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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공일치/S.C.I. -Holding

[한글 번역] S.C.I.미안집 원작 1부 60화

by hyuny07 2019. 7. 11.

마법 살인범 15. 변화(突变)

 

혼란스럽던 놀이 공원은 다수의 경찰이 투입되면서 점점 질서를 되찾아갔다.

 

공손은 바이 유탕의 검은 벤츠 차 안에 앉아 있었다.

 

굳게 닫힌 창문이 바깥의 소리를 차단하면서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마치 다른 곳에 있는 듯한 이질적인 감각을 만들었다.

 

차창 너머로 소리 없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세상의 소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그의 바로 옆에는 바이 유탕이 누워 있었다.

 

평소보다 얼굴이 좀 하얗다는 것만 빼면 꼭 자는 것만 같았다.

 

공손은 고개를 숙여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처럼 강한 사람이 쓰러질 거라고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 이 사람이 보여준 것은 그저 자신의 강한 면일 뿐, 약한 면은 숨겼던 게 아닐까……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평소처럼 자신과 농담을 나눴다.

 

……이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웃고 있을 것 같아.

 

공손은 손을 들어 바이 유탕의 코를 아프지 않게 살짝 꼬집었다. 또 그의 뺨을 쿡쿡 찌르기도 했다.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가 자신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마음을 검게 채우던 걱정과 두려움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고 보니 사람이 깊은 수면 상태에 있을 때는 곁에서 말을 걸면 그에 상응하는 꿈을 꾼다고 한다.

 

공손은 그런 생각이 들자 바로 실행에 옮겼다.

 

몸을 숙여 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파리가 입안으로 들어갔다~~”

 

꿈틀, 하고 눈썹이 움직이며 어깨가 들썩였다.

 

~~재밌어!!!~~

 

뒤에 사나운 개가 쫓아오고 있네.”

 

맛 들인 공손은 더 분발했다.

 

이번에는 미간이 잔뜩 구겨지며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공손은 잠시 생각했다. 이윽고 그가 다시 바이 유탕의 귓가에 속삭였다.

 

당신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공손은 당신이 필요 없대요.”

 

그러자 갑자기 바이 유탕의 반응이 사라졌다~~

 

어리둥절해진 공손은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굳게 닫혔던 입술이 서서히 열리며 기절해 있던 사람에게서 갑자기 또렷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죽어도 일어나야 해.”

 

……!……

 

곧이어 눈꺼풀이 서서히 열리며 검은 눈동자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의 눈에 담긴 웃음을 보고 공손은 놀라 기절할 뻔했다.

 

, 당신 언제 깬 거예요?”

 

조금 전에.”

 

미소 지은 채 대답한 바이 유탕은 손을 들어 올리다가 멈칫했다. 그의 왼손이 공손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떨어질 것 같지 않은데, 어떡하죠?”

 

공손의 손을 잡은 채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었다.

 

……

 

그 소리에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돌린 공손은 피가 안 통해 새하얘진 손을 보며 낮게 신음했다.

 

아파요~~”

 

곧바로 손이 풀렸다.

 

차 안은 금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고, 주위를 감싸던 서늘한 공기도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모처럼의 좋은 분위기에 바이 유탕은 두 번 다시 이런 순간이 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천천히 입을 열며, '새치혀' 로 그를 유혹 하려던 찰라, 갑자기 차 문이 벌컥 열리며 쌍둥이가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형님! 깨어나셨습니까?!”

 

바이 유탕은 레이저라도 뿜을 듯 두 눈을 부릅뜬 채 쌍둥이를 노려보았다.

 

~~이 눈치 없는 새끼들!!!

 

당장 눈앞에서 없애버리고 싶단 생각에 절로 손이 나갔다.

 

형님, 이거 들으시면 기뻐하실 거예요!”

 

순간적으로 살기를 눈치챈 쌍둥이가 허둥지둥 양손을 흔들며 빠르게 말했다.

 

형님이 걱정된 공 선생이 초조해하며 울었다는 사실!”

 

조란이 사실을 10배로 부풀렸다.

 

내가 언…….”

 

공손은 얼굴을 붉히며 해명하려 나섰다.

 

초조해한 것은 맞지만 울지는 않았다고~~

 

게다가 공 선생은 일도 내팽개치고 달려와서 형님을 돌봤죠!”

 

이번엔 조혜가 사실을 10배로 부풀렸다.

 

너희들…….”

 

공손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쌍둥이는 자신들의 목숨을 위해 사실을 백배로 부풀리며 결정타를 날렸다.

 

그가 형님을 ~~’ 하면서 형님만 괜찮아진다면 자신에게 뭘 해도 된다고 했죠!!”

