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41화

by hyuny07 2019. 1. 28.

원작 소설 정보

2018/07/15 - [BL/BL드라마] - [중국BL드라마] S.C.I. 谜案集(미안집) 소개/ 원작소설 정보

인물 정보 

2018/08/02 - [덕질 팁] - S.C.I.미안집 원작 소설 속 인물정보

 

*중국어 모릅니다. 번역기의 직역과 저의 오역/의역으로 번역했습니다.

*두 주인공과 서브 커플을 제외한 이름은 (제가) 외우기 힘들어 한국어로 직역합니다.

#지난 40화의 바이 유탕 대사가 잘못 번역 되었습니다. 여기->[각주:1] 바이 유탕 대사 수정 을 확인해 주세요.

잘못된 번역으로 혼란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살인범 훈련소 13. 단서

 

 

고양아…… 고양아…….”

 

희미한 의식 속에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양아~~~”

 

쟌 자오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고는 담요로 얼굴을 묻었다.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럽고 다정했으며,

 

고양아, 일어나.”

 

한없이 집요했다.

 

으응~~”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안 되자 쟌 자오는 아예 담요를 뒤집어썼다.

 

죽어 생주…ㅣ….”

 

욕해주는 것도 잊지 않고.

 

일어나지 않으면 뽀뽀할 거야.”

 

목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목덜미에 따뜻하고 촉촉한 무언가가 닿았다. 그것은 점점 위로 올라오는가

싶더니 귀에 와서는 아프지 귓불을 살짝 깨물…….

 

!”

 

튕기듯 몸을 일으키며 쟌 자오는 양손으로 귀를 감쌌다. 데인 것처럼 귀가 화끈거렸다.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노려보았다. 눈앞의 생쥐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자신의 째림을 받으면서도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몸속 저 아래서부터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입을 열며 한 마디 쏘아 주려는데 어느새 다가온 건지 바이 위탕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바이 위탕은 조금 더 늦게 일어나지,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 쟌 자오의 무방비한 입술에 쪽쪽

하고 소리 내어 입을 맞췄다.

 

좋은 아침.”

 

……!……

 

쟌 자오의 눈이 쏟아질 듯이 커지더니 서서히 험악해져 갔다.

 

미쳤어!? 여기 사무실이야!!”

 

쟌 자오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소리쳤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문은 닫혀 있는데.”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바이 위탕을 쟌 자오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래, 내가 말을 말자.

 

쟌 자오는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그에게서 고개를 돌리다가 문득 자신이 바이 위탕의 사무실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왜 여기에 있어?”

 

어젯밤에 너 의자에서 잠들었잖아. 눕히려고 해도 네 사무실 소파에는 이미 공 선생이 있고,

그래서 내가 여기로 데려온 거야.”

 

그러면서 바이 위탕이 커피가 든 컵을 내밀었다. 컵을 건네받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서 쟌

자오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 아직도 졸리네.

 

그럼 너는? 내가 네 소파에서 잤으면 넌 어디서 잤는데?”

 

컵을 입가에 가져가며 쟌 자오가 물었다.

 

그러자 바이 위탕은 뻔하지 않으냐는 표정으로 잘라 말했다.

 

나도 당연히 여기서 잤지. 소파에서 둘이 자니깐 정말 좁더라.”

 

푸웁~~~~”

 

쟌 자오가 입에 있던 커피를 뿜어냈다. 잽싸게 피한 바이 위탕은 피해를 면했지만, 바닥의 카펫은

커피로 온통 얼룩이 져버렸다.

 

고양이 너 죽어! 이 카펫 네가 청소해!!!”

 

너야말로 죽어, 이 생쥐 자식아! 어쩐지 온몸이 아프다 싶더니만 이게 다 너 때문에 제대로 못

자서 그런 거잖아!!”

 

내가 소파까지 빌려주면서 재워줬는데 어디서 투정이야?”

 

너는 바닥에서 잤어야지!”

