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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타요/BL수액

[Bl영화/리뷰]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 (Wait for Me at Udagawachou , 2015)

by hyuny07 2018. 6. 27.

나밖에 모르는 그의 비밀.

좋음.

자신의 마음에 자꾸 들어오는 모모세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의 야시로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영화 후반에 무너지며 울음은 터트리는 야시로는 제가 뽑은 명장면이에요.


나쁨.

영화를 찍을 당시의 계절은 겨울. 하지만, 배우들이 표현한 계절은 아마도 '초가을'정도 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야시로는 얇은 원피스 하나 입고 나오는데, 추워보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과 달라 이질감을 느꼈어요.

눈치채기 전에는 몰랐지만, 알고나니깐 그런 점이 너무 신경쓰여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어요.

 

괜찮음.

실사화 된 야시로와 모모세가 비주얼은 좋았지만, 모모세가 원작보다 약하게 표현된 점이 아쉬어요

특히 목소리가 얇은 느낌이라서 모모세가 가지고 있는 음침한 박력이 표현되지 않아 아쉬웠어요.


좋아하는 거라면 굳이 버릴 필요 없잖아” 모모세 대하여.

모모세는 언제나 해괴한 음악을 듣고혼자 있는 편이었죠원작에선 키가 크고 음침하다고 표현해요.

모모세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요같은 반 친구가 모모세를 막아 섰을 때, 모모세는 "넌 뭐야?"라며 같은 반 친구를 못 알아보죠하지만모모세에게 옆 반 친구가 그 음악 들어봤냐며 말을 걸어왔을 때아주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죠자신과 취향이 같은 사람과는 서로 CD를 빌려주거나 하면서 친하게 지내요.

그런 모모세는 야시로와 있을 때 서투르지만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여장한 야시로를 진지하게 바라봐요웃거나왜 여장을 하는지 묻지도 않죠여장을 좋아하는 야시로 자체를 받아들이고좋아해요영화에서는 여장한 야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모세의 고민하는 시간이 부족해 보이지만원작에서는 꽤 오랫동안 고민하는 장면이 나와요.


 

안 어울린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야시로에 대하여.

야시로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여요특별히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공부를 월등히 잘 한다던가노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아니죠양쪽의 중간지점에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에요


그런 야시로는 비밀이 있는데그게 여장이에요가방과 신발까지 맞춰 신고번화가에 가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원작과 영화에서 야시로가 번화가에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모모세가 여장한 채 번화가에 가는지에 제 생각은 이래요.

놀이공원에 가시나요가신다면 왜 가시나요너무 쉬운 질문인가요우리는 당연히 놀러가죠맞아요그럼 놀이기구를 탈 때는 어떠신가요소리 지르시는 편인가요아니면도 닦듯 무표정으로 가만히 계시는 편인가요저는 소리 지르는 편이에요. ‘놀이기구만‘ 타면 소리를 지르죠.

 

다들 그렇지 않나요버스 타고 가면서 놀이기구 탈 때처럼 소리 지르는 사람은 없죠사람은 장소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놀이공원에서 신나게 소리 지르다가영화 볼 때는 조용해지죠저는 지금 같은 사람이라도 장소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어요.

 

여기에 야시로를 대입해 보면야시로는 번화가에 있을 때만 자신의 안에 있던 여자'야시로를 표현할 수 있는 거죠그러니깐 야시로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고또한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서도 아닌자신을 위해서 그곳에 서 있는 거예요.

 

모모세와 야시로에 대하여.

모모세와 야시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모모세는 야시로에게 좋아한다사귀자는 말을 그대로 뱉어내요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들었을 땐아주 솔직해지고필사적이에요.

