 뜨며 윗몸을 뒤로 젖혔다.
“어....어떻게 그럴 리가?”
"포증이 우리 먼저 가 있으래. 가자, 고양아."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그대로 차를 향해 달려나갔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는지 바이 위탕이 왕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람을 데리고 따라 와!"
본래 3시간이 걸려야 하는 거리를 바이 위탕은 1시간 만에 도착했다. 자동차를 비행기처럼 모는 그의 모습에서 초조함과 급박함이 느껴졌다.
연구 센터에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 조작의 병실로 달려갔다.
포증은 감옥 앞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발치에 수북이 쌓여있는 담배꽁초만 봐도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두 사람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텅 빈 감방을 바라보며 바이 위탕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포증에게 물었다.
“감시카메라를 보며 얘기하지.”
두 사람을 모니터실로 데리고 간 포증은 곧바로 모니터 앞으로 가 기계를 조작했다.
곧이어 화면에 영상이 띠어졌다.
선명한 화면 속에 나타난 것은 조 작을 데리고 나가는 장 박사의 모습이었다.
"장박의. 42세, 저명한 심리학자로 이 연구센터의 연구원이라 자유롭게 병실을 드나들 수 있는 권리가 있다네."
포증이 짧아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는 이곳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어. 그래서 경비원이 교대하는 정확한 틈을 노려, 사람을 데리고 나간거야.”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며 포증이 말을 이었다.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수배령 내리고 찾으라고 하면 돼. 내가 너희들을 부른 것은 자오가 조작의 방을 좀 봤으면 하는 거야.”
“방이요?”
쟌 자오가 되물었다.
포증은 가볍게 “아.”소리를 내뱉고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지난번에 자오가 단서를 찾지 않았던가?”
그 말에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을 매섭게 노려봤다.
“……”
“나, 난 말 안 했어.”
바이 위탕은 황급히 손을 휘휘 내저었다.
포증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내가 비록 늙었다고는 하지만, 장님도 아니고. 너희 둘이 비밀리 속닥거리는 것만 봐도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지."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서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 포증을 향해 사죄의 뜻으로 살짝 머리를 숙여 보였다.
“됐어. 두 사람은 몸조심하도록 해. 특히 자오는.”
몸을 돌려 나가려는 두 사람을 향해 포증이 덧붙였다.
“그리고 자네 형도.”
곧바로 바이 위탕의 얼굴이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조 작에게 고양이랑 저의 형이 불리하다는 말씀입니까?”
포증은 고개를 끄덕였다.
“형은 당시 그의 비밀을 목격한 사람이니깐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와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습니까?”
바이 위탕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그가 왜 고양이를 해치려고 하는 겁니까?”
바이 위탕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게 마음에 걸렸는지 쟌 자오가 그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바이야, 너무 흥분하지 마."
쟌 자오의 만류에도 바이 위탕의 말투가 거칠게 튀어나왔다.
“그 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왜 입을 다물고 계시는 겁니까? 네? 무슨 말 못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포증은 가만히 두 사람을 바라봤다.
화가 난 바이 위탕을 뒤에서 끌어당기며 어떻게 해서든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쟌 자오. 걱정스러움이 한껏 묻어난 그의 얼굴을 보다 포증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20년 전, 나도 이런 장면을 봤었지.”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러고 두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포증을 돌아봤다.
“……?……”
포증은 구석에 있던 의자를 가져와 앉더니 두 사람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 당시, 나와 윤문도 마찬가지였지. 쉽게 흥분하곤 했거든. 조 작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곁에서 붙들어 줬어. 그러고 나면 우리를 도와 방법을 생각했지. 그 당시 무슨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정말로 다시는 그때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두 사람은 조 작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알겠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두 사람을 보면서 포증은 쓴웃음을 지었다.