 

바닥에서 자면 감기 걸려!”

 

네 품종은 감기에 안 거려!”

 

무슨 품종?”

 

세균이 감기에 걸린다는 말 들어본 적 있어?”

 

언제 또 한 계급 떨어졌냐?”

 

! 나는 아침으로 오믈렛 먹을 거야! 빨리 가서 사와!”

 

이 고양이가! 진짜 내가 전생에 너한테 무슨 빚을 지었길래.”

 

칠리소스도!”

 

 ………………

 

15분 뒤,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이 사 온 오믈렛과 우유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바이 위탕을 돌아보며 물었다.

 

 공 선생님은?”

 

공손이 누워있었던 소파가 텅 비어 있었다.

 

, 어제 약 먹고 잠들었다가 나중에 형이 와서 데리고 갔어.”

 

공 선생님이 얌전히 따라가?”

 

깨긴 했는데, 약 기운 때문에 몽롱해서 정신이 없었을 거야. 별로 반항도 안 하고 잘 따라갔어.”

 

바이 위탕은 쟌 자오가 마시던 커피를 입가로 가져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내리자 쟌 자오가 음식이 담긴 입을 의무적으로 움직이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

 

바이 위탕은 입꼬리를 말며 씩 웃었다.

 

고양아, 무슨 생각 하냐?”

 

~~”

 

쟌 자오는 한참을 생각하다 허공을 응시한 그대로 중얼거렸다.

 

미묘하단 말이야~~ 아주 미묘해.”

 

시간이 흐르자 팀원들이 속속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중에는 다급한 얼굴로 뛰어 들어오는 서경도

있었다.

 

대장~~ 중요한 정보가 있어요!”

 

모두 회의실로 집합!”

 

바이 위탕이 외쳤다.

 

회의실.

 

존 킹?”

 

팀원들의 믿을 수 없다는 눈동자가 서경에게 쏠렸다.

 

너 확실히 존 킹 맞아?”

 

확실해!”

 

서경은 고개를 크게 끄덕여가며 못을 박았다.

 

한창을 통해 전해 들은 얘기니깐, 확실해!"

 

서경의 단언에 왕조는 황당했다.

 

그러면……제뇌는 존 킹이 준 총을 가지고 그를 죽이려고 했다는 거잖아?!”

 

그건 아닐 거예요. 아마도 제뇌의 타깃은 처음부터 윌슨 박사였을 거예요.”

 

쟌 자오가 말했다.

 

존 킹을 죽이려고 했던 것은 속임수였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지, 그렇게 된다면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

 

바이 위탕은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어제 존 킹에 대해 조사해 봤습니다.”

 

서경이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 대학의 의대 출신으로 2년간 병원마취사로 일하다 갑자기 연예인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마취사?”

 

바이 위탕의 눈이 커졌다.

 

그렇다면 마약류의 특성도 잘 알고 있었겠네?”

 

어젯밤 로라의 검사 결과, 그녀의 행동이 약물 과다로 인한 환각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장용이 어젯밤 작성한 서류를 들여다보며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 약은 진정제이며 예전부터 꾸준히 먹고 있었고, 존 킹이 그 약을

구해줬다고 합니다.”

 

! 증거가 확실하네!”

 

쟌 자오는 코웃음 치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의 얼굴에는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 그 색마 자식한테 이야기 좀 들어볼까?”

 

색마

 

예상치 못한 단어에 팀원들의 눈이 커졌다. 게다가 평소의 쟌 자오 답지 않게 말투도 거칠었다.

 

흠흠.”

 

바이 위탕이 헛기침을 하며 팀원들의 주위를 돌렸다.

 

장용, 왕조. 너희 둘이 존 킹한테 가. 이번 사건의 참고인 조사로 설명하고 여기로 데려와.”

 

대장, 왜 체포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겁니까? 증거가 확실히 나온 마당에 이 정도면 영장 발부

충분히 가능한 레벨 아닙니까?”