 

말이 끝나고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

 

공손은 이를 갈았다.

 

이 쌍둥이가 죽고 싶나~~ 감히 말을 지어내????

 

일부는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과장하면……. 힐긋 바이 유탕을 돌아보았다.

 

예상과 다르게 그는 행복한 웃음을 지은 채 자신을 보고 있었다.

 

공손은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해명에 나섰다.

 

……쟤들이 이상한 소리를 한 거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바이 유탕은 공손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다시 불러 줘요.”

 

그를 품에 안고 귓가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내 이름.”

 

…………

 

공손은 잠시 망설였다. 힐끗 보니 자신을 보고 있는 눈이 기대로 반짝이고 있었다. 공손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이어서 바이 유탕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키스를 받았다.

 

길고 긴 키스가 끝나고 고개를 들은 공손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저는 이제 검시하러 갈게요~!!”

 

그리고는 서둘러 그의 품에서 힘겹게 해치고 나와 재빨리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

 

홀로 차 안에 남은 바이 유탕은 황망히 멀어지는 공손의 뒷모습을 경건하게(虔诚)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도저히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을 가라앉힌 뒤, 공손은 심영의 사체 앞으로 다가갔다.

 

장갑을 끼고 자신 대신 왔던 검시관을 보내고 자신이 직접 검시를 시작했다.

 

잠시 목의 상처를 확인하던 공손은 깜짝 놀라 눈을 치켜떴다.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던 바이 위탕과 쟌 자오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이 눈짓으로 자신에게 무언의 의견을 묻고 있었다.

 

공손은 잠시 생각하더니 두 사람을 향해 한 차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검시 결과, 심영은 칼에 찔려 죽은 것이 아니라 목이 졸려 죽은 것이다.

 

그녀의 목덜미 사이에서 투명한 나일론 끈이 발견되었다.

 

끈의 끝은 건물 꼭대기 난간에 묶여 있었고, 길이는 정확히 마법진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데리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왕조가 바닥에 생긴 붉은 웅덩이를 발견했다.

 

심영은 이곳에서 목에 칼이 찔린 뒤 밧줄에 묶여 공중에 내던져진 것이다.

 

그녀의 목에 꽂혀 있는 칼과 고정용 끈은 마술 전용 도구였다.

 

쟌 자오와 바이 유탕은 심영의 일행을 찾아 상황을 물었다.

 

그들의 증언에 의하면, 심영은 두 사람과 이야기를 끝낸 뒤부터 친구들과 모여 술을 약간 마셨다고 한다.

 

심잠은 개막식을 준비하러 일찍 자리를 떴고, 공연 시간이 다 되어 갈 때는 모두 같이 보러 가자며 나왔다고 한다. 광장에 나와 기다리는 사이, 갑자기 심영이 일이 있다며 혼자 특별 통로로 갔다고 했다.

 

특별 통로?”

 

쟌 자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게 뭐죠?”

 

심 씨 그룹의 내부 사람만 갈 수 있는 통로예요.”

 

심영의 친구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쟌 자오는 친구 중 한 명을 따로 불렀다. 그녀는 심영과 가장 친했던 친구로 쟌 자오는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질문이 끝난 무렵 바이 위탕이 곁으로 다가왔다. 그와 몇 마디 속삭이고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마주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두 사람은 몸을 돌려 어딘가로 걸어갔다.

 

…………

 

한편 주차장에서는, 한 인물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둘러 주차된 차량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뒷문을 열고 그 안으로 큰 가방을 집어넣은 뒤 다시 재빨리 문을 잠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린 그의 앞에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이 서 있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공 변호사님. 땀을 많이 흘리시는데요.”

 

바이 위탕이 빈정거리며 물었다.

 

두 사람 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심 씨 그룹 담당 변호사 공성(孔诚)이었다.

 

……, 우연이네요~~ 무슨 일입니까?”

 

태연을 가장한 얼굴로 대답했지만, 반대로 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어 바로 앞에서도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우연이 아니라 저희가 일부러 당신을 찾아온 거예요.”

 

쟌 자오가 웃으며 말했다.

 

뒤에 있는 차는 당신 차가 아닌 것 같은데요, 화이트 BMW~~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분명 심 회장의 차가 아니던가요?”

 

~~ 맞아요, 맞습니다.”

 

공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이 저한테 심부름을 시키셨거든요.”

 

그의 말에 바이 위탕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맞춰볼까? 당신이 방금 집어넣은 그 가방 안에는 분명 피 묻은 옷, 유리 줄, 그리고 칼 몇 자루가 들어 있지. 안 그래?”

 

……저는 모릅니다. 저는 시키신 일만 한 것뿐입니다.”

