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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38화

by hyuny07 2019. 1. 6.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원작 소설 정보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인물 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두 주인공과 서브 커플을 제외한 이름은 (제가) 외우기 힘들어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살인범 훈련소 10. 사랑에 빠지다.

 

심야의 좁고 외진 도로 위, 검은색 벤츠 한 대가 주변 배경색에 녹아든 채 달리고 있었다.

 

차는 근교의 한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은 최근 바이 유탕이 구입한 것으로, 공손의 생일에 오려고 준비해 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두 달이나 빨라질 줄은……생각도 못 했다.

 

 

새우 죽이 담긴 냄비가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말랑말랑한 해황만두[각주:1]가 담긴 찜통에선 뽀얀 김이 뿜어져 나왔다. 한쪽의 프라이팬 위에선 생선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었다.

 

부엌에서부터 흘러나온 냄새는 집안을 돌고 돌아 침실로 날아들었다.

 

침대에서 자고 있던 쟌 자오의 코가 실룩거렸다. 그는 눈을 감은 채 느릿느릿 일어나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힘껏 냄새를 들이마셨다. ~~ 맛있는 냄새~~~

 

바이 위탕은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차례차례 음식을 준비해나갔다.

 

이때쯤이면 고양이가 냄새를 맡고 깨어났겠지?!

 

그러면서 바이 위탕은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노크도 없이 문을 활짝 열자,

 

……역시나.

 

이불을 껴안은 채 침대에 앉아 있는 쟌 자오를 보니, 냄새 때문에 잠이 깨긴 했지만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는 않은 듯했다.

 

바이 위탕은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한쪽에 있는 유리창으

로 다가가 커튼을 활짝 열었다. 투명한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며 쟌 자오 얼굴에

햇살의 끝자락이 닿았다.

 

쟌 자오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가 빛에 적응하려는 듯 몇 번이고 눈을 깜박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바이 위탕은 침대 옆에 조심스럽게 걸쳐 앉았다. 그리고는 쟌 자오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고양아, 일어나."

 

하지만 쟌 자오는 반응이 없었다.

 

2초 정도 후,

 

쟌 자오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침대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켜 세우

며 바이 위탕을 밀쳐내고는 잠옷 소매로 이마를 박박 문질렀다.

 

"고양아! 왜 닦는 거야!"

 

바이 위탕은 장난스럽게 그를 노려보며 외쳤다.

 

"왜 그래? 우리 어젯밤에 잘 이야기 했잖아!"

 

바이 위탕은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더니 묘한 웃음을 흘리며 능청스럽게 물었다.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쟌 자오는 그를 힐끗 곁눈질하더니 갑자기 과장되게 눈을 크게 뜨며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

 

"!"

 

바이 위탕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속았다, 라는 생각과 함께 속에서 열이 올랐다.

 

한 마디 해줄까 하고 침대로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침대가 텅 빈 후였다.

 

언제 내려온 건지 쟌 자오는 잠옷 바람 휘날리며 화장실로 달려가고 있었다.

 

 바이 위탕은 침대에 걸쳐 앉아 허망한 눈으로 그 뒤를 쫓았다.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뺨을 긁적이며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부엌으로 걸음을 옮기는 흰 쥐의 꼬리는 하늘 높이 치켜 올

려져 리듬을 타듯 좌우로 흔들거렸다.

 

화장실에서 쟌 자오는 세면대에 물을 받으며 생각했다.

 

어째서 쥐한테서 레몬 향이 나는 거야?'

 

그리고 그때 쟌 자오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양치컵. 칫솔과 치약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쟛 자오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 안에 있던 치약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확인하듯

치약을 요리조리 살폈다. 곧이어 그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됐다.

 

00치약 레몬 향.

 

역시!

 

그와 동시에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쟌 자오는 허겁지겁 치약을 내려놓고

는 생각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찬물을 연신 얼굴에 끼얹었다.

 

"쟌 자오!! 정신 차려!!"

 

그럼에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치약에 향했다.

 

레몬 맛이야. 한번 해볼까.

 

그는 귀신에 홀린 듯 손을 뻗어 치약을 집어 들었다.

 

그때였다.

 

"고양아."