 

왕조가 이의를 제기했다.

 

아니에요. 지금 체포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봐요.”

 

쟌 자오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어쨌든 유명인이에요. 체포로 인해 언론의 과도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면 조사하는

데 우리만 불리할 뿐이죠.”

 

하지만 존 킹이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잖습니까?”

 

~~~”

 

장용이 난감하다는 듯이 말하자 쟌 자오는 싱긋 웃으며 바이 위탕을 향해 눈을 흘겼다.

 

괜찮을 거예요. 우리들의 바이 대장이 그를 부른다고 하면 환장하고 달려올 테니까요.”

 

아까 전부터 쟌 자오의 태도가 이상했다. 게다가 확신하며 단정 지어 말하는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의혹을 떠올리며 장용과 왕조는 회의실을 나섰다.

 

오늘 고양이가 너무 까칠한데~”

 

바이 위탕이 자신을 지나치는 쟌 자오를 흘기며 말했다.

 

그래?”

 

쟌 자오는 회의실을 나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바이 위탕을 돌아보았다.

 

이따가 그 금색 늑대를 내가 가만두지 않을 테니 기다려 봐!! 그리고 그러려면 체력이

필요하니깐 일단 나는 눈 좀 붙일게!”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쟌 자오를 보며 바이 위탕은 쓴웃음을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고양이가 한을 품으니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겠군…….

 

…………

 

바이 위탕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대장…….”

 

서경이 나가려는 바이 위탕을 불렀다. 바이 위탕은 서경을 돌아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

 

왜 그래? 무슨 할 말 있어?”

 

바이 위탕은 서경의 옆자리에 다시 앉았다.

 

……대장의 형님 있잖습니까. 그 형님의 두 부하가…….”

 

서경은 머뭇거렸다.

 

걔들이 왜?”

 

그게…… 한창이 말하길 이번 총기 출처는 그들이 밝혀낸 거고……. 그게 저기……, 그 수법이

상당히 위험했다고…….”

 

…….”

 

바이 위탕은 미소 지으며 서경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걱정하지 마. 그들이 여기서 엉뚱한 짓을 하지는 않을 거야.”

 

바이 위탕의 말에 그제야 서경도 안심한 듯 굳은 얼굴을 풀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바이 위탕은

서경에게 미소 지어준 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왔다.

 

자신의 부하 앞에서는 짐짓 태연한 척 미소 짓고 있었지만, 회의실을 나오자 얼굴이 굳어지며

불안감이 마음 한 에 자리 잡았다.

 

형님아, 제발 제멋대로 행동하지 좀 말아줘~~~

 


 

가슴이 답답한가 싶더니 숨이 턱, 하고 막혀왔다.

 

공손은 눈을 번쩍 뜨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자신을

답답하게 만든 원인이 두툼한 이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불에 질식사할 뻔하다니…….

 

공손은 후,하고 한숨을 내쉰 뒤 천천히 몸을 움직여 보았다.

 

한숨 푹 자서 그런지 몸은 어제보다 가벼웠고, 머리도 아프지 않았다. 약간의 피곤함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어제만큼은 아니었다.

 

공손은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질질 끌며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 후

가운을 걸치고서 물방울이 맺힌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배가 고파왔기 때문이었다. 최근 음식을 먹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배고픕니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흠칫 놀라 돌아보자 대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 서서 바이 유탕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공손은 마치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몸을 돌리더니 다시 수건으로

머리를 털기 시작했다.

 

안 온다고 했지만 당신이 걱정돼서 보러 왔습니다. 몸은 좀 괜찮아졌습니까?"

 

자신의 무시하는 공손의 태도에도 바이 유탕은 개의치 않는 듯 차분한 어조로 물어왔다.

 

공손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어느새 머리를 털던 손이 내려와 있었다.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바이 유탕은 어떻게 든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애를 썼다.

 

그러자 한참을 말없이 서 있던 공손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바이 유탕도 침실도 아닌,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공손은 현관문을 열고 그 옆에 서서 바이 유탕을 돌아보았다.

 

나가라는 의미였다.

 

바이 유탕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현관문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복도로 발을 내딛기 전