 

공성이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그의 당혹스러움이 더욱 심해졌다.

 

모른다고? 당신은 그것을 봤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넣은 걸 텐데?!”

 

바이 위탕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심영을 죽이고, 심잠에게 뒤집어씌우려고까지 했어. 정말 아무리 해도 집안 도둑은 막기가 어렵구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 증거라도 있어?!”

 

공성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 내가 당신들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하겠어!”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어요.”

 

쟌 자오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는 공성을 향해 불쑥 물었다.

 

맞다, 지금 몇 시죠?”

 

쟌 자오의 물음에 공성은 본능적으로 양복 주머니에 손을 뻗다 화들짝 놀라며 멈칫했다.

 

어이, 왜 회중시계를 안 꺼내는 거지?”

 

바이 위탕이 웃음기 배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아니라 시계를 꺼낼 수가 없는 건가?”

 

……

 

공성은 입을 다물었다. 부릅뜬 두 눈이 바이 위탕과 쟌 자오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들, 어떻게 알았…….”

 

우린 모든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지금과 같은 때에 언제 어디서든 습격을 받을 수 있는 심영이 왜 갑자기 무리를 떠나야 했는가? 더 이상한 것은 왜 그녀가 특별 통로로 가야 했고, 왜 그곳에서 습격을 받았는가? 하는 거지.”

 

바이 위탕이 자문자답했다.

 

답은 간단해. 그녀는 누군가를 피해 그곳으로 갔던 거고, 그 피하고 싶었던 인물이 바로 당신이야!”

 

심영의 지인이 증언해 줬어요. 당신이 최근 들어 그녀 뒤를 계속 쫓아다녔다고 말이에요.”

 

쟌 자오가 말을 이어 받았다.

 

그녀는 심영에게 오늘 납치극을 연출한 것도 공성이니 이제는 그를 조심해서 피해 다니라고 했어요.”

 

조금 전에 당신은 화장실에 갔다 온다며 광장에 같이 가게 기다라고 했다지? 심영은 그 소리에 혼자 나와 특별 통로를 택했어. ……하지만 이건 당신의 계획의 일부였지당신 친구의 말에 의하면, 금방 온다던 당신은 20분이나 지난 뒤에야 나타났다고 하더군.”

 

바이 위탕이 설명을 덧붙였다.

 

당신은 특별 통로로 가 심영을 죽이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사체를 꼭대기 층으로 옮긴 뒤 미리 준비한 줄어 묶어 공중으로 던졌어. 이 일련의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걸리는 시간이 딱 20분이지.”

 

직원이 말하길, 당신은 심 씨 그룹을 대표하여 조정과 비밀유지 협약을 맺고 마술의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는군요.

 

그래서 펜트하우스 구역은 쇼를 계획하던 날부터 접근 금지가 내려졌고, 건물 열쇠는 심 회장이 갖고 있었어요……물론 심 회장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죠!

 

그러니 심 회장이 한 눈판 사이 당신이 그의 차키를 손에 넣기만 하면, 건물 열쇠를 훔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을 테고요그래서 아무도 당신이 준비해온 것을 발견하지 못한 거예요.”

 

쟌 자오가 설명을 이어나갔다.

 

사실 마법진은 간판을 들어 올리기도 전에 이미 그려져 있었어요!

 

이 마술의 열쇠는 바로——간판 자체는 사실 외벽에 계속 걸려 있던 거고, 단지 바깥에 특수한 천을 씌워서 실제 벽과 착각하게 만드는 시각 효과를 준 거예요.

 

간판은 줄곧 꼭대기 층에 놓여 있었으니, 당신은 어느 달빛이 가려진 바람 부는 날을 골라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됐어요.

 

올라가서는 천을 벗겨내 간판 위에 마법진을 그리고 다시 천을 덮고 내려오면 준비가 끝나죠. 이렇게 하면~ 신도 귀신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구요.”

 

쟌 자오의 이야기가 끝나자 공성은 어이없다는 듯 입가를 비틀어 웃었다.

 

그것도 내가 했다는 증거 없이는 가설에 불과한 거 아닌가? 열쇠가 있다고 어떻게 나를 지목할 수 있는 거지?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심잠과 조정도 마찬가지잖아!”

 

그 말에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피식 웃었다.

 

쟌 자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당신은 한 가지 실수를 했어요. 완벽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오점이 생긴 꼴이죠! (百密一疏 백밀일소)

 

오점? 무슨 오점?”

 

사체를 처음 봤을 때 우리는 이상한 점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진짜 마법 살인범의 수법은 사람의 목을 칼로 그어 죽이는 것이었으니까요. 많은 사건을 일으켰지만, 그것만은 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하필 이번에는 사체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던 걸까? 게다가 그녀를 목 졸라 죽인 후에 말이에요.”