 

느닷없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쟌 자오는 화들짝 놀라면서 뒤를 돌아봤다. 어느새 다가온 건지

주방에 있어야 할 바이 위탕이 문 앞에 서 있었다.

 

", 궁금한 게……."

 

바이 위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쟌 자오와 자신의 치약을 번갈아 보았다.

 

쟌 자오는 세면대에 치약을 던져 넣고는 별거 아니라는 듯 당당하게 외쳤다.

 

"뭐가 궁금한데? 그냥 한번 봤던 거야. 쓰려던 게 아니라고! 누가 네 치약을 쓴다고 그래! 나는 레

몬 향이 제일 싫어!!"

 

쟌 자오의 말이 끝나자, 바이 위탕은 다소 커졌던 눈을 반달로 접으며 능글맞게 웃었다.

 

"고양아, 내가 궁금했던 건 달걀을 한쪽 면만 구울지, 양쪽 다 구울 건지 하는 거였어."

 

……//////……

 

바이 위탕의 말에 쟌 자오는 입을 다물었다.

 

10초간의 침묵 후,

 

쟌 자오는 거칠게 치약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싱글벙글 웃고 있는 바이 위탕의 손에 억지로 쥐

여 주며 소리쳤다.

 

"망할 생쥐 녀석! 꺼져버려!"

 

그런 다음 화장실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

 

꽉 닫힌 문을 보며 쟌 자오는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었다가 천천히 토해냈다. 그제야 자신의 얼

굴에서 열이 느껴졌다.

 

한편 화장실 밖에서는,

 

바이 위탕이 치약을 꽉 쥔 채 소리 없이 입이 찢어질 듯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 하하, 레몬 향이라~~

 

 

맛있는 해산물이 가득한 아침 식사는 이른 아침의 나쁜 기분을 말끔히 지우고도 남았다.

 

 

고양이야, 생선만 있으면 게 언제나 기뻐하지.

 

냐옹~~~”

 

두 사람이 막 식사를 하려는 찰나 바이 위탕의 핸드폰 문자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주머니에서 핸

드폰을 꺼내 보낸 이를 확인한 바이 위탕의 눈이 커졌다.

 

"??"

 

쟌 자오는 그의 모습에 이상하다는 반응은 보였다.

 

"뭐가 이상해? 핸드폰은 네가 준 거잖아?"

 

"……, 그 문제가 아니야."

 

바이 위탕은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형이 전화만 할 줄 알지, 문자 보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

 

"너는 어떻게 형을 그렇게 바보 취급하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조심스럽게 떠먹으며 쟌 자오가 퉁을 놨다.

 

"사실……"

 

바이 위탕은 핸드폰을 열며 말했다.

 

"형은 엄청난 기계치야~~"

 

 ……………………

 

문자를 확인한 바이 위탕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왜 그래?"

 

쟌 자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핸드폰과 바이 위탕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

 

바이 위탕은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들더니 핸드폰을 내밀었다.

 

"이거, 무슨 뜻인지 알겠어?"

 

쟌 자오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문자는 다음과 같았다.

 

『G.S.QINGJIASANTIAN!…… >__,@@@@@

 

한참이나 문자를 들여다보았지만 쟌 자오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

를 가로저으며 핸드폰을 돌려주었다.

 

……모르겠다.

 

바이 위탕은 다시 문자를 들여다보았다.

 

"G.S.는 뭐지? 어떤 조직의 약자인가?"

 

"……, !"

 

쟌 자오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번쩍 떴다.

 

"뭐야, 알겠어?"

 

바이 위탕은 눈을 반짝이며 쟌 자오를 바라보았다.

 

"독일의 과학자 G.S [각주:2] 아닐까? 그가 옴(Ω)의 법칙을 발견했거든!!"

 

쟌 자오는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

 

바이 위탕이 감탄스럽다는 듯이 쟌 자오를 쳐다보았다.

 

"넌 우리 형이 옴의 법칙이 뭔지 알 것 같아?"

 

"…………"

 

쟌 자오는 낙담한 듯이 한숨을 쉬었다.

 

"아니……."

 

"QINGJIASANTIAN이건 단어인 건가??"

 

바이 위탕이 문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닌 거 같아. 영어가 아닌 건 확실하고……, 프랑스어도 아니고……, 스페인어도 아니네……."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열심히 생각하는 쟌 자오의 머리를 바이 위탕이 부드럽게 흐트

러트렸다.