바이 유탕은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공손에게 말했다.

 

아침은 식탁에 있고, 밥 먹은 후에는 꼭 약 먹어요. 푹 쉬는 것도 잊지 말구요.”

 

바이 유탕이 문을 닫고 나가자 집안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닫힌 현관문 뒤로 엘리베이터의

열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간 건가 싶어 살짝 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려던 공손은 문을 얼마 열지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바이 유탕이 문 앞에 그대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 유탕은 어색한 듯 미소를 지었다.

 

……, 감기 걸리니깐 머리 잘 말려요.”

 

공손은 고개를 들어 바이 유탕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행동에도 바이 유탕은 감동받아 버렸다. 그가 자신의 피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려왔다.

 

……. , 저는 그럼 이만 가겠습니다.”

 

바이 유탕은 스스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아쉬움에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 발을 움직여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구두 소리가 사라지고 더 이상 문 뒤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음에도 공손은 닫힌 문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공손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다시 거실로 나오는

그의 손에는 헤어 드라이가 들려 있었다.

 

공손은 거실 소파에 앉아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창문으로 시선이 향했다.

 

맞은편 건물의 바이 그룹 회장실 커튼이 활짝 열려 있었다. 공손은 잠시 망설이기는 했지만 결국,

커튼은 치지 않았다.

 

머리가 다 마르자 공손은 천천히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갔다. 식탁에는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담백한 중국식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공손은 가만히 서서 그 음식을 내려다보았다. 입안에 군침이 돌았다.

 

공손은 식탁 의자를 빼서 앉고는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맛보았다.실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식사였다.

 

식사를 끝낸 뒤 공손은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었다. 그런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약을 챙겨 먹었다.

 

한숨 자 볼까 하고 침실로 들어서니 침실의 커튼이 열려 있었다. 멀리서 보면 안이 보일 테지만

공손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활짝 열린 커튼을 내버려 둔 채 공손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는 눈을 감았다.

 

공손의 집이 바로 보이는 맞은편 건물의 바이 그룹 회장실에서는 바이 유탕이 망부석처럼 창가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마치 움직이는 것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의 손에 든 커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과는 반대로 그의 마음은 점점 따뜻해져만 갔다.

공손, 당신은 정말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경찰청사 내 취조실.

 

 

좁은 방안에 존 킹이 홀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떤 말을 듣고 온 건지는 모르지만, 변호사도

대동하지 않은 상태였다.

 

바이 위탕과 쟌 자오가 취조실로 들어오자 존 킹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두 사람이 맞은 편 의자에 앉기 무섭게 존 킹이 입을 열었다.

 

나는 어제 아무것도 안 했어요.”

 

존 킹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런데도 나를 체포할 겁니까?”

 

우리는 참고인 조사로 당신을 부른 것뿐이에요. 아니면 자신이 체포될 거라고 짐작 가는

이유라도 있나 보죠?”

 

쟌 자오가 말했다. 바이 위탕은 마음속으로 흰 깃발이 펄럭였다.

큰일 났군. 고양이가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걸 보니 저 양반 오늘 살아남기는 글렀네.’

 

아아~~~”

 

존 킹은 쟌 자오를 똑바로 바라보며 웃었다.

 

이거 나한테 적의가 느껴지는데요? 수사 협조를 부탁하는 말투가 아니지 않습니까.”

 

쟌 자오도 지지 않고 그에게 웃어주었다.

 

그럼 수사 협조 말고, 바로 심문으로 넘어가는 건 어때요?”

 

?”

 

존 킹은 흥미 있는 표정으로 쟌 자오를 바라보았다.

 

제가 심문받을 이유라도 있습니까?”

 

그러자 바이 위탕이 증거물 봉투에 든 약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거, 당신이 로라 여사에게 준 거지?”

 