 

쟌 자오는 한 차례 고개를 저었다.

 

그야말로 쓸데없는 짓이었어요.”

 

그건…….”

 

순간 공성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다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그는 상당히 갈등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바이 위탕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게 따지자면 이건 당신 탓이 아니지. 어쩔 수 없던 일 아닌가? 안 그래?”

 

공성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고개를 숙였다.

 

쟌 자오가 다시 말했다.

 

심영을 목 졸라 죽인 뒤 다시 칼로 찌른 이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없애 버리고 싶었던 게 그녀 목에 있었던 거예요.

 

그 피부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뭔가 정체를 들킬 만한 흔적이 남아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도중 발견한 것이 있어요.

목을 조른 범행 도구가 매우 가느다란 자국을 남겼다는 거예요, 우리가 찾아야 할 흉기는 아주 가늘고 특이한 끈이나 사슬이었죠.”

 

당신 지인의 증언에 의하면, 당신은 오래된 회중시계를 줄곧 지니고 있다고 하더군. 시곗줄이 매우 길고 사슬에 둥근 동전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위에 당신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했지.”

 

바이 위탕이 말했다.

 

아마 당신은 심영을 목 졸라 죽일 때 그녀 목에 당신을 지목할 만한 증거를 남겼던 거야. 바로 당신 이름! 그러니 당신은 그 증거를 없애야만 했어.”

 

아아~~”

 

공성이 낮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손을 빼냈다. 그의 손에 회중시계가 들려 있었다. 긴 시곗줄 가운데에 1원 정도 크기의 동전 하나가 달려 있었다.

 

내가 심영의 목을 조를 때 이 동전이 그녀의 목 한가운데에 갔지. 나중에 보니 내 이름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어.”

 

당신은 피부를 잘라낼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분명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 게 될 게 뻔했죠. 그때 갑자기 칼을 통째로 찔러 상처를 덮으려는 기발한 생각이 들었던 거구요, 안 그래요?”

 

쟌 자오는 공성을 쏘아보듯 응시했다.

 

그 마법진의 화법을 보면 장진진도 당신이 죽인 거죠? 안 그래요? 당신은 왜 그녀들을 죽인 거죠?”

 

회중시계를 바라본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공성이 차갑게 소리쳤다.

 

그녀들은 마땅히 죽어야 한다고!!”

 

그리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잠시 뒤, 공성은 호송차에 실려 경찰청으로 이송됐다.

 

 

바이 위탕과 쟌 자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공성의 범행과 검거까지의 전 과정을 알게 된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백 년 안에 있을까 말까 한 완벽한 범죄가 발생하였다.

 

헌데 그런 사건을 두 사람은 그 잠깐 사이 깔끔하게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장진진 사건도 함께 해결했다사람들은 바이 위탕과 쟌 자오에게 경의를 표하며 두 사람을 우러러보았다.

 

하지만 쟌 자오와 바이 위탕의 얼굴은 심각했다. 공성과 위영의 태도는 입을 맞춘 듯 일치했다.

그녀들은 죽어 마땅해

 

그 당시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던 관계자는 모두 사망했다.

 

공성은 이 사건 전체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은 그조차 빙산의 일각일 뿐인가.

 

사람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S.C.I.로 돌아왔다. 위영, 이솜, 공성까지 세 명의 심문이 차례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바이 위탕은 사람들을 모아 회의를 하려다가 마한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마한은?”

 

장평에게 물었다.

 

조작을 감시하라고 지시하셨잖아요?”

 

!”

 

이유는 모르지만, 마한은 이 사진을 보자마자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장평이 사진 더미를 꺼내며 덧붙였다.

 

쟌 자오가 사진을 건네받고 모두 모여 사진을 보았다.

 

사진에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한 소녀가 찍혀 있었다.

 

사진을 본 바이 위탕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그는 확인하듯 사진을 몇 번이고 들여다 보고서 장평에게 물었다.

 

이걸 어디서 구했어?”

 

……, 제가 서가려 집에 연락해서……. 이건 그녀가 생전 연기할 때 찍은 거라고…….”

 

이 사람이 서가려라구요?!”

 

쟌 자오가 기겁한 얼굴로 소리쳤다.

 

왜 그러시는 겁니까?”

 

장평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바로 그때였다. 회의실 안으로 노방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 큰일 났습니다! 호송차에 충돌 사고 발생! 경찰이 부상을 입고, 공성은 경찰의 총을 빼앗아 도망쳤습니다!”

…………

저는 범인이 조정의 집사 할아버지인 줄 알았어요.

다들 공성이 범인이라고 예상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