 

"고양아, 그런 고민 안 해도 돼. 우리 형은 중국어만 할 줄 알아."

 

"하지만 계속 외국에 있었잖아?"

 

쟌 자오가 물었다.

 

", 하지만 형은 외국에서도 중국어만 해."

 

바이 위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다른 사람이 못 알아듣는데?"

 

"형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든 말든 상관 안 하거든."

 

……………………

 

………하루 계획은 새벽에 달려있다[각주:3]…………

 

 

머리를 울리는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많은 사람이 무대 위에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조호는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사람들이 전부 음악 하는 사람들이야?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시끄러운 음악을 좋아하죠."

 

그의 물음에 답하듯 옆에서 장화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조호는 그쪽을 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무대에서 몸을 흔드는 제요에게 고정되

어 있었다. 그는 지금 그녀를 보호할 목적으로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제요는 음반사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제뇌의 사망으로 '비등점' 밴드는 단번에 유명해졌고, 게다가 제요와 밴드는 음악사회에서 직접 추천까지 받았다.

 그런 이유로 제요는 오디션장에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천유는 제요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조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보호자?"

 

"아니……."

 

제요는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괜찮네."

 

천유는 조호를 위아래로 살피더니 싱긋 웃었다.

 

"저 경찰이 지난번에 네 목숨을 구해준 거지?"

 

제요는 힐긋 그녀를 돌아보았다.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괜찮다는 건 또 뭐냐? 지난번에는 그 두 사람이 괜찮다며."

 

"맞다!"

 

천유는 즉시 관심사를 돌렸다.

 

"난 그 바이 어쩌고 하는 사람이 너무 좋더라! 너무 잘 생겼어!!"

 

"~~"

 

제요는 코웃음 치며 천유를 흘겼다.

 

"너 천박하게 좀 굴지 마. 그 사람은 점잖은 사람이야."

 

"점잖은 사람이면 뭐……."

 

천유는 혀를 쏙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가 유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괜찮은 거 아니야?!"

 

"……또 그 얘기야?"

 

제요는 한숨을 내쉬며 진저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젓고는 천유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천유야, 너 혹시……있어?"

 

"……?"

 

천유는 진지한 눈길로 제요를 바라보았다.

 

"너 하려고?"

 

"."

 

제요는 괴로운 듯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지금 너무 괴로워서 이따 공연할 때 못 견딜 것 같아."

 

천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요의 팔을 잡아끌었다.

 

"가자."

 

두 사람은 무대에서 내려와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그와 동시에 일정 거리를 둔 채 계속 제요를

주시하던 조호가 움직였다.

 

"어디가?"

 

조호는 제요 앞을 막아서며 물었다.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제요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조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약간 기울였다.

 

"누군 네 계집애가 좋아서 이러는 줄 알아? 누가 네 목숨을 노릴 수 있으니깐 널 보호하고 있는

거잖아."

 

"그딴 거 필요 없어!"

 

제요는 눈을 치켜뜨며 빠르게 말했다.

 

"내 목숨은 강하다고. 마약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죽었지만, 나는 살아 있잖아?!"

 

"!"

 

", . 진정하세요."

 

천유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끼어들었다.

 

"우리는 화장실 가려고 그러는 거예요. 어때요? 잘생긴 오빠도 같이 갈래요?!"

 

그렇게 말하고 천유는 제요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

 

조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두 사람이 들어간 화장실을 노려보며 거칠게 머리를 긁적였

.

 

남들은 스파이네, 감시네 하는 판에 나는 계집애나 지키고 있고…….

 

조호는 씁쓸한 표정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여자 화장실 앞에 자리를 잡고 섰다.

 

화는 나지만 어찌 됐든 임무는 임무, 완수해야 했다.

 

화장실이 있는 복도는 조금 전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던 무대와 같은 공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무대 주변에 둘러친 천막에 흡음 장치가 되어 있어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라도 천막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덕분에 화장실 안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도 작지만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조호는 벽에 귀를 대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 저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제요는 세면대에 등을 기댄 채 천유에게 재촉하듯 손바닥을 내밀었다.

 

"빨리!"

 

"기다려봐."