존 킹은 상체를 내밀며 약병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사제 환각 류 약물은 범죄 행위야.”

 

그건 어쩔 수 없죠. 이 나라에는 약이 없잖습니까.”

 

존 킹이 애석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는 이 나라 법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거기까지 말하고 존 킹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바이 위탕에게 윙크를 날렸다.

 

아니면 당신이 나한테 알려줘도 되겠네요.”

 

바이 위탕은 주변의 기운이 빠르게 음산해지는 것을 느끼며 존 킹의 안위를 위해 기도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당신, 배럿 M82A1형 저격소총을 구입한 적 있지?”

 

그랬었죠.”

 

존 킹의 대답에는 주저가 없었다.

 

방금 당신의 발언이 불법 총기 소지를 인정한다는 건 알고 있지?”

 

바이 위탕이 존 킹을 바라보며 말했다. 존 킹은 바이 위탕과 눈이 마주치자 즐거운 듯 미소

지었다.

 

, 우리나라에서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 아니라서 말이죠~ 그리고 말하지만, 그 총은 이미

나한테 없어요. 잃어버렸거든요. 이참에 당신이 이 나라 법도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바이 위탕은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말투로 받아치는 존 킹에게 짜증이 났다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주먹을 꽉 주는데, 옆에서 쟌 자오가 그의 팔을 툭툭 건드렸다. ----

내가 간다!!

 

그럼 당신 나라에서 살인이 범죄에 속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가정암의 사체 사진과 그가 가지고 있던 알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쟌 자오는 냉소를

지었다.

 

존 킹은 사진과 알약을 번갈아 보더니 당황한 얼굴로 쟌 자오를 바라보았다.

쟌 자오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 증거들로 당신을 기소할 수 있어요. 이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이죠. , 이제

좀 변호사를 부를 생각이 들지 않나요?"

 

존 킹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래졌다. 쟌 자오는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압박을 가했다.

 

좋은 소식 하나 알려 줄게요. 이 살인 사건은 연쇄 살인 사건의 일부죠. ……당신 나라에서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형벌이 다양하지 않던가요? 어디 한 번 맞춰 볼까요? 교수형? 아니면

전기의자?”

 

쟌 자오의 말에 존 킹은 마른세수를 연거푸 해대더니, 기력이 다한 사람처럼 의자 위에 축 처졌다.

 

그 모습을 보며 바이 위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보아하니 중국 법은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네. 어디 자국 법이나 잘 공부해보라고. 아마

당신 정도면 적어도 200년은 선고 될 테니까.”

 

아아, 알겠어. 알겠다고~~”

 

존 킹은 항복을 뜻하듯 양손을 들어보였다.

 

당신들이 이겼어. 말할게, 다 말하죠.”

 

곧바로 존 킹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두 사람 앞에 펼쳐 보이며 어느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두 사람은 존 킹이 가리키는 부분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곳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의 젊은 남자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쟌 자오는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존 킹이 왜 그렇게 바이 위탕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깨달았다.

사진 속의 남자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지만, 눈 부분이 바이 위탕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의 이름은 앵그르(Ingres, 安格尔), 내 평생의 진실한 사랑입니다.”

 

존 킹은 촉촉이 젖은 눈으로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는 20살에 차 사고를 당했죠. 그 사고로 머리에 다친 그는 자주 환각을 보게 되면서 한 순간에

명랑하고 밝았던 성격이 우울하고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나는 수소문한 끝에 당시 전미

최고의 심리학 의사로 알려진 윌슨 교수를 찾아 그에게 데려갔어요. 나는 기대했죠. 이제 그의

병이 낫는 것만 기다리면 된다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기대했는데……. 한동안

치료를 받던 그가 자살로 내 곁을 떠나갈 거리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존 킹은 다소 흥분한 듯 목소리가 커졌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는 나를 두고 떠나버렸죠. 나는 외로움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나는 연예계로 들어왔습니다.