“당시의 수사방법은 과거의 수사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거였지. 하지만 조작은 달랐어. 그는 여러 차례 심리 분석 전문 부서의 설립을 건의 했어. 그래서 어땠을 것 같나? 사람들은 그가 내놓은 심리 분석 이론에 비난을 퍼부었고, 심리학 연구원을 모집해 심리 분석하는 걸 모두 허황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해버렸다네.”
“그러니깐, 그는 심리학의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는 건가요?”
쟌 자오가 물었다.
“그래.”
후우, 하고 포증은 담배 연기를 토해냈다.
“그는 심리 암시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고, 다시 심리 분석을 이용해 사람을 구했지……. 그런 방법으로 일찍이 그를 비웃었던 사람들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어.”
바이 위탕이 표정을 조금 누그러트리며 물었다.
“혹시 그가 쟌 자오를 해치려는 것은 질투 때문입니까?”
포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담배를 입으로 옮겼다.
"그가 흡음기를 꽂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젖빛 담배 연기를 길게 토해낸 뒤, 포증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너를 질투하고 윤문도 질투하고 있어.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을 질투하고 있지.”
포증이 다시 두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천재는 언제나 자신의 무대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생각 없는 놈들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해. 그는 그렇게 말했다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이루었지. 단지 자신을 위한 무대를 창조한 것뿐이지만…….”
“만약 당시에 심리 분석을 하는 전문 부서가 있었다면…….”
쟌 자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포증을 쳐다봤다.
포증은 고개를 끄덕이며 쟌 자오를 응시했다.
“그랬다면 자네와 같았을 거야.”
…………거기까지 말한 포증은 입을 다문 채 허공을 응시했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그의 눈에 슬픔과 후회가 가득 떠올랐다. 바이 위탕에겐 익숙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런 표정을 20년간 다른 이에게서 보았었다. 자신의 집 영감도 종종 이런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것이다.
슬픔과 후회가 끝없이 밀려오는지 포증은 그렇게 한참 동안 담배만을 태우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바이 위탕은 어릴 적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남성미가 넘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이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이 위탕은 포증을 바라보며 “담배 좀 적당히 피는 게 어때요?”하고 말했다. 대답을 바라고 말한 것이 아닌지 곧바로 몸을 돌려 “건강에 안 좋습니다.”라고 덧붙이고는 쟌 자오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다시 조작의 감방으로 돌아왔다. 쟌 자오는 감방 구석구석을 세세하게 살피더니 이윽고 조작이 앉아있던 빨간 의자에 앉아 그가 남긴 그림들을 한 장, 한 장 살펴보기 시작했다.
바이 위탕은 감방 밖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쟌 자오가 관찰하는 모습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 창밖의 하늘이 점점 새하얗게 보일 때쯤 쟌 자오가 의자에서 일어나 감방 밖으로 걸어 나왔다.
“고양아?”
쟌 자오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핏기를 잃어 창백해진 얼굴로 힘없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고양아!”
바이 위탕이 다가가려는 순간 쟌 자오가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
급히 손을 내밀며 달려간 바이 위탕이 바닥으로 충돌 직전, 쟌 자오의 팔을 붙잡았다.
“고양아, 너 왜 그래?”
품에 안은 쟌 자오를 내려다보면서 바이 위탕이 그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어디 아픈 거야? 피곤해?”
“아니…….”
바이 위탕의 손길에 쟌 자오는 겨우 정신 차린 듯 그의 손을 가볍게 붙잡았다.
“잠……잠가야 해. 그 그림들을 보면 안 돼.”
그러자 바이 위탕이 "왜?" 라고 물었다. 답답한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깃든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연……연구 센터의 모든 사람들이 위험해. 그들에게 심리 치료가 필요해.”
쟌 자오는 천천히 숨을 몰아쉬며 잠시 안정을 취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조작이 그림 속에 잠재의식을 이용한 암시를 넣어놨어…….일 년 내내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은 자살하거나 살인을 할 가능성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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