 

천유는 재킷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냈다. 그 안에는 색색의 알약이 있었다.

 

"."

 

"왜 하나만 줘? 하나 더 줘."

 

제요는 손바닥에 놓인 알약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서라, 이것도 많이 먹으면 죽어."

 

천유는 더는 안 된다는 듯 약병의 뚜껑을 닫았다. 하지만 제요가 그녀 손에서 병을 낚아채듯 빼앗

아 들었다.

 

"하나로는 소용없다고!!"

 

그리고는 곧바로 알약 하나를 더 꺼내 입으로 가져갔다.

 

그때였다.

 

!

 

문짝이 떨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칠게 문을 열어젖힌 조호가 잔뜩 화난 얼굴로 성큼 안으

로 들어와 약을 쥔 제요의 손을 매섭게 쳐냈다.

 

약이 화장실 바닥에 뒹굴었다.

 

"너 다시는 안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조호가 제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갑작스러운 조호의 등장으로 놀란 제요와 천유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눈을 깜박이더니, 이내

서로를 마주 보며 세상 떠나가라 웃어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그녀들의 반응에 조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멍하니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마약인 줄 알았던 거예요? 이거, 진통제에요!"

 

천유는 웃음기 베인 목소리로 물으며 병을 흔들어 보였다.

 

"진통제?"

 

조호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진통제를 왜 먹는데?"

 

그러자 이번엔 제요가 빙그레 웃으며 조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당신 여자 친구 없어요?"

 

"……?……"

 

그 말에도 조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천유와 제요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제요와 천유의 웃음소

리가 더 커졌다.

 

"모르겠어요?"

 

천유가 말했다.

 

"여자는 매달 한 번씩은 통증에 시달린다고요."

 

천유의 말이 끝나자 조호는 이제 알았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두 사람은 다시 깔깔대며 웃어댔다.

 

그렇게 한참을 웃어댄 두 사람은 당황한 얼굴의 조호를 내버려 둔 채 밖으로 걸어 나갔다.

 

조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불행에 조의를 표하는 뜻을 담아 두 사람의 등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런 다음 바닥에 떨어진 색색의 알약을 티슈로 조심스럽게 집어 들어 주머니에 넣고는

터덜터덜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M대 교직원 아파트 공중화장실 앞.

 

왕조는 담배를 깊숙이 빨아들이고는 젖빛 연기를 하늘로 토해냈다. 어느새 짧아진 담배를 신경질

적으로 바닥에 내던지며 신발로 거칠게 비벼 껐다.

 

옆에서 장용이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가정암 선생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냐? 벌써 들어간 지 십 여분이 지났어."

 

그러자 왕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하루 종일 지켜봤지만 수업을 하거나 빈둥거리며 돌아다니는 거 말고는 딱히 이상한 점도 없었

잖아."

 

장용은 다시 시계를 쳐다보았다.

 

"……15분 째라."

 

왕조의 눈썹이 피끗 움직였다.

 

"확실히 이상하군."

 

두 형사는 서로를 돌아보았다. 안 좋은 예감이 두 형사의 가슴을 동시에 스쳤다. 두 형사는 서둘

러 화장실 안으로 뛰어들었다.

화장실에 들어서자 가정암이 보였다. 그는 세면대 앞에 쓰려져 있었다. 그 주변으로 색색의 알약이 흩어져 있었다.

 

"가정암!"

 

그를 불러봤지만 반응은 없었다.

 

장용은 그의 코끝에 손가락을 대보고는 목의 경동맥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왕조를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왕조는 말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가정암 주변에 흩어진 색색의 알약을 응시했다.

 

 

==================문자 원문==========================

 

 “G.S. QINGJIASANTIAN!…… >__,@@@@@”

 

G.S.=gong sun缩写=公孙 QINGJIASANTIAN = qing jia san tian = 请假三天>__,

 

 

 

G.S.는 공손의 약자, 뒤에 알파벳은 ‘3일 휴가를 받다의 중국어 발음 표기.

 

 

  1. 게살 소를 넣어 만든 주머니 모양의 만두 [본문으로]
  2. 독일의 과학자 게오르그 시몬 옴(Greog Simon Ohm) [본문으로]
  3. 중국 속담:一日之计在于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