술과 여자, 남자, 도박 등 퇴폐적이고 음란한 생활은 나를 외롭게 하지 않았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연예계인 만큼 나는 더욱 미친 듯이 그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찾을수록 커지는 건 그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는 사실뿐……. ……그날 파티에서 당신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회상을 끝내고 존 킹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정말 앵그르와 닮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보다 훨씬 강하죠. ……그는 너무 약했던

거예요.”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의 눈이 마주쳤다.

 

그래서 윌슨 교수를 미워한 겁니까?”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는 단지 명예에 목매는 위선자일 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구요! 혹시 당신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나는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죠.

그가 앵그르에게 처방한 약과 실시한 치료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는 내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실험용 쥐 처럼 다루고 있었던 겁니다! 훗날 자신을 빛나게 할 쓰레기

같은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럼 이건?”

 

바이 위탕이 악마의 아들이 쓰여 있는 검은색 카드를 존 킹 앞으로 내밀었다.

 

카드를 보며 존킹은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격양되었던 얼굴을 미소로 바꾸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뿐, 다른 것은 내 변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죠.”

 

그 말을 끝으로 존 킹은 입을 다물었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취조실을 나와 문을 등지고 섰다.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

 

존 킹과 양봉은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는 꺼리지 않고 이야기하는 한편, ‘살인범훈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뭔가를 감싸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만……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좀 쉬어야겠어.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가자, 고양아. 식당가서 배 좀 채우자.”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걸음을 옮겼다.

 

취조실을 떠나는 두 사람의 구두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경찰청사 내 식당 안,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나란히 식판을 들고 줄을 섰다. 자신 앞에선 바이 위탕이 주문하는 사이 쟌

자오는 고개를 돌려 식당 테이블을 훑다 어느 한 지점에서 시선이 멈춰 섰다.

 

백치가 한 아이와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었다. 아이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받아들은 바이 위탕은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자기 차례임에도 한눈을

팔고 있는 쟌 자오의 시선을 따라 바이 위탕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 쟤 노방 아들 아니야?”

 

!”

 

그제야 쟌 자오도 생각이 났다.

 

지난번 사건에 있었던 그 꼬마구나.

 

노진은 계속 지는 듯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그 앞에서 백치는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어째 쟤네 정신 연령이 비슷한 것 같다.”

 

당사자가 듣지 못한다고 두 사람은 막말 한다.

 

바이 위탕과 쟌 자오의 눈이 마주쳤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쉬는 타이밍에 잘 됐네.

 

개구진 웃음을 띠며 두 형은 음식을 들고 어린 두 동생에게 다가갔다.

 

! 자오 삼촌, 바이 삼촌!”

 

두 사람을 발견한 노진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은 그들과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뭐하고 놀고 있었어?”

 

바이 위탕이 시치미를 뚝 뗀 채 웃으며 물었다.

 

!”

 

노진은 백치를 우러러보며 두 사람에게 외쳤다.

 

백치 형 정말 대단해! 계속 이겨!”

 

신처럼 말이야?”

 

바이 위탕은 과장되게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

 

노진이 앙증맞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백치 형이 처음에는 몇 번 졌는데 이제 안 질 거야!” 하더니 정말 그때부터 계속 이겼어! 진짜