그와 반대로 야시로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솔직하지 못해요자신의 여장을 단순한 흥미라고 낮게 말하고모모세에게 보여달라 했을 때도 갑자기 됐다며 마음을 바꾸고, “너 때문에..”라며 모모세 탓을 해요

자신의 방어수단으로 남 탓을 했던 야시로는 뒤로 갈수록 점점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게 돼요절정에 가서는 야시로가 자신을 인정하고사랑해 주는 모모세를 받아들이는 순간 눈빛이 바뀌죠.


왜 제목이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일까?

이 영화의 제목은 알다시피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예요. 아주 평범하고, 쉬운 단어들로 이루어진 제목으로 원작을 직역한 거죠. 평범해 보이는 이 제목이 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어요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야시로일까요? 아니면, 모모세일까요?


몇 가지 결론이 나왔는데 하나하나 이야기해 볼게요.

 

첫 번째 결론은,

야시로가 시부야 번화가에 서 있는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야시로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에요

야시로는 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에요. 책에선 남자 밑에 깔리는 게 나이길 바랐을 뿐이라고 나오고, 영화에선, “남자 밑에 깔려 사랑받는 그쪽 세계에라고 나와요

자신이 원하는, 진정 되고 싶은 사람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은 번화가에 여장한 채 서 있었던 야시로 자신뿐. 그래서 야시로는 시부야 번화가에 여장한 채 서 있는 자신에게 외치고 있는 거예요. ‘나의 본 모습아,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라고 말이죠.

 

여장 야시로에 대한 추가 의견.

여장을 하는 야시로에 대한 다른 의견이에요. 저는 여자가 되고 싶어 여장을 한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친구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야시로는 여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남자 밑에 깔리고 싶은'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당당히 남자 밑에 깔릴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는 의견이였어요

쉽게 이야기해서, 야시로는 한 마디로 '게이'. 하지만, 그런 자신을 받아 드릴 수 없는 거예요. 사회적으로 남자를 좋아하는 건, 손가락질을 받고, 영화에서 처럼 주변사람들에게 "호모다"라고 놀림을 받죠. 아마도, 야시로는 그래서 '남자 밑에 깔리고 싶은 남자'인 자신을 인정하지 못했고, 여자라면 정당하게 그런 생각을 해도 된다라는 합리화로 여장을 했다. 라는 의견이였어요.

 

두 번째 결론은,

모모세의 외침이다. 라는 주장이에요. 여장한 채 1시간이나 떨어진 그곳에 서 있던 야시로에게 외치는 거라는 주장이에요

예를 들어, 친구와의 약속을 까먹고 있다가 1시간이나 기다린 친구에게 짜증 섞인 연락이 왔을 때, 우리는 조금만 기다려 줘, 금방 갈게!라고 할 수 있겠죠

이때의 조금만 기다려 줘가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와 같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모모세는 야시로가 그곳에 서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죠. 그래도 저는 모모세가 전부 다 겪고 나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이라면, 이런 식으로의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세 번째 결론은,

야시로가 모모세에게 말하는 거다. 라는 주장이에요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신 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갈 거예요. 어떤 장면이냐면, 영화 초반 야시로가 서 있던 시부야 번화가 그 자리에 이번엔 모모세가 있는 거예요. 그런 모모세 앞에 나타난 것은 여장한 야시로 인데요. 쉽게 이야기해서, 야시로가 우다가와쵸에서 만나자, 거기서 기다려 줘라고 말했다는 거죠.

리뷰를 마치며.

원작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기에 영화정보를 듣고, 바로 찾아 봤어요

영화는 원작과 다른 매력이 존재해요. 조금 더 부드러워진 모모세와 조금 더 이뻐진 야시로가 있죠

하지만, 원작을 많이 축소해서 둘을 이해하는 데 설명이 부족해요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에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세세하게 보는 저같은 팬을 생각해서, 조금 더 섬세하게 연기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2018/06/01 - [BL/BL영화] - [BL영화/정보] 우다가와쵸에서 기다려 줘 (영상/무자막)


강렬한 사랑은 판단하지 않는다. 주기만 할 뿐이다. - 마더 테레사.