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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타요/BL수액

[BL만화/리뷰] 카페라떼 랩소디 (Cafe Latte Rhapsody , by Toko Kawai )

by hyuny07 2018. 6. 27.

우주의 색깔은 카페라떼 색.

본 리뷰는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카페라떼 좋아하시나요?

어린시절 가장 좋아했던 우유가 커피우유였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들이 먹으면 안 된다고 사주지 않으셨죠. 그래도 목욕탕가면 가끔 사주셨어요. 목욕 끝나고 먹는 커피우유가 어찌나 맛있던지, 지금도 목욕탕에 가면 커피우유는 꼭 사먹어요.

 

성인이 된 후에는 커피우유보다 카페라떼를 더 자주 마셔요. 아침에 빵과 같이 먹거나, 약간 속이 허하다 싶을 때 카페가면 카페라떼를 시키는 편이에요. 아메리카노는 배가 안 찰 것 같고, 시럽 들어가는 음료는 너무 달고. 그래서 딱 그 중간의 카페라떼를 자주 먹습니다. 먹고나면 든든하고, 달지 않아 입 안도 깔끔해서 좋아하는 편이죠.

 

속박하고 싶은 이 마음, 에스프레소 한 스푼.

서점에서 일하는 세리자와는 기둥서방이나 다름없는 남자들과 연애를 해왔던 사람이에요. 헤어지고도 돈을 달라며 찾아오거나 밤늦게 불쑥 찾아오곤 하죠. 그런 과거의 남자들과는 다르게, 이번에 시작한 연애는 솔직히 너~무 달콤해서 낯간지러운 마음 한 켠에 불안함이 자리잡아요. 주방에 나란히 서서 평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같이 요리하고, 모닝키스와 자신의 직장 앞으로 마중 오는 연애에 기쁘면서도 끝을 생각하게 돼요. 상대가 세상을 좀 더 알고 나면, 자신을 떠나버릴 것만 같은 불안에 세리자와는 속박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죠.

 

 

 

순수하고 솔직한 사랑. 우유 한 스푼.

케이토는 혼혈이고, 조금은 서투른 일본어를 구사해요. 또한, 무서운 인상으로 사람들이 피하지만, 자세히 보면, 키도 크고(193cm), 잘 생긴 편이에요. 올해 대학생이 된 케이토는 세리자와의 연인으로 연하예요. 자신의 무서운 인상에 사람들이 피하면 우울해 하고, 서투른 일본어와 젓가락질에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 다 드러나서, 보고 있으면 빠르게 바뀌는 얼굴표정에 미소 지어져요.

 

언어와 젓가락질에서 조금은 서투른 모습을 보이는 케이토가 사랑 앞에서는 순수하고 솔직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요. 세리자와를 볼 때마다 눈이 하트로 변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 겨울의 추위도 마다하지 않죠.

 

 

자유롭게 변형 가능한 매력의 카페라떼

설탕 한 스푼, 생크림 한 스푼.

책의 제목인 <카페라떼 랩소디>랩소디가 붙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랩소디는 [내용과 형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서사적, 영웅적, 민족적 성격을 지닌 환상적인 기악곡. 광시곡](구글 사전) 이라고 해요. 제가 이해한 것과 책의 내용을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인식하고 있는 자유로움은 평범함을 벗어난 그 무엇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 책 내용도 마찬가지예요. 세리자와와 케이토는 평범하게 서점에서 만난 듯하지만 실제로 보면, 도둑으로 몰리기도 하고, 길을 가다 고양이를 줍기도 하죠. 게다가 전 남자친구의 등장으로 한 순간에 커밍아웃까지 해 버린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많은 이야기가 담긴 듯하지만, 내용과 형식이 자유로운 랩소디이니까요.

 

 

카페라떼는 다른 음료와 다르게 변형이 가능해요. 시럽뿐만 아니라, 생크림을 올린다거나, 마시멜로우, 설탕, 우유의 종류까지 바꿔 넣으면서 그 맛을 다르게 할 수 있어요. 비교적 자유롭게 만들 수 있지만, 자신에게 딱 맞는 맛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자신이 자유롭게 만드는 카페라떼와 내용과 형식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환상적인 기악곡, 랩소디.

 

아마 자유로움을 뜻하는 두 단어를 같이 제목으로 사용함으로써 작가는 자유롭게’,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사랑을 키워가는 세리자와와 케이토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해 봅니다.

카페라떼에 대한 저의 인상을 단번에 바꿔버린 책으로, 한 권인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집니다. 처음봤을 때나 시간이 지나고 봤을 때의 책에 대한 느낌은 달라진 점이 없어요. 카페라떼와 연관지어 우주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한 동안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머리 속에서 우주를 여행하곤 하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저에게 새로운 우주를 선물해 준 작가에게 언제나 감사하고 있어요.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책은 세리자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케이토의 마음을 들을 수가 없어요. 케이토의 마음을 전해주었다면, 케이토가 세리자와를 피하는 행동이나,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더 잘 알게되고, 둘을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생크림이 만든 은하

반짝빤짝 흩뿌려진 설탕이 만든 별들

카페라떼 색의 우주는 짜릿할 정도로 달콤할 게 틀림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