신기해!”

 

또 너의 고등수학[각주:2]?”

 

쟌 자오가 백치에게 들릴 만큼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백치는 겸연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쟌 자오는 노진을 껴안고 귓가에 뭐라고 속닥거렸다. 그의 말이 끝나자 노진은 땡글땡글한

눈으로 쟌 자오를 돌아보았다.

 

진짜

 

못 믿겠으면 한 번 해봐!”

 

쟌 자오는 히죽 웃으며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다.

 

좋았어!”

 

노진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백치에게 말했다.

 

다시 해!”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노진은 백치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단지 그뿐이었지만 노진은 계속 이겼다.

 

두 사람 옆에서 바이 위탕은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20여 번을 연속해서 진 뒤, 백치는 마침내 두 손을 들었다.

 

내가 졌어! 졌어~~~

 

와아아~~~~”

 

승리의 기쁨에 신이 난 노진은 양손을 번쩍 들며 어디론가 달려나갔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백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된 거예요?”

 

백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쟌 자오에게 묻자 바이 위탕이 한쪽 입 꼬리 올리며 씩 웃었다.

 

너 이 고양이랑 절대 도박 같은 거 하지 마라! 백퍼 진다!!”

 

쟌 자오는 바이 위탕을 한 번 노려봐주고 나서 백치에게 고개를 돌렸다.

 

사실 아주 간단해. 사람들은 모두 무의식 속에 습관이 있어. 나는 조금 전에 너를 관찰했는데,

너는 가위 낼 때 눈이 오른쪽 아래로 향하고, 보자기를 낼 때는 눈을 깜박거렸어. 그리고 주먹을

낼 때는 눈이 왼쪽 위로 향했지.”

 

우아, 진짜 비슷해~! 진짜 닮았어~~~”

 

백치가 샌드위치를 먹으며 감탄했다.

 

닮아? 뭐가 닮아?”

 

쟌 자오가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 제가 어제 만난 사람이 있는데요. 그 사람이랑 사람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게 닮았어요.”

 

백치는 황홀경에 취한 사람처럼 쟌 자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설마 아니겠지.”

 

바이 위탕은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괴물이 또 있다고?”

 

쟌 자오가 다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바이 위탕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바이 위탕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먹었다. 그리고 그 순간,

 

!”

 

쟌 자오가 바이 위탕의 무릎을 발로 차버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샌드위치가 목에 걸려버린

바이 위탕은 한 손쓰는 고릴라 마냥 가슴을 두들기며 샌드위치 조각을 위로 보내기 위해 애썼다.

힘들어하는 바이 위탕을 보며 쟌 자오는 도와줄 생각은커녕 코웃음을 쳤다.

 

!”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는지, 백치에게 질문하면서 자신의 물 컵을 슬쩍 그에게 내밀었다.

 

그가 뭘 꿰뚫어 봤는데?”

 

그런 건 없었어요.”

 

백치는 눈을 깜박거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아주 재미있는 말을 해줬어요. 하지만 저는 이해가 잘 안 돼요.”

 

? 그가 뭐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만약 신자가 될 수 없다면 악마의 아들이 될 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라고 했어요.”

 

쨍그랑……

 

쟌 자오가 손에 쥐고 있던 숟가락이 국그릇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바이 위탕과 백치는 깜짝 놀라 쟌 자오를 돌아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양아?”

 

바이 위탕은 쟌 자오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보았다. 쟌 자오는 멍하니 앞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 알겠어, 알겠다고!”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쏜살같이 밖으로 달려나갔다.

 

고양아?!”

 

예기치 못한 그의 행동에 바이 위탕는 먹던 샌드위치를 집어 던지며 쟌 자오의 뒤를 쫓아 달려

나갔다.

 

바이 위탕까지 나가버리자 백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우왕좌왕 거리다 결국, 빵을 들고 따라

나갔다. 


  1. 수정 전:“이따가 나 대신 공손을 집으로 좀 데려다 줘. 그리고 앞으로 나는 그쪽으로 안 갈 거니까, 안심하고 얌전히 집에 있으라고 해.” 수정 후: “공손은 이따가 내가 집에 데려다 줄 거야. 그러니 내가 잠시 나갔다 오는 동안 얌전히 있으라고 해.” [본문으로]
  2. 기초적(基礎的)이고 기본적(基本的)인 수준(水準) 이상(以上)의 수학(數學). 고등(高等) 대수학 (代數學), 미적분(微積分), 함수론(函數論),해석(解釋) 기하학(幾何學